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수요 급감 , 삼성·LG TV ‘적신호’…‘프리미엄’ 전략 통할까

시간 입력 2022-10-31 18:16:21 시간 수정 2022-10-31 18: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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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VD·가전 부문 영업익, 전년比 67.1%↓
LG HE 부문 적자 기록…영업손실 -554억원
올해 글로벌 TV 출하량, 지난 10년 간 최저
EU 환경 규제 강화·마케팅 비용 부담 겹악재
삼성·LG “‘프리미엄’ 전략으로 탈출구 모색”

삼성전자.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3분기 경영 실적을 확정했다. 그러나 양사 모두 마냥 웃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그간 수익성 제고에 큰 역할을 해왔던 TV 및 가전 사업의 실적이 저조했기 때문이다.

TV 사업의 부진이 특히 심각한 상황이다. 올해 글로벌 TV 출하량이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등 수요 감소가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3분기 삼성전자 VD(영상디스플레이)·가전 부문 매출액은 14조75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4조1000억원 대비 5%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크게 줄었다. 같은 기간 VD·가전 부문 영업이익은 7600억원에서 2500억원으로 무려 67.1%(5100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경기 침체 등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으로 수요가 크게 줄었다”며 “이런 악조건 속에 다수 가전 업체들과 경쟁까지 심화되면서 실적이 둔화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 <사진=연합뉴스>

LG전자는 더욱 암울하다. 올 3분기 LG전자 H&A(Home Appliance & Air Solution) 부문 매출액은 7조473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조613억원 대비 5.8%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016억원에서 2283억원으로 54.5%(2733억원)나 축소됐다. H&A 부문은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생활 가전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TV 사업을 영위하는 HE(Home Entertainment) 부문은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올 3분기 HE 부문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2059억원보다 2613억원 감소한 -554억원으로 조사됐다. 매출액도 11.2% 줄어든 3조7121억원에 그쳤다.

LG전자는 “전 세계적인 수요 급감 상황 속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지속 여파로 유럽 내 소비 심리가 급격히 냉각되면서 판매량이 대폭 축소됐다”며 “물류비 부담, 경쟁 심화에 따른 비용 증가 등까지 맞물리며 실적이 감소하게 됐다”고 말했다.

올 4분기 시장 전망도 밝지 않다. 경기 침체 리스크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TV 및 가전 수요 위축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난관은 타개하기 위해 삼성과 LG는 프리미엄 가전 시장 사할을 거는 모습이다. 삼성전자 가전 부문은 MZ 세대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BESPOKE 라인업을 중심으로 판매량을 증대해 나간다는 목표다. LG전자 또한 오브제컬렉션 라인업을 통해 프리미엄 가전 수요를 공략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 NEO QLED TV. <사진=삼성전자> 

문제는 TV다. 업계에선 글로벌 TV 시장에 대한 암울한 전망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TV 출하량은 지난해보다 3.8% 감소한 2억200만대에 그칠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지난 10년 동안 가장 적은 수치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 옴디아 역시 올해 글로벌 TV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2.2% 줄어든 2억879만대에 그칠 것으로 내다 봤다.

유럽연합(EU)의 환경 규제 강화도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EU는 내년 3월부터 기존 4K TV에 적용하던 에너지 효율 기준을 8K TV와 마이크로 LED(발광다이오드) TV에도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이에 에너지효율지수(EEI)가 0.9보다 높은 제품의 경우 EU에서의 TV 판매가 원천 차단된다.

삼성·LG는 EU 회원국에서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선 지금보다 더 낮은 최대 전력 소비 기준을 맞춰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현재 양사의 8K TV와 마이크로 LED TV는 한층 강화된 에너지 효율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내달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올 12월 크리스마스 등 대형 쇼핑 시즌을 앞둔 상황에서 관련 마케팅 비용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삼성과 LG의 부담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LG전자 97형 올레드 에보 갤러리 에디션. <사진=LG전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같은 난국을 돌파하기 위해 ‘프리미엄’ 전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제품 혁신을 지속함과 동시에 초대형 TV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또한 ‘2022 카타르 월드컵’ 기간 동안 주요 유통사와의 전략적 협업을 통해 성수기 수요를 선점하고, 비용 관리를 통한 수익성 개선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김영무 삼성전자 VD 부문 상무는 “개최를 앞두고 있는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 및 유통 행사에서 삼성전자의 네오 QD(퀀텀닷)-Q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라이프스타일 TV 등을 통해 수익성을 제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마이크로 LED TV 역시 다양한 크기와 차별화 고객 경험 제공을 통해 판매를 본격 확대하고, 초대형 98인치 프리미엄 TV와 함께 초고가 신규 시장 수요 창출에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LG전자는 올레드 TV 중심의 프리미엄 제품 판매에 집중한다는 포부다. 또 건전한 유통 재고 관리 및 마케팅 자원의 효율적인 운영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정희 LG전자 HE 경영관리담당 상무는 “올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구모델에서 신모델 중심으로 TV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며 “라이프스타일 스크린 출시도 예정돼 있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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