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결제시장 잠식 속도…카드사 ‘오픈페이’ 언제쯤

시간 입력 2022-07-18 07:00:00 시간 수정 2022-07-15 19:4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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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간편결제 일평균 1981만건…전년 보다 36%↑
전자금융업자 비중이 절반…금융사는 27%
카드사 '원앱' 전략에도 빅테크 종속 우려 커져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가 편의성을 무기로 간편결제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는 가운데, 카드사들도 각자 결제 플랫폼을 구축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카드사 플랫폼의 경우 빅테크보다 확장성이 부족해 예상보다 파급력이 크지 않을 가능성있는 만큼, 카드업계가 구축할 ‘오픈페이’에 금융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간편결제 서비스의 일평균 결제액은 지난해 기준 6065억원으로 전년보다 35.0% 증가했다. 이용 건수는 1981만건으로 36.3% 늘었다.

간편결제는 결제 정보를 지급서비스 제공 기관에 미리 등록하고 비밀번호나 지문·얼굴인식 등 생체 정보를 이용해 결제하는 서비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모바일 금융거래가 늘어나면서 간편결제 시장도 크게 성장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장기화로 비대면 경제활동이 일상화되면서 국민들의 지급수단 이용행태도 비대면 방식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며 “온라인 쇼핑 등 비대면 경제 활동이 증가하고 무인주문기·무인매장과 같은 비대면 서비스 인프라가 확대되면서 국민들의 비대면 지급서비스 이용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시장 성장은 카드사가 아닌 빅테크들이 주도했다. 지난해 간편결제 서비스 일평균 결제액의 49.7%, 이용 건수의 56.7%는 전자금융업자를 통해 이뤄졌다. 은행, 카드사 등 금융회사의 비중은 각각 15.3%, 27.6%에 불과했다.

이는 빅테크의 플랫폼이 지닌 편의성과 확장성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는 각자 보유한 포털(네이버)과 SNS(카카오톡)의 방대한 가입자 수에 더해 간편결제 기능 강화, 적립 혜택 제공 등으로 빠르게 세를 불려 나갔다.

이들 빅테크는 카드사들의 고유 영역이던 오프라인 결제시장에도 진출한 상태다. QR기반 독자결제망을 구축해 앱(애플리케이션)으로 어디서나 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교보생명과 NH농협생명에 이어 올해 동양생명과 업무협약을 맺고, 보험금 납부로까지 결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빅테크의 시장 장악력이 날로 커져가는 가운데, 카드사들도 간편결제 플랫폼을 구축해 대응하고 있다. 금융지주계 카드사인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우리카드 등은 각자 종합 금융플랫폼을 출시하고 그룹 계열사 서비스를 한 데 묶는 ‘원앱 전략’을 추진했다.

또 기업계 카드사인 삼성카드는 삼성 금융계열사 통합 앱 ‘모니모’를 통해 결제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현대카드와 비씨카드 역시 각각 ‘핀페이’, ‘폰페이’를 내놓고 간편결제 기능을 강화했다.

그러나 카드사 간편결제 플랫폼의 경우 자사 카드만 연결되는 폐쇄형 구조 탓에 시장에서의 파급력이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면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의 경우 모든 카드사의 카드를 등록하면 온·오프라인 가맹점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일각에서 자칫하면 카드사들이 빅테크에 종속될 수도 있다고 우려하는 이유다.

류창원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아직까지 간편결제에 카드 연결 비중이 높아 빅테크와 카드사가 상생하는 효과가 있지만, 이미 카드사가 결제 접점이라는 인식이 상당히 흐릿해진 가운데 최악의 경우 카드사는 카드 발급과 결제 인프라를 제공하는 공급자로 역할이 축소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카드업계가 구축할 ‘오픈페이’에도 금융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픈페이는 카드·결제 정보를 각 카드사 앱에 등록해 하나의 앱에서 결제내역 조회와 승인 취소 등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로 은행권의 오픈뱅킹과 유사한 시스템이다.

카드사들은 지난해 빅테크에 대항해 오픈페이를 구축하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고, 상호 호환을 위한 표준 API를 개발하는 데에도 뜻을 모았다. 올해는 API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확립하고, 네트워크 중개사를 여신금융협회로 정해 관련 작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각 카드사 앱에서 타사 카드를 등록할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오픈페이 구축 작업이 미뤄지거나 한 일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차근차근 준비해 이르면 오는 9월 중 성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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