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T 사장, 전문경영인 출신 첫 부회장 선임…2021년 임원인사 단행

시간 입력 2020-12-03 15:06:09 시간 수정 2020-12-03 15:06:18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이석희 사장과 SK하이닉스 진두지휘…유정준 SK E&S 사장도 부회장 승진
74년생 추형욱, 임원 3년 만에 SK 투자1센터장 사장 전격 발탁 눈길

(왼쪽부터)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유정준 SK E&S 부회장, 추형욱 SK E&S 사장<사진=SK>
(왼쪽부터)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유정준 SK E&S 부회장, 추형욱 SK E&S 사장<사진=SK>

SK그룹이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등 두 명의 부회장 승진을 포함한 2021년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전문경영인(비오너가) 출신 중 첫 부회장이 탄생한 가운데, 추형욱 SK주식회사 투자1센터장을 임원 선임 3년 만에 SK E&S 사장으로 전격 발탁하는 파격 인사도 선보였다.

3일 SK그룹은 오전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열고 각 관계사 이사회를 통해 결정된 임원인사와 조직개편 사항을 최종 협의하고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인사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의 SK하이닉스 부회장 승진 선임이다. 현재 SK를 이끌고 있는 비오너가 중 빅4 사장단은 박정호 사장을 비롯해 장동현 SK(주) 대표이사 사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으로 꼽을 수 있다. 이 중 박 사장이 비오너가 출신 중 처음으로 부회장직에 오른 만큼 박 사장에 대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신임에 더욱 무게가 실린 것으로 풀이된다.

최 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박 사장은 그룹 내 대표적인 인수합병(M&A) 전문가로 꼽힌다. 1989년 (주)선경 입사 이후 SK텔레콤 뉴욕지사장, SK그룹 투자회사관리실 CR지원팀장(상무), SK커뮤니케이션즈 사업개발부문장, SK텔레콤 사업개발부문장(부사장), SK C&C 대표이사 사장 등을 역임했다.

박 사장은 SK텔레콤 재임 시절 SK하이닉스 인수를 주도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2017년 SK하이닉스의 도시바 인수전에서도 최 회장의 일본 출장에 동행하는 등 많은 역할을 했다. 지난달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으로부터 SK텔레콤 자회사 11번가로의 최대 3000억 원 투자도 약속받았다. SK그룹은 ICT 전문가인 박정호 사장과 인텔 출신의 반도체 전문가인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유정준 SK E&S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유 부회장은 업계에서의 풍부한 경험과 글로벌 감각을 바탕으로 신재생에너지, 에너지솔루션 등 성장사업의 글로벌 확장을 이끌게 된다.

추형욱 SK주식회사 투자1센터장의 SK E&S 사장 선임도 눈여겨볼만 하다. 추 사장은 임원에 선임된 지 만 3년 만에 사장 자리에 오르게 됐는데, 연공과 무관하게 능력과 성과를 중시하는 SK의 인사 철학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1974년생인 추 신임 사장은 소재 및 에너지 사업 확장 등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 부회장과 함께 SK E&S 공동대표를 맡게 된다.

염용섭 SK경영경제연구소 소장도 사장으로 승진했다. 염 사장은 2017년부터 경영경제연구소를 이끌어 오며, 행복경영, 딥 체인지 등 SK의 최근 변화에 밑거름 역할을 해왔다는 평이다. 염 사장은 앞으로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 기업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하고 과제를 발굴하는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

계열사 CEO들로 구성된 협의체인 수펙스추구협의회에도 변화가 있다. 우선,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고 관계사의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가속화하기 위해 거버넌스위원회를 신설했다. 더불어, 기존 에너지·화학위원회를 없애고 환경사업위원회를 신설해 사회적 화두가 되고 있는 환경 관련 어젠다를 본격적으로 다루게 된다.

이밖에 바이오소위원회, AI소위원회, DT소위원회를 관련 위원회 산하에 운영하게 된다. 이와 같은 변화를 통해 환경, 지배구조 등 ESG 문제를 선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함과 동시에 바이오, AI, DT 등 미래 먹거리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신설되는 거버넌스위원회 위원장에는 수펙스추구협의회 자율·책임경영지원단장과 법무지원팀장을 맡고 있는 윤진원 사장이, 환경사업위원회 위원장에는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이 선임됐으며, ICT위원회 위원장은 박정호 부회장이 맡게 됐다.

이번 인사를 통해 신규 선임 103명에 부회장 및 사장 승진 4명을 더해 총 107명의 승진 인사가 발표됐다. 코로나19 등 경영환경을 감안해 예년에 비해 신규 선임 규모는 소폭 감소했으나, 바이오, 소재, 배터리 등 신규 성장사업에는 능력 있는 인재들을 과감하게 발탁했다는 설명이다.

여성 인재의 발탁 기조도 유지됐다. 예년과 같은 7명이 신규 선임될 예정임에 따라 그룹 전체 여성임원 규모 또한 34명으로 증가하게 된다. SK그룹은 임원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젊고 유능한 여성 임원 후보군을 조기에 발탁해 체계적으로 육성해 나아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SK그룹 관계자는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어느 때보다 경영 불확실성이 큰 한해였지만 성장을 위한 내실을 다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며 “내년 또한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지만 이번 인사가 그간 준비해 온 파이낸셜 스토리를 본격 추진하면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발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SK그룹은 앞으로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ESG의 세계적인 모범이 되는 글로벌 기업으로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영준 기자 / yjyoo@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