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온상' 공기업, 오명 벗을 수 있을까 ㊤] LH 투기로 드러난 공기업 실태, 도덕

입력 2021-03-16 07:00:01 수정 2021-11-01 13:4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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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에 이어 도로공사도 직원 투기 의혹 제기
마사회·한전 등 공기업 직원 일탈 행위 끊이지 않아
한국철도 고객만족도 조작 등 공기업 윤리경영 도마 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 사건을 계기로 공기업 내부에 만연해있는 비리와 도덕적 해이 문제가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사회의 발전 속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디게 발전 해온 공기업 문화와 권위주의 시대의 잔재가 뼈속까지 깊이 뿌리내려 있어 발생한 문제라는 지적이다.

공기업의 부정과 비리, 추문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실제 그간 가족 명의로 사업체를 차려 부당이득을 챙긴 사례나 공기업 직원이 불법 베팅에 나서는 등의 부정행위는 좀체 근절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큰 파장을 일으켰던 한국철도공사의 고객만족도 조작 사건을 비롯해 매년 공기업 직원의 일탈이 사회적 논란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공기업에 '비리', '방만' 등의 꼬리표는 항상 따라다니고 있다. 

◇LH 직원 신도시 땅 투기 의혹 일파만파…공직사회 긴장


지난 2일 참여연대에서 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땅 투기 의혹을 제기한 이후 공직사회의 비리 문제가 사회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국무총리실 직속 정부합동조사단이 LH와 국토교통부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공직자 토지거래 1차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결과 경기 광명·시흥 3기 신도시를 비롯한 8개 지역지구 투기 의심자로 확인된 LH 직원은 기존 13명에서 20명으로 늘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LH 직원과 지인이 신도시 인근 부지를 공동매입한 사례도 적발됐다.

LH 투기 의혹은 공기업 전반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한국도로공사 직원도 2016년 비공개 정보인 새만금~전주 간 고속도로 설계 도면을 활용해 토지를 매입했다며 투기 의혹을 제기했다. 이 직원이 사들인 토지는 해당 고속도로의 한 나들목 예정지에서 1.5㎞가량 떨어져 있었으며, 토지 매입 시기는 도로 실시설계가 완료되기 이전이었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이후 공사는 임직원 행동강령상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부동산 거래 등을 이유로 이 직원을 파면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현재까지도 파면된 직원의 부인과 지인 명의로 토지가 소유된 사실이 확인됐다며 공공부문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한 근본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질타했다. 

◇마사회 직원 불법 베팅, 한전 직원 가족 명의로 태양광 사업 


공기업 직원들의 불법 행위 문제는 일상이 돼버렸을 정도다. 한국마사회 직원들의 불법베팅 사건만해도 그렇다. 2019년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 조사 결과, 지난 5년 간 마사회 직원 92명의 마권 누적 구입액이 농식품부에서 불법으로 간주하는 10만원 이상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식품부의 처분요구서에 따르면 불법 베팅 직원들의 마권 구입 총액은 총 1억2611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로 인해 한때 내부 경마정보에 접근이 쉬운 마사회 직원들이 부당 이득 취득을 목적으로 불법 베팅에 나선 게 아니냐는 논란이 거세지기도 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감사원 감사를 통해 한국전력공사 직원 4명이 본인이 최대 주주인 태양광 발전소를 설립하고, 자신의 가족을 대표 자리에 앉힌 사실이 드러났다. 태양광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는 한전에 판매됐는데, 이들이 한전과의 거래로 얻은 수익은 4억7825만원에 달했다.

감사원은 한전을 상대로 해당 직원들의 취업규칙 위반 여부를 고려해 징계 등의 조치 방안 마련 등을 요구했다. 또 소속 임직원이 허가 없이 자기 사업을 영위하지 못하도록 관리·감독을 철저히 할 것을 강조했다. 

◇고객만족도 조작부터 대마초 흡입, 금품수수까지…비리 천태만상 

지난해에는 한국철도공사 직원들의 고객만족도 조작 사건이 불거지면서 공기업의 미흡한 윤리경영 수준이 사회적으로 크게 질타 받았다. 작년 4월 공사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 감사 결과 8개 지역본부 직원 208명이 신분을 속이고, 고객만족도 조사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기관 경영평가 시 고객만족도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성과급을 더 타기 위한 목적으로 공사 직원들이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이다.

공사 조직 내 지나친 성과제일주의가 이 같은 문제로 이어졌다는 비판이 한동안 이어졌다. 이로 인해 공사는 지난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미흡에 해당하는 D등급을 기록한 데 이어 기관장 경고 조치를 받았다.

국민연금공단도 기금운용본부 직원들의 대마초 흡입 논란으로 큰 홍역을 치렀다. 작년 9월 공단 기금운용본부 직원 4명이 마약 투약 혐의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공단 조직 내 도덕적 해이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른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2018년 국정감사 당시에는 한국수력원자력 등 산업부 산하 공기업 직원들의 뇌물 수수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특히 한수원 임직원 31명이 144회에 걸쳐 수수한 뇌물 향응 액수는 총 26억7148만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나 뭇매를 맞았다.

2017년에는 한국가스공사 직원의 법인카드 유용 논란이 빚어졌다. 당시 감사원은 한국가스공사에 법인카드로 골프채를 구입하는 등 총 21회에 걸쳐 656여만원을 사적으로 유용한 직원의 파면 조치를 요구하기도 했다. 감사원의 '한국가스공사 기관운영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직원은 공사 자회사 파견 당시 법인카드를 부당하게 사용한 것은 물론 직무 관련자로부터 술과 유흥을 접대받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부처 산하 공기업에 공공기관을 더하면 350개에 달하는데, 여기에 지방 공기업까지 더하면 공기업 수는 2배 가까이 늘어난다"며 "이들 공기업이 매년 자체 감사나 감사원, 주무부처 등에서 적발되는 비리건수를 '비리 공화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솜이 기자 / cotto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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