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래 가장 부담"…건설사, 공사비 증가로 입찰 참여 저조

시간 입력 2022-07-12 07:00:02 시간 수정 2022-07-12 09: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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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공사비지수, 1년간 10% 이상 두 자릿수 상승률 기록
원자재 가격 10% 상승 시 영업이익률 약 3%p 하락 추정
부산 우동3구역·경기 수진1구역·서울 남성아파트 등 유찰 잇달아

건설공사비가 늘면서 건설사의 정비사업 입찰 참여가 줄고 있다. 일감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지만 사업 리스크가 크다보니 건설사들이 입찰 참여에 신중한 까닭이다. 최근 건설공사비는 12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12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건설공사비지수는 2020년 7월 117.95 이후로 단 한번의 하락없이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2021년 5월 130.70을 기록하며 130을 돌파한 이후 올해 들어 140도 넘어섰다.

특히  2021년 5월 전년 동기 대비 10.8% 상승한 이후 올해 5월까지 10% 이상 상승하고 있다. 이 같은 상승률은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0년 이후 처음이다.

건설공사비지수는 건설공사에 투입되는 직접공사비를 대상으로 2015년의 물가를 100으로 놓고, 세부 투입자원에 대한 물가변동을 추정하기 위해 작성된 자료다. 건설공사에 투입되는 건설자재 가격 등락을 알 수 있어 건설물가변동도 예측 가능하다.

공사비가 늘어난 것은 원자재 가격 상승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아스콘과 시멘트 자재가격은 지난 20년래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아스콘·시멘트의 경우 올해 3월부터 본격적으로 올랐으며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상승했다.

철근과 같은 금속자재의 경우 수요에 따라서 급격히 가격 변화가 일어나지만, 아스콘과 시멘트는 한번 상승하면 가격 하락까지 시간이 걸린다. 이 때문에 향후 비금속 자재가격 상승 부담은 하반기까지 이어져 장기화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서울의 한 재건축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재건축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공사비 부담이 커지면서 건설사들이 이전과 달리 정비사업 수주전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분위기다. 공사비가 늘어나면 수익이 줄고, 심할 경우 손해를 볼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한국신용평가는 도급 공사에서 원자재 가격 10% 상승하면 건설사의 영업이익률은 약 3% 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부산 우동3구역의 경우 4차 입찰까지 유찰됐다. 3차 입찰까지는 건설사가 아무도 나서지 않았고, 4차 현장설명회에는 현대건설 한곳만 참석하며 경쟁 입찰 조건에 맞지 않아 다시 유찰됐다. 조합은 오는 25일 5차 입찰을 마감한다. 5차 현장설명회에는 현대건설과 제일건설이 참석한 상태다.

경기 공공재개발 최대어로 꼽히는 수진1구역도 오는 25일 시공사 재입찰을 진행한다. 1차 현장설명회에 참석했던 현대건설·대우건설·SK에코플랜트·DL이앤씨 등이 지난 4월 입찰에는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달 24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남성아파트 재건축사업도 건설사 미참여로 두 번 연속 유찰됐다. 1·2차 현장설명회 당시 10대 건설사를 포함한 다수의 건설사가 참석하며 경쟁 입찰이 관측됐으나 막상 본입찰에는 아무도 응찰하지 않았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 인플레이션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입찰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다"며 "결국 리스크를 따져가며 선별 수주에 집중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상반기 유가를 비롯해 원자재 비용 상승으로 인해 다양한 노조파업 사태를 경험했고, 인건비 상승 문제와 관련해 분쟁이 증가하며 공사 진행에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자재가격 상승뿐 아니라 이자와 인건비 등 비용 문제를 종합적으로 대응하고, 정부도 원자재 및 금융비용 상승으로 인한 민간 건설사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정책적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성희헌 기자 / hhsung@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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