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블루오션' 동남아 공략 속도…베트남서 격전

시간 입력 2022-07-06 17:55:22 시간 수정 2022-07-06 17:5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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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지난해 해외법인 순이익 중 70%는 베트남·홍콩"
미래에셋·KB·한투 등 증권사, 베트남 현지서 성과
"베트남, 20대 인구 많고 VN지수 높아 성장가능성↑"

증권사가 동남아 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특히 인구수 9900만명에 달하는 큰 시장과 금융산업 성장 속도가 높은 베트남이 증권사들의 격전 지대로 부상하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증권사 13곳이 해외에서 운영 중인 현지법인 55곳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62.3% 증가한 3억590만 달러(3627억원)에 달한다. 이 중 홍콩과 베트남 법인이 전체 순이익의 70% 가량을 차지했다.

전체 순이익 중 가장 많은 파이를 차지한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연간 기준 해외 법인에서만 세전 순이익 2432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증권사의 현지법인 순이익 중 67% 가량을 홀로 차지한 셈이다.

동남아권 진출 역시 발빠르게 진행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007년 12월 현지 최초의 외국계 종합증권사로 베트남 법인을 설립했다. 설립 이후 현지 고객을 대상으로 온라인 계좌 개설과 비대면 마케팅 등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냈다. 

그 결과 지난해 베트남 법인의 당기순손익은 420억원으로 전년 대비 64.1% 증가했다. 시장점유율 또한 현지 80여개 증권사 중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10년 베트남 현지 법인을 설립하며 동남아 시장에 첫발을 내딛었다. 한국투자증권은 베트남에서 꾸준한 실적을 쌓으며 뼈대를 키우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베트남 법인의 당기순이익은 △2018년 32억원 △2019년 66억원 △2020년 100억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올해에는 1분기에만 62억원을 벌어들이며 순항 중이다.

최근에는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최근 베트남 현지를 직접 방문하며 현지 영향력 확대에 나서는 모양새다. 정 사장은 지난달 베트남을 방문하고 베트남 최대 자산운용사인 '드래곤캐피탈자산운용'과 상장지수펀드(ETF)관련 업무협약을 맺었다. 협약을 통해 한국투자증권은 베트남에서 △개방형펀드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신탁 등의 금융투자상품 등을 판매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KB증권은 현재 5개의 해외법인 중 동남아에만 4개를 운영하고 있다. 동남아 법인 중 실적이 돋보이는 곳은 베트남 법인이다. KB증권이 지난 2017년 인수한 베트남 법인 'KBSV'는 지난해 순이익 115억원을 기록했다. 올 1분기에는 지난해 동기 대비 61% 증가한 39억원 순이익을 실현했다. 

KB증권은 올해 초 인도네시아 현지 증권사를 인수하며 동남아 시장 내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KB증권은 베트남·인도네시아 등에서 IT 시스템 업그레이드 등을 통해 고객 중심의 디지털 성장 전략을 펼친다는 전략이다.

하나증권 또한 동남아 시장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하나금융 차원에서 운영하던 베트남 자회사를 넘겨받고 본격적으로 동남아 시장을 공략한다. 

지난달 24일 하나금융지주는 하나에셋매니지먼트아시아를 하나증권으로 편입한다고 밝혔다. 하나증권이 직접 컨트롤 가능하도록 힘을 실어준 셈이다.

앞서 하나증권은 올 4월 베트남 증권사 'BIDV 증권'의 지분 35%를 1420억원에 인수하며 BIDV 증권 2대 주주로 올라서기도 했다.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한 것이다. 향후 하나증권은 BIDV 증권의 자산운용업과 같은 신사업 진출을 추진하는 등 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금융권은 문화와 정서가 많이 공유되는 분야이기 때문에 동남아 쪽으로 진출하고 있는 것"이라며 "특히 베트남의 경우 20대 인구가 많고, 성장 가능성이 높아 증권사들이 기회의 땅으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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