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조 예탁금 지켜라”… 토스發 1% 이율에 증권가 ‘눈치싸움’

시간 입력 2022-05-22 07:00:01 시간 수정 2022-05-20 11:14:54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토스증권, 연 1% 예탁금 이용료율 파격행보… 증권사 인상시기 ‘눈치싸움’

증권사들이 금융당국의 기준금리 인상기조에 맞춰 예탁금 이용료를 인상하거나 인상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증권가는 예탁금 이용료율이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에도 꿈쩍하지 않았지만 최근 예적금 이자율 인상한 은행권으로의 머니무브(자금이동) 우려가 제기되며 고객이탈 및 자금유출 방지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 규모는 60조5077억원을 기록했다. 투자자 예탁금은 2020년 5월 40조원에 불과했지만 ‘동학개미운동’(개인투자자 국내증시 유입현상)으로 인해 자금이 증권가로 흘러들어온 결과다.

고객 예탁금 이용료는 고객 예탁금 계좌잔액에 대해 일종의 이자를 지급하는 것을 가리킨다. 증권사는 투자자 계좌에 예치된 현금성 자산을 증권금융 등에 예탁해 별도의 이자수익을 벌어들인다. 이를 통해 벌어들이는 평균 수익률은 1.25% 정도로 알려져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맞춰 은행권이 일제히 예적금 금리를 올렸고, 증시 둔화로 인해 금융투자업계 안팎에선 자금이탈 우려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증권가는 예탁금 이용료율을 인상하려는 분위기다. 가장 파격적인 행보를 보인 곳은 핀테크 증권사인 토스증권이다.

토스증권, 미래에셋증권, KB증권, SK증권 등이 최근 고객 예탁금 이용료율을 일제히 인상했다. <사진=각 사>

토스증권은 고객 예탁금 이용료율을 기존보다 0.8%포인트 인상한 연 1%로 결정했다. 증권업계 평균인 0.199%에 비해 5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이같은 결정은 사실상 별도 이자수익의 대부분을 고객에게 환원하는 셈이다.

토스증권 관계자도 “고객 예탁금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과감히 포기하고 고객에게 돌려드리는 선택을 했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핀테크 증권사인 카카오페이증권도 예탁금 이용료율 인상안을 검토 중이다. 구체적인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르면 상반기 내 인상시킬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기존 증권사들도 속속 이용료율을 높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내달 13일부터 평균잔고 50만원 이상 고객의 원화 예탁금 이용료율을 0.2%포인트 올린 0.4%를 적용할 예정이다. KB증권의 경우 지난 3월부터 평잔 100만원 이상 투자자 예탁금 이용료율을 기존보다 0.27%포인트 올린 0.42%로 적용했다. SK증권의 경우 평잔 100만원 이하일 경우 0.05%포인트 올린 0.1% , 100만원 이상일 경우 0.15%포인트 인상한 0.25%를 적용한다.

금융당국이 연내 추가금리 인상안을 강하게 시사한 만큼 고객 예탁금 이용료율을 인상하는 증권사 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은 예탁금 이용료율뿐만 아니라 종합자산관리계좌(CMA) 금리를 인상하는 등 자금이탈 방지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며 “연 0.5% 예탁금 이용료율을 넘긴 증권사는 토스증권밖에 없지만 연내에는 더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홍승우 기자 / hongscoop@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