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터리 3사, 전기차용 수주잔고 285조…세계 1위 머잖았다

시간 입력 2021-06-14 07:00:01 시간 수정 2021-06-14 18:14:09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수주 경쟁서 올해 1분기 말 기준 CATL·파나소닉 앞서…생산능력 공격적 확대

올해 1분기 말 기준/단위: 억달러/자료: SNE리서치
올해 1분기 말 기준/단위: 억달러/자료: SNE리서치

한국 배터리 3사가 전기차 배터리 시장 수주 경쟁에서 중국과 일본 배터리 업체에 한 발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배터리 시장에서는 한국 3사의 점유율이 중국 CATL에 뒤지고 있지만 조만간 역전도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한국 배터리 업체들은 미국, 헝가리 등을 중심으로 생산시설을 확대하고 있어 글로벌 시장경쟁에서 확고하게 선두 자리를 굳힐 것이라는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14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한국 배터리 3사가 확보한 수주잔고는 총 2560억달러(약 285조3300억원)로 집계됐다. LG에너지솔루션이 1330억달러(약 147조9500억원)로 글로벌 배터리 업체 중 수주잔고 1위를 기록했다. 이어 SK이노베이션이 700억달러(약 77조8700억원)로 3위, 삼성SDI가 530억달러(약 58조9600억원)로 5위에 올랐다.

중국 CATL과 일본 파나소닉은 수주잔고가 각각 880억달러(약 97조7200억원), 620억달러(약 68조8400억원)로, 2위와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전세계 수주잔고 ‘톱5’에 한국 업체가 1위를 포함 3자리를 차지했다.

한국 배터리 3사의 수주잔고에서 중국이나 일본 업체들을 한발 앞선 것은 국내외 글로벌 전기차 업체와 협력을 강화해 온 결과다.

독일 폭스바겐, 미국 포드 등과 협력을 이어온 LG에너지솔루션은 폭스바겐 ID.3와 ID.4, 포드 머스탱 마하-E 등 차량에 제품을 납품 중이다. 이 중 ID.3 모델은 올해 1~4월 전 세계 전기차 시장 판매 2위를 기록했다.

삼성SDI도 최근 판매가 증가하고 있는 아우디 E-트론 EV와 피아트 500, 포드 쿠가 PHEV 등에, SK이노베이션은 기아 니로 BEV와 현대 코나 BEV 등에 배터리를 성공적으로 납품하며 향후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한국 배터리 3사는 올해 합계 점유율이 중국 CATL 1곳에도 뒤지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따라 불안한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실제로 올해 1~4월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은 CATL 32.5%로 2위를 기록한 LG에너지솔루션(21.5%)을 10%포인트 이상 차이로 따돌리며 1위를 기록했다. 이어 3위는 일본 파나소닉이 14.7%로 BYD(6.9%), 삼성SDI(5.4%), SK이노베이션(5.1%)에 비해 배 이상 앞섰다. 특히 CATL은 지난해 같은 기간 점유율 20.7%에서 1년 만에 11.8%포인트 확대했다.

하지만 미래 시장 전망은 한국 배터리 업체들이 더 밝다. 당장 수주잔고가 앞설 뿐더러 대규모 생산능력 확대로 시장점유율 확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 배터리 3사는 국내외 배터리 공장 증설을 통해 생산능력을 늘려나가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업체별 생산능력은 LG에너지솔루션 136GWh, SK이노베이션 49GWh, 삼성SDI 42GWh로 3사 합계(227GWh)가 2년 전인 2019년 100GWh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완성차 업체와의 협력 강화를 통한 생산시설 확대 행보도 두드러진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함께 미국 오하이주에 짓고 있는 35GWh 규모 제1 배터리 공장에 더해, 최근 이와 비슷한 규모의 추가 배터리 공장을 테네시주에 짓겠다고 밝혔다. 총 투자 금액은 2조7000억원으로, 연내 착공해 2023년 하반기 제품 양산이 목표다. 또 2025년까지 5조원을 단독 투자해 미국에 독자 배터리 공장도 짓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도 최근 헝가리 코마롬 제2공장 투자를 위해 한국수출입은행 그린론 5억달러(약 5549억원)를 차입하는 등 해외 생산거점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3분기에는 헝가리 이반차에 연간 생산량 30GWh 규모 제3공장을 추가 착공할 예정이다. 미국 시장에서도 지난달 포드와 협력해 전기차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하고, 2020년대 중반부터 연간 약 60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셀, 모듈 등을 생산하기로 했다.

삼성SDI도 미국시장 진출 검토 사실을 밝히며 생산거점 확대를 예고했다. 전영현 삼성SDI 사장은 최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배터리산업전시회 ‘인터배터리 2021’에서 “미국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는 삼성SDI가 그간 오랜 기간 배터리를 공급해온 BMW와 합작법인을 설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SDI는 현재 톈진·시안(중국), 헝가리 괴드 등에 배터리셀 공장을 운영 중이다.

이에 따라 한국 배터리 3사의 생산능력도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SNE리서치는 2025년까지 한국 배터리 3사의 생산능력이 LG에너지솔루션 305GWh, SK이노베이션 214GWh, 삼성SDI 122GWh 등 총 641GWh로 올해 전망치 대비 3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산업은 여전히 초기 단계로 성장 여지가 많다”며 “국내 업체들의 대규모 투자는 당장의 실적에 부담일 수 있지만 미래엔 수익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는 지난해 142GWh에서 올해 244GWh로 7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2025년엔 1111GWh, 2030년엔 3254GWh로 10년간 23배 성장할 전망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영준 기자 / yjyoo@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