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뇌없는 로봇 ‘루키’, AI와 5G로 매일 진화”…네이버 ‘1784’는 거대한 실험장

시간 입력 2022-12-12 07:00:03 시간 수정 2022-12-09 17:54:10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세계 최초 ‘로봇 친화형 빌딩’…건물 전체가 테스트베드 공간
출입문부터 회의실까지…모든 인프라가 클라우드·5G 연동
자연에너지·재생에너지 활용 친환경 설계 접목

네이버 랩스가 연구중인 로봇들이 진열돼 있다. <사진=김동일 CEO스코어데일리 기자>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모델로 주목을 받고 있는 네이버 신사옥 ‘1784’는 세계 최초의 로봇 친화형 빌딩이다. 특이하게 느껴지는 건물명은 사옥이 위치한 주소지인 분당구 정자동 178-4 번지에서 따 왔다. 역사적으로 1784년은 1차 산업혁명이 시작된 연도인 만큼, ‘혁신이 현실화된 공간’이라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1784 2층에 위치한 카페에는 독특한 주차장이 있다. 바로 브레인리스 로봇 ‘루키’가 머무는 공간이다. 루키는 사옥 내 임직원들에게 커피·도시락·택배 등을 배달해준다. 모바일 앱을 통해 음료 배달을 시키면 루키가 로봇 전용 엘리베이터인 ‘로보포트’나 직원들이 이용하는 일반 엘리베이터를 타고 목적지까지 도착해 고객에게 음료를 전달해준다.

‘뇌 없는’ 로봇인 루키가 이렇게 ‘똑똑하게’ 일할 수 있는 건 바로 로봇의 두뇌역할을 하는 ‘아크(ARC, AI·ROBOT·CLOUD)’ 덕분이다. 아크는 클라우드 기반 멀티 로봇 인텔리전스 시스템으로 루키의 ‘뇌’ 역할을 한다. 루키는 아크를 통해 하루에만 200만번 이상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고, 수시로 데이터와 알고리즘이 업데이트 되면서 더 똑똑해지고 있다.

네이버는 루키가 작업을 수행하면서 모은 데이터를 분석해 알고리즘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임직원들이 루키를 이용하면서 보이는 반응을 토대로 로봇이 어느 정도 속도로 이동해야 사람이 불편해하지 않는지,  또 사람과 거리는 얼마나 둬야하는지 등을 설정한다. 1784가 사무실인 동시에 하나의 거대한 실험실인 셈이다.

브레인리스 로봇 '루키'. <사진=김동일 CEO스코어데일리 기자>

1784에는 ‘첨단기술의 테스트베드’라는 콘셉트에 맞게 사옥 곳곳에서 다양한 로봇 실험도 이뤄진다. 드로잉로봇 ‘아르토원(ARTO-1)’ 역시 이러한 로봇 실험의 일환이다. 사람에게는 패드가 부숴지지 않게 적당한 힘을 주는 행위가 쉽지만 로봇에게는 매우 까다로운 작업이다. ‘아르토원’은 사람의 붓터치를 학습해 패드에 그림을 그리는 드로잉 로봇이다. 안전하고 정밀한 힘 제어 로봇 기술과 사람의 운동지능을 학습하는 태스크러닝이라는 네이버랩스의 독자적인 기반 기술을 적용했다.

네이버랩스가 코리아텍(한국기술교육대학교)과 협력해 개발한 양팔로봇 ‘앰비덱스’(AMBIDEX)도 1784 내 카페 등의 공간에서 로봇 ‘루키’를 소독하는 파일럿 서비스를 테스트하고 있다. 로봇이 일상적인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비전, 힘제어 등 다양한 고차원 기술들이 접목돼있다.

4층에는 네이버와 협력 연구를 진행하는 공간이 약 700여평, 200명 이상 수용 가능한 규모로 마련돼 있다. ‘카이스트-네이버 하이퍼크리에이티브 AI 센터’에는 카이스트 연구진 80여명과 네이버 기술진이 함께 AI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D2SF 스타트업 10곳의 임직원 80여명도 네이버 관련 기술을 함께 연구하고 있다.

드로잉로봇 ‘아르토원(ARTO-1)’. <사진=네이버>

로봇 뿐만 아니라 건물 내 인프라 모두가 5G와 클라우드를 통해 연동돼있다. 네이버 임직원들은 사원증 없이도 사무실에 출입할 수 있다. 스피드게이트에 설치된 카메라가 네이버가 자체 개발한 얼굴 인식 시스템인 ‘클로바 페이스사인’을 통해 0.1초만에 임직원의 얼굴을 알아보고 문을 열어준다. 사옥 내 부속의원, 식당, 편의점 결제를 할때도 얼굴인식만으로 결제가 가능하다.

회의실의 경우 네이버웍스 앱을 통해 온도, 조명, 루버, 환기 등을 직접 제어할 수 있고, 앱 내 AI 챗봇인 ‘웍스(WORKS) 비서봇’을 통해 사내카페 및 식당에 실시간 메뉴 대기 현황, 사옥 내 주차 위치 등도 확인할 수 있다. 또 AI 스피커 ‘클로바 클락’을 비치해, 회의가 끝나면 ‘클로바노트’를 통해 회의록을 모든 참석자들에게 공유할 수 있다.

네이버 부속의원. <사진=네이버>

사옥에 위치한 부속의원에도 스마트 기술이 적용됐다. 클로바 헬스케어의 기술을 적용해, 온라인으로 환자에 대한 병력을 들으면 AI 기술로 진찰 사항이 의료용어로 자동 변환 및 전자의무기록시스템(EMR)에 기록된다. 또 클로바 OCR과 AI 서머리 기술을 통해 서로 다른 형태의 과거 검진 결과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항목들을 분류, 정리, 분석해 이력관리 및 적절한 검진 추천도 해준다.

1784는 첨단 기술을 적용한 인프라와 더불어 친환경 오피스 인프라까지 구축돼있다. 자연에너지와 재생에너지를 최대한 활용하도록 설계했다. 건물 외벽은 유리 창호를 한겹 더 덧대고 그 사이로 바람길을 만들어 자연적으로 열이 식도록 했다. 또 모든 공간 천장에 배관을 넣고 찬물이 흐르도록해 바닥과 천장에서 차가운 공기에 동시에 나오도록 국내 민간 고층 건물 최초로 복사냉방을 도입했다.

1784 옥상 태양광 발전설비. <사진=네이버>

또 국내 최초로 제3자 전력거래계약(PPA)을 체결하며 재생에너지 활용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한국전력 및 엔라이튼과 PPA를 맺고 태양광 에너지를 사용하기로 했다.

임동아 네이버 대외·ESG정책 책임리더는 “1784는 테크 컨버전스 빌딩을 넘어, 친환경 분야에서도 미래형 공간을 주도해가는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며 “향후 사옥, IDC 등 전반에 걸쳐 제3자 PPA 등을 통한 재생 에너지 도입을 확대해가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인정받는 친환경 경영체계를 확립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