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건강기능식품 사업에서도 `개방형 혁신`

'백수오' 내츄럴엔도텍 및 '유산균' 메디오젠 투자…유한건강생활 시너지 기대

유한양행(대표 이정희)이 신성장동력으로 꼽은 건강기능식품 사업에 개방형 혁신을 시도하고 있어 주목된다. 앞서 의약품 사업에서 개방형 혁신을 통해 도입한 약물로 1조원 대 기술수출을 한 성공 사례가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지난해 건강기능식품 기업 메디오젠과 내츄럴엔도텍에 투자를 진행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4월 메디오젠에 230억원을 최초로 투자했으며, 몇 차례 유상증자 참여로 지난해 3분기 기준 지분율 30%(234만5697주)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유한양행은 또 내츄럴엔도텍에 지난 6월 자회사 유한건강생활과 함께 약 110억원 규모의 투자를 했다. 당시 내츄럴엔도텍의 전환사채를 취득했으며 보통주로 전환하면 지분율은 10%에 달한다. 이는 창업주인 김재수 전 대표이사에 이은 2대주주 수준이다.

유한양행은 건강기능식품 사업에서 가능성을 보고 2018년 건강브랜드 ‘뉴오리진’을 선보였다. 이후 2019년 유한양행 산하의 푸드앤헬스 사업부문을 자회사 유한필리아에 양도했고 유한필리아는 사명을 현재의 유한건강생활로 변경했다.

유한양행은 국내 제약사 중 매출액 최상위권으로 제약 시장에서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었으나, 건강기능식품 사업에서는 손실을 겪기도 했다. 뉴오리진 사업 등 건강기능식품 사업 확대로 초기 비용이 많이 지출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실제 유한건강생활은 지난해 상반기 매출액 126억원, 당기순손실 81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유한양행은 이미 조직이 갖춰져 있으며, 소재와 제품까지 확보한 가망 있는 중소기업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내츄럴엔도텍과 메디오젠이 그 예다.

앞서 유한양행은 의약품 사업에 있어서도 개방형 혁신을 통해 결실을 맺은 바 있다. 2015년 바이오벤처 오스코텍으로부터 폐암 신약 ‘레이저티닙’을 도입해 2018년 얀센에 약 1조40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했다.

내츄럴엔도텍은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로 이름을 알린 기업이다. 2001년 벤처 기업으로 시작해 2008년 백수오 소재 개발에 성공, 주목을 받으면서 2013년 코스닥 상장에도 성공했다.

갱년기 건강기능식품 시장을 눈여겨본 유한양행은 내츄럴엔도텍의 소재에 관심을 가졌다. 유한양행과 유한건강생활은 2020년 6월 내츄럴엔도텍에 투자하면서 갱년기 증상 완화 기능성 측면에서 백수오를 대체할 만한 식품이 없음에 주목했다고 밝힌 바 있다. 내츄럴엔도텍의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은 2010년 국내 최초 식품의약품안전처 갱년기 개별인정형 원료로 인정받은 바 있다.

유한건강생활은 내츄럴엔도텍 투자로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 원료로 만든 완제품을 독점 공급 받고 판매권도 확보하게 됐다.

내츄럴엔도텍은 마이크로니들(미세바늘) 기반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2019년 화장품 사업에도 뛰어든 바 있다. 대표 브랜드는 ‘니들리(NEEDLY)'다. 화장품 사업도 병행하고 있는 유한건강생활과 동반 상승효과가 기대된다.

메디오젠은 프로바이오틱스 소재를 연구개발(R&D)하는 기업으로 2000년 설립됐다. 프로바이오틱스는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홍삼에 이어 2위의 매출액을 기록하고 있으며, 향후 시장 규모가 계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메디오젠은 현재 프로바이오틱스로 △질 환경 개선 △혈당 조절 △지방분화 억제 △구강 환경 개선 △간 기능 개선 등 다양한 연구를 하고 있다.

특히, 투자금을 확보한 지난해부턴 인체적용시험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질 건강 개선 프로바이오틱스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인체적용시험은 만 19세부터 50세까지 성인 여성 100명을 대상으로 최근 시험에 본격 돌입한 상태다. 연구 종료일은 올해 8월 말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체지방 개선 프로바이오틱스의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하는 인체적용시험에도 돌입했다. 과체중 혹은 비만인 만 19세부터 65세까지의 성인 100명을 대상으로 하며 지난해 12월 실제 환자가 등록됐다. 연구는 올해 11월 종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메디오젠은 인체적용시험을 통해 해당 원료의 개별인정형 원료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윤선 기자 / yskk@ceoscor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