저축은행, 자본적정성 뒷걸음질…한국투자 BIS비율 9% ‘빨간불’

시간 입력 2022-12-14 07:00:02 시간 수정 2022-12-13 18:0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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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S자기자본비율 하락…위험가중자산 급증 영향
유상증자 단행하며 자기자본 확보 ‘분주’

국내 대형 저축은행의 기초체력을 가늠하는 BIS자기자본비율이 일제히 후퇴했다. 녹록지 않은 영업 환경으로 자본 확충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위험가중자산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이중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업계 유일 한자리 수 BIS비율을 보이며 기준치 위에 간신히 턱걸이하는 모습을 보였다. 

14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3분기 자산 규모 상위 5대 저축은행(SBI·OK·웰컴·한국투자·페퍼저축은행)의 평균 BIS자기자본비율은 11.44%로 집계됐다. 전년동기 12.18%보다 0.74%포인트(p) 감소한 수치이다.

BIS자기자본비율은 금융기관이 가지고 있는 리스크(위험가중자산)를 자기자본으로 얼마나 흡수할 수 있는지 능력을 평가하는 지표이다. BIS비율이 높을수록 손실에 대비한 자본여력이 높아 자본적정성이 양호하다고 판단한다. 금융감독원 규정에 따르면 자산 1조원이 넘는 저축은행은 BIS비율을 8% 이상 유지해야 한다. 이에 일부 저축은행은 몇 년 만에 유상증자까지 단행하며 자기자본 확충에 나섰다.

저축은행별로 보면 한국투자저축은행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올해 3분기 BIS비율은 9.77%로 지난해 3분기 11.35%에서 1.58%p 줄었다. 저축은행 중에서 유일하게 10% 이하로 떨어져 아슬아슬하게 8%를 넘는 수치를 보였다.

SBI저축은행은 1.19%p 감소한 13.55%를 기록했다. 감소폭은 컸지만 저축은행 중에서 BIS비율이 가장 높아 자본적정성을 견고하게 유지했다. OK저축은행과 페퍼저축은행은 각각 0.66%p, 0.62%p 감소한 10.81%, 10.49%를 기록해 올해 3분기에는 10%대로 떨어져 자본적정성이 떨어졌다.

유일하게 웰컴저축은행만 BIS비율이 개선됐다. 지난해 3분기 12.27%에서 12.59%로 0.32%p 늘어 SBI저축은행 다음으로 자본적정성을 탄탄하게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대 저축은행의 자본적정성이 이처럼 뒷걸음질 친 건 위험가중자산이 증가한 영향으로 보인다. 기준금리 인상, 시중은행과 예금 경쟁으로 인해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해 자본 확충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대출 수요 증가에 따른 위험가중자산이 대폭 늘었다. 5대 저축은행의 3분기 위험가중자산은 45조2609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34.1%(11조원) 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자기자본은 7212억원 증가하는 데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자본적정성이 하락하자 일부 저축은행은 유상증자까지 단행하며 급한 불을 끄는 모습이다. 지난 6일 웰컴저축은행은 이사회를 열고 1000억원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한국투자저축은행 역시 지난달 모회사인 한국투자금융지주로부터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받아 자본확충에 나섰다.

앞서 지난 9월 OK저축은행은 2016년 이후 6년 만에 1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기준금리 인상 등 시장변화에 대응하고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가파른 금리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부동산 경기마저 급격히 냉각되는 등 어려운 경기 상황으로 저축은행의 건전성 저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여력이 되는 저축은행 위주로 유동성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유상증자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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