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ETF 수익률 한 달 새 ‘뚝’…반등 가능성은 ‘글쎄’

시간 입력 2022-09-14 07:00:04 시간 수정 2022-09-13 17:4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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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반도체 ETF 수익률 50%→-21% ‘급감’…한 달 만
증권가 “3분기 반도체주 업황 부진…내년 중반 반등 예상”
일각에선 “반도체 산업 위기 내후년 이후까지 간다” 전망도

국내외 반도체 종목들을 모아놓은 반도체 ETF의 수익률이 뚝 떨어졌다. 특히 지난달 높은 수익률을 자랑하던 상품들이 큰 폭으로 감소하며 희비가 엇갈렸다. 대다수 증권사가 반도체주의 부진이 올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며 반도체 관련 ETF의 수익률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일단 보류한 상태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8월 5일~9월 5일 기준) 국내외 반도체 종목들을 모아놓은 반도체 ETF 11종은 일제히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특히 미국 반도체주를 추종하는 상품들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를 2배 추종하는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레버리지(합성) ETF’는 가장 저조한 수익률을 보였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인텔과 엔비디아 등 미국 대표 반도체 기업들이 속하는 시가총액 상위 30종목으로 구성되는 지수다. 해당 상품은 지난 7월 한 달 동안 51.96%에 달하는 수익률을 기록했으나, 최근 -21.86%까지 떨어지며 큰 낙폭을 보였다.

20%에 달하는 수익률을 보였던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과 ‘KODEX 미국반도체MV’ 역시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7월 한 달 동안 각각 24.03%, 23.24%에 달하던 수익률은 8월에 접어들며 -10.69%, -10.33%까지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밖에 한국과 중국의 반도체주를 추종하는 상품들 역시 -7%대의 수익률을 보이며 마이너스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반면 반도체 ETF 중 비교적 큰 주목을 받지 못하던 ‘KBSTAR 비메모리반도체액티브’의 수익률은 오히려 선방했다. 지난달 3.14%에 불과하던 해당 상품의 수익률은 이달 -6.34%까지 떨어졌으나, 11종의 반도체 ETF 중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해당 상품은 비메모리(시스템) 반도체 밸류체인 기업들로 구성된 상품으로, 코스피와 코스닥에 상장된 보통주 중 비메모리 반도체 산업 전반에 걸친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반도체 시장 중 비교적 굳건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비메모리 반도체주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연합뉴스>

실제로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가 지난달 내놓은 ‘2023년 반도체 시장 성장률 전망치’에 따르면 메모리반도체 시장 성장률(이하 연간 기준)은 0.6%로, 2개월 만에 2.8%p 떨어졌다. 반면 비메모리 반도체의 내년 시장 전망치는 같은 기간 7.3%에서 8.1%로 소폭 증가했다.

다만 전반적인 반도체 산업의 위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8월 반도체 수출이 26개월 만에 역성장(-7.8%) 을 기록한 가운데, 반도체 산업의 위기가 지속되며 당분간 반도체주의 반등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증권가 연구원들은 내년 상반기까지 반도체주의 둔화를 예상했으며, 일각에서는 내후년 이후까지도 반도체 산업의 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3분기 메모리 반도체 업황은 부진할 것”이라며 “전년 대비, 직전 분기 대비 모두 시장 예상을 하회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이어 “반도체 대형주의 추세적인 랠리는 빠르면 2023년 1분기 초, 실적 반등 시점은 2023년 중반 경으로 예상한다”면서도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현재 주가는 주가순이익비율(Trailing PBR) 저점에 위치해 하방 경직성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또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내후년까지 반도체 산업의 위기가 단기간에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반도체 공급 과잉 △글로벌 수요 감소 및 재고 증가에 따른 가격하락 △중국의 빠른 기술추격 △미·중 기술패권 경쟁 심화 등 장단기적 대외리스크가 연이은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반도체 전문가 30명을 대상으로 국내 반도체산업 경기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문가 10명 중 7명(76.7%)은 현재 반도체 산업을 위기 상황으로 평가했다. 위기 상황으로 진단한 이들에게 반도체 산업의 위기가 언제까지 지속될지에 대해 질문한 결과, 58.6%가 내후년 이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진단하기도 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반도체 공급 과잉과 글로벌 수요 감소 및 재고 증가에 따른 가격하락 등의 리스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 반도체산업의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며 “장단기 이슈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기 때문에 그 영향이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 반도체주의 주가 하락은 과도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방 수요 둔화로 내년도 메모리 반도체 영업이익은 역성장이 불가피하다”면서도 “다만 주가는 이를 상당부분 이미 반영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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