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 서비스’ 강화하는 항공업계…국제선 여객 잡기 ‘총력전’

시간 입력 2022-10-21 17:24:02 시간 수정 2022-10-21 17:2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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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신규 와인’·아시아나 ‘수제 맥주’ 선봬
LCC, 신규 음악·기내식·전자책 대여 서비스 등
국제선 운항 정상화 가속…기내 서비스 경쟁 치열

대한항공 기내 와인 전면 개편에 참여한 세계 최연소 소믈리에 챔피언 마크 알머트(왼쪽에서 두 번째)와 대한항공 객실 승무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대한항공>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등 국내 항공사들이 국제선 운항 정상화에 힘입어 다양한 기내 서비스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기내 서비스 강화를 통해 중장거리 노선을 이용하는 국제선 여객 수요를 잡고, 수익성을 끌어올려 실적을 개선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2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 7월 묵밥, 메밀 비빔국수, 짬뽕 등 3종의 신규 기내식 메뉴를 선보인 데 이어 이달 13일 기내 와인을 전면 개편했다. 대한항공이 이번에 새롭게 선정한 기내 와인은 퍼스트클래스 19종, 프레스티지클래스 21종, 이코노미클래스 10종 등 50종이다.

우선 퍼스트클래스 대표 와인은 호주 와인 명가 헨쉬키의 레드 와인 ‘마운트 에델스톤 쉬라즈’로 진한 후추향, 로즈마리향과 함께 베리류의 달콤함을 느낄 수 있다. 퍼스트클래스 샴페인은 ‘앙리 지로 아이 그랑크뤼 브뤼 MV17’로 변경됐다. 실크의 결처럼 부드럽고 끊임없이 이어지는 거품이 특징이다.

프레스티지클래스 와인 중 프랑스 ‘라 페리에르 메갈리트 상세르’는 대한항공이 처음 선보이는 르와르 지방 화이트 와인이다. 손으로 직접 수확한 소비뇽 블랑 포도를 착즙해 오크통에서 6개월 이상 숙성하는 방식으로 만든다. 소비뇽 블랑 특유의 신선한 산미와 오크 숙성 와인의 부드럽고 은은한 여운을 느낄 수 있다.

이코노미클래스 와인의 경우 독일 모젤에서 생산된 ‘닉 바이스 어반 리슬링’이 대표적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리슬링의 산뜻한 향과 온화한 풍미가 기내의 다양한 메뉴와 잘 조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대한항공은 신규 기내 와인을 선정하기 위해 ‘2019 월드 베스트 소믈리에’ 최연소 챔피언인 마크 알머트와 협업했다. 지난해 말부터 자료 수집을 시작해 900여종에 달하는 와인 리스트를 선정했다. 이후 150종의 와인 후보를 최종 선정해 이달 11~12일 이틀간 마크 알머트 등 와인 전문가와 함께 모든 후보 와인의 맛과 향을 비교하고, 50종을 최종 낙점했다. 대한항공은 현지 와이너리와의 공급 계약 등 후속 절차를 마치고, 내년 3월부터 국제선 비행기에서 신규 와인을 서비스할 계획이다.

장성현 대한항공 마케팅·IT 부문 부사장은 “와인 서비스는 항공사의 첫인상을 좌우하는 중요한 서비스이자 서비스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라며 “기내 와인이 가지는 의미를 잘 알기 때문에 새롭게 서비스될 와인을 선정하는 과정 하나하나에 정성과 깊은 고민을 담았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7월 국내 항공사 최초로 여행 컨셉의 수제 맥주 ‘호피 라거’를 선보인 이후 기내 서비스 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호피 라거는 맥아 95%, 홉 5%를 사용해 에일의 향긋함과 라거의 청량감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창립 이후 19년간 사용한 색동저고리 이미지를 적용해 뉴트로한 감성을 살렸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호피 라거는 아시아나항공의 재비상을 향한 의지를 담은 제품”이라며 “향후 국제선 항공편 전 노선에서 기내 서비스로 만나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저비용항공사(LCC)들도 차별화된 기내 서비스를 통해 분위기 전환에 나서고 있다. 우선 진에어는 지난 8월 고객과 함께 만든 신규 기내 음악을 전 항공기에 적용했다. 쾌적한 기내 환경을 조성하고, 친근한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한 차원이다. 같은달 에어부산은 닭갈비, 안심 스테이크 등 6종의 신규 기내식을 출시해 국제선 기내식 메뉴를 12종으로 확대했다. 에어서울의 경우 온라인 서점 예스24와 계약을 맺고, 이달 17일부터 다낭, 괌 등 중거리 노선에서 전자책 단말기 ‘크레마 S’ 무료 대여 서비스를 실시 중이다.

국내 항공사들이 올해 하반기 들어 다양한 기내 서비스 도입에 나선 것은 중장거리 노선을 이용하는 국제선 여객 수요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9월 국내 항공사들의 국제선 운항편 수는 9316편으로 지난해 9월(6336편)보다 47% 늘었다. 국제선 운항 정상화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는 만큼 기내 서비스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환율, 고금리 등 대외 변수로 인해 국내 항공사들의 수익성 악화가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선 운항 확대에 대한 필요성이 커졌다”며 “서비스 품질 향상을 통해 해외 여행객을 최대한 많이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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