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규제·경쟁격화 ‘삼중고’…저축은행, 수익원 다각화 안간힘

시간 입력 2022-02-23 07:00:11 시간 수정 2022-02-23 08:4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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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최고금리 20% 인하…예대마진 축소 불가피
인터넷전문은행·P2P금융과 중금리대출 경쟁 격화
디지털강화·유가증권 등 수익 다양성 확보 분주

저축은행이 연초부터 '삼중고' 탈출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해 법정최고금리로 인하로 수익성이 떨어진 가운데 인터넷전문은행·P2P금융(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이 저축은행의 주력인 중금리 대출 시장에 진입했다. 여기에 대출규제마저 강화되면서 이자이익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저축은행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저축은행들은 디지털 강화와 유가증권 운용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수익성 확보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23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OK저축은행은 지난 21일 채널 다양성을 확보하고 대출 상품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온라인담보대출 비교 플랫폼인 ‘담비’와 협약을 체결했다. 

또 웰컴저축은행은 저축은행 중에서는 유일하게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 인가를 받아 제휴처 확대에 나섰다.

저축은행들은 비이자수익을 늘릴 수 있는 유가증권 운용에 힘을 쏟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시중 저축은행 5곳(SBI·OK·한국투자·웰컴·페퍼저축은행)의 유가증권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OK저축은행의 작년 3분기 유가증권 총액은 7800억원으로 전년 동기 2654억원에 비해 세 배 가까이 올랐다. 웰컴저축은행은 438억원에서 1128억원까지 총액이 올랐고, 한국투자저축은행 또한 394억원에서 1640억원으로 비중을 늘렸다.

이처럼 저축은행이 수익원 다각화에 힘을 쏟는 이유는 인터넷전문은행과 P2P금융 등이 저축은행의 고유영역이던 중·저금리 대출시장에 빠르게 침투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작년 7월 법정최고금리가 24%에서 20%으로 낮아졌고, 금융당국이 올해 저축은행 대출 총량 규제 목표치를 21.1%에서 10.4~14.8%로 낮춰 이자수익이 늘어나길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저축은행들은 대출 확대에 어려움을 겪자 급한 대로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상품 수를 줄였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2020년 4분기 기준 88개로 집계됐던 중금리 대출 상품은 지난해 4분기 77개로 감소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시중 저축은행들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익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며 “유가증권 확대는 수익다각화에 대한 저축은행의 고민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올해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중금리 대출 취급을 강화하겠다며 공격적인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토스뱅크는 올해 중금리 대출 비중을 42%까지 확대한다는 목표치를 제시했다. 카카오뱅크 역시 올해 25%, 2023년 말까지 30%까지 대출 규모를 늘릴 예정이다. 케이뱅크는 중금리 대출 비중을 25%까지 끌어올린다고 밝혔다.

중·저신용자 대출을 주력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P2P금융도 중금리 대출 시장에 가세하면서 저축은행에 대한 수요가 분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제1금융권에 대출이 거절됐지만 제2금융권의 고금리 대출이 부담스러운 이용자들에게 5~18%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이 빠르게 중금리 시장에 파고 들면서 저축은행 업계는 수익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서야 할 처지에 놓였다”면서 “디지털 경쟁력을 키우고 유가증권을 적극적으로 운용하는 등 내·외부 전문 역량을 키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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