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가>매매가’…서울 등 수도권도 깡통전세 위험 커진다

시간 입력 2022-10-11 17:32:00 시간 수정 2022-10-11 17: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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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보증금이 매매가격 웃도는 계약 잇달아
1억원대 규모의 소형 아파트에서 주로 발생
집값 하락세 속 보증금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어

전국적인 집값 하락세 속 서울 등 수도권 지역까지 깡통전세 위험이 확산되고 있다. 지방에 비해 상대적으로 깡통전세 위험이 낮았던 수도권이지만 최근 전세보증금이 매매가격을 웃도는 계약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이 같은 현상은 1억원 규모의 매물에서 주로 나타난다.

11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달 경기 남양주시·평택시·인천 남동구 등을 비롯해 서울에서도 성북구·강서구·도봉구·중랑구·동대문구 등에서 갭투자 매매거래가 이뤄졌다. 이들 계약은 아파트 매매 후 직접 거주하지 않고 임대목적으로 전월세를 내놓은 계약들이다.

지난달 경기 남양주시(10건)·평택시(10건)의 갭투자 매매거래 증가건수가 가장 높았으며, 인천 남동구(9건)·여주시(8건)·화성시(7건)·파주시(6건)·인천 연수구(5건)·수원시 권선구(5건)·고양시 일산서구(5건) 등에서도 갭투자 거래가 발생했다. 서울에서는 성북구 3건, 송파구·강서구·도봉구·광진구는 2건, 서대문구·중랑구·용산구·영등포구·성동구·동작구·은평구·관악구·동대문구 등은 1건이었다.

경기 평택시 서정스마트빌듀오3차 전용면적 25㎡의 경우 지난달 1일 8400만원에 매매된 매물이 지난달 30일 1억원에 전세계약이 이뤄졌다. 같은 매물임에도 전세가격이 매매가격보다 1600만원 높다. 경기 여주시 오학동 현진에버빌 101동 전용 52㎡는 지난 7월 20일 9800만원에 매매된 후 동일 매물이 지난달 13일 1억1000만원에 전세계약을 맺었다.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사진=연합뉴스>

서울에서도 전세보증금이 매매가격을 웃도는 계약이 속출하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장안뉴시티 전용 17㎡의 경우 지난 8월 17일 1억300만원에 매매된 후 같은 매물이 지난달 19일 1억1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이뤄졌다. 전세가가 매매가보다 700만원 높다.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훼미리하우스 전용 13㎡는 지난 8월 29일 1억3150만원에 매매됐으며 지난달 22일 1억4000만원에 전세 세입자를 찾았다.

서울 금천구 가산동 비즈트위트바이올렛5차 전용 12㎡는 지난 8월 29일 1억2800만원에 팔렸으며 지난달 15일 1억3300만원에 전세계약을 맺었다. 서울 성북구 장위동 한일노벨리아 전용 14㎡는 지난 8월 6일 1억3000만원에 매매됐으며, 지난달 3일 같은 금액에 전세계약이 이뤄졌다.

깡통전세는 최근 집값 하락장에 더욱 확산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집값이 전세금보다 떨어지게 되면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할 수 있어서다. 깡통전세가 주로 지방 위주로 발생했다면 이제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도 위험신호가 감지되는 상태다. 

국토교통부의 전국 전세가율 통계에 따르면 최근 3개월(2022년 6~8월) 기준 아파트의 전세가율은 △전국 74.7% △수도권 69.4% △비수도권 78.4%이다. 연립·다세대는 △전국 83.1% △수도권 83.7% △비수도권 78.4%로 나타났다. 전세가율은 주택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의 비율로, 80%를 넘으면 깡통전세가 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집을 살 계획이 없으면서도 단순히 시세차익만 내다보고 갭투자하는 경우가 많다”며 “전세보증금은 때가 되면 반드시 갚아야 하는 부채다. 갭투자는 경제위기가 닥치면 자신뿐 아니라 세입자까지 언제든지 다칠 수 있는 아슬아슬한 투자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성희헌 기자 / hhsung@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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