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질타' 앞에 고개숙인 김범수 카카오 의장…넘어야 할 산 더 남았다

시간 입력 2021-10-07 07:00:01 시간 수정 2021-10-06 16:5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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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국감 출석…7일 산자위 이어 과방위 출석 가능성도 있어
카카오 계열사 수 상반기 기준 158개…5년 전보다 2배 이상 많아져
김 의장 사과 "진정성 있어"…상생방안 "면피용 대책"이라는 비판도

▲ⓒ지난 5일 정무위 국감에 출석해 국회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 <사진출처=국회방송 유튜브 캡쳐>


3년 만에 출석한 국정감사에서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연신 고개를 숙였다. 문어발식 사업 확장과 골목상권 침해, 케이큐브홀딩스 가족회사 논란까지 사회적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시정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의장이 넘어야 할 산은 더 남았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이하 산자위) 국감에서 김범수 의장이 증인으로 채택돼 한 번 더 집중 포화를 맞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카카오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집중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열리는 산자위 국감에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증인으로 채택돼 출석할 예정이고 과방위 종합감사에 출석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먼저 산자위에서는 카카오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다룰 예정이다.

카카오는 그동안 플랫폼 위에 계속해 새로운 사업을 접목해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확장을 해왔다. 실제로 5년 전인 2016년 만해도 70개였던 카카오의 계열사 수는 올해 6월 기준 158개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이에 문어발이 아닌 지네발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올 정도였다. 

문어발식 확장 보다는 독과점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즉 계열사 수를 늘리는 것 자체의 문제이기보다 카카오라는 거대 사업자가 자영업자로부터 높은 수수료를 받으며 카카오 플랫폼 내에서만 사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최근 사업을 철수한 카카오헤어샵은 고객이 카카오헤어샵을 통해 예약을 하게 되면 미용실 측은 25%의 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 단 이는 신규 이용 고객에만 해당한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는 카카오톡이라는 대국민 메신저를 기반으로 플랫폼을 확장해온 것"이라며 "적정한 수수료, 독과점 기준 등 가이드라인을 정해 플랫폼 사업자가 갑질을 할 수 없는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를 통해 기업을 대상으로 한 꽃, 간식, 샐러드 배달까지 나서면서 골목상권 침해논란에 휩싸였다. 여기에 카카오모빌리티가 지난 8월 스마트호출 요금을 기존 1000원에서 0원~5000원까지 탄력요금제로 변경하려다가 '플랫폼 갑질'이라는 비난을 받게 됐다. 

논란이 커지자 카카오도 지난 달 상생방안을 마련했다. 일단 골목상권 침해논란을 빚은 꽃, 간식, 샐러드 배달 사업을 철수하고 카카오헤어샵 등 일부 자회사 사업도 정리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5년 간 3000억원의 상생기금을 조성 파트너들을 지원하는데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스마트호출 요금은 최대 2000원으로 재조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다만 카카오 상생방안이 현재 상황을 면피하기 위한 대책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사실상 철수한 사업이 카카오 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고 있으며 이해당사자인 자영업자와의 소통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택시 수수료 역시 논란은 일단락 됐으나 카카오는 택시 중개 시장 사업자 1위로 언제든 수수료를 올릴 수 있는 여지는 남아있다. 

이미 지난 5일 정무위 국감에서 김범수 의장은 △케이큐브홀딩스 가족회사 논란 △골목상권 침해 논란 △문어발식 확장 등 크게 세 가지 논란에 대한 질의를 받았다.

김범수 의장은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점을 사과하고 수정해 나갈 부분은 수정해가겠다"고 거듭 말했다. 특히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대해서는 "골목상권을 침해하는 사업엔 이제 절대로 진출하지 않겠다”며 “골목상권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7일 산자위 국감에는 김범수 의장 외에도 한성숙 네이버 대표,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 등 다수 플랫폼 업계 대표들이 증인으로 참석할 예정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조문영 기자 / mych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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