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와 경쟁체제 KB증권, 하반기 대어급 IPO '선두' 예상

시간 입력 2021-06-14 07:00:00 시간 수정 2021-06-14 18: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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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 공식 이어갈 공모주 열기 지속 가능성이 변수

올해 증권사 기업공개(IPO) 판도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에는 미래에셋증권이, 하반기에는 KB증권이 IPO 시장에 대한 주도권을 쥔 모습이다.

특히 KB증권의 경우 초대어급 IPO인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해 카카오뱅크 대표주관을 맡으며 ‘빅3’(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가 굳건히 지키고 있던 IPO 왕좌에 새로운 도전장을 내밀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올 하반기 카카오뱅크와 LG에너지솔루션 등의 IPO를 대표주관할 예정이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 후 기업가치만 50조~100조원으로 거론되는 초대형 IPO로 꼽힌다. 카카오뱅크 기업가치도 20조~40조원으로 추정된다.

KB증권은 하반기 IPO 빅딜을 앞두고 IPO 담당 부서를 확대 재편했다. 지난달 기존 주식자본시장(ECM) 3부를 3·4부로 나누고 총괄관리하는 ECM 담당을 신설했다. 앞서 22개 부서 팀장급 인력이 참여하는 IPO프로세스 개선 태스크포스(TF)도 운영 중이다.

상반기 IPO 시장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의 활약이 단연 부각됐다. 특히 대표주관을 맡았던 SK IET 공모주 청약 당시 약 80조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돼 역대급 흥행에 성공했다. 미래에셋증권은 SK IET 주관수수료로 46억원 가량을 벌어들였다.

미래에셋증권은 조만간 크래프톤 대표주관을 통한 대어급 IPO로 다시 한 번 주목 받을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은 1인칭 슈팅게임 ‘배틀그라운드’ 개발사 크래프톤과 단독 대표주관을 맺었다. 지난 11일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았으며,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크래프톤의 기업가치는 최대 30조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NH투자증권도 크래프톤 공동주관사로 참여한다. 공동주관사이긴 하지만 ECM 트랙을 쌓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또한 한국투자증권과 함께 롯데렌탈 공동 대표주관사를 맡았다. 롯데렌탈 기업가치는 2조원대로 예상돼 초대형급은 아니지만 향후 롯데GRS, 롯데컬쳐웍스 등 롯데그룹 계열사 IPO가 추진될 경우 주관사 선정에서 유리하다는 이점이 있다. 앞서 SK바이오사이언스를 대표주관하며 44억원을 챙겼다.

잠잠했던 삼성증권도 카카오페이 대표주관을 맡으며 대어급 IPO 경쟁에 참전한다. 카카오페이는 상장 후 기업가치가 10조~2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기업가치가 10조원 이상으로 예상되는 IPO 빅딜이 몰린 만큼 증권사 투자은행(IB) 부문 실적은 하반기를 기점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공모주 열기가 지난해나 연초에 비해 식어가고 있다는게 변수다.

공모 당시 흥행에 성공한 IPO 기업이 상장 후 주가가 기대치에 못 미치며 ‘공모주는 대박’이라는 공식이 깨졌기 때문이다. 주로 공모주 광풍에 의해 공모가 범위가 적정치보다 높게 설정된 경우다. 최근 상장한 기업들 중 공모가를 하회한 적이 있는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HPO, 씨앤씨인터내셔널, 진시스템 등이 비슷한 경우다. 이들 기업은 공모가가 희망밴드 상단에서 결정됐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공모주들의 높은 성과 덕분에 IPO에 대한 시장 관심이 커졌고, 공모가가 예상보다 높은 수준에서 확정되고 있다”며 “향후 공모가를 하회할 기업이 늘어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청약 규제 수위가 높아지며 하반기 공모시장 분위기가 위축될 거란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오는 20일부터 증권사 간 ‘중복청약’을 제한시킨다. 기존에 투자자들은 여러 증권사에 청약을 넣을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최초로 증권사에 넣은 청약만 인정된다.

이에 IPO 흥행 요소 중 하나인 공모주 청약경쟁률이 낮아질 가능성도 크다. 결국 증권사 입장에선 챙길 수 있는 추가수익이 줄어들 수 있어 아쉬운 대목이다. 증권사는 주관수수료 외에도 IPO가 흥행할 경우 해당 회사 재량에 따라 인센티브가 책정되기도 한다. 통상 주관수수료는 0.8%, 인센티브는 0.2% 수준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공모주 광풍으로 인해 적정가보다 공모가가 높았다는 점도 하반기 IPO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라며 “증권사 입장에서도 흥행 인센티브를 받을 가능성이 줄어든 반면 최근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 기준 강화되며 IPO 관련 업무강도는 더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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