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더딘 ‘직방’, 유니콘 문턱에서 좌절하나

시간 입력 2020-04-20 07:00:06 시간 수정 2020-04-20 10:4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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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락하는 매출 성장률…기업가치 1조원 갈길 멀어


부동산 중개O2O 업계 1위 직방(대표 안성우)의 지난해 매출이 제자리걸음했다.

현재 이 회사의 기업가치는 약 7000억 원 안팎으로 평가되며 유니콘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기업 중 하나로 점쳐지고 있다. 다만 유니콘으로 도약하기 위해서 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을 인정받아야 하지만 성장이 둔화한 탓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이 회사의 매출은 415억1300만 원으로 전년 414억5400만 원 대비 0.2% 증가했다. 또 지난해 영업손실 41억 원을 내며 전년 13억 원 대비 적자전환 했다.

지난해 직방 실적을 보면 영업손실을 낸 것보다 매출 증가율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는 점이 뼈아프다. 스타트업은 당장의 수익성보다 매출 성장률과 이용자 수 등 미래 성장가능성이 더 중요하게 여겨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유니콘 및 예비유니콘 기업 21개 사의 이익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2018년 기준 이들의 매출은 8조5414억 원으로 전년 4조8604억 원에 비해 75.7% 증가한 반면 영업손익은 -5863억 원에서 -6342억 원으로 손실이 커졌다.


직방의 매출 증가율은 △2017년 25.3% △2018년 20%로 유니콘 기업 및 예비 유니콘 기업에 비해 매출 성장률이 낮은 편이다. 여기에 지난해에는 성장률이 0.2%까지 떨어지며 사실상 제자리걸음했다.

지난해 호갱노노, 슈가힐, 셰어하우스를 인수할 당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안성우 대표는 직방 설립 10년 째인 2022년까지 월 이용자수(MAU)를 현재의 2.5배 달하는 1200만 명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유니콘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를 직접적으로 제시하진 않았지만 부동산 산업의 혁신을 이루겠다는 것은 곧 기업가치를 올리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매출 성장률이 둔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직방이 미래 성장가능성을 인정받고 유니콘 기업을 도약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매출 둔화와 관련해 직방 관계자는 “직방은 중개사를 통해 받는 광고비가 주요 매출원인데 허위 매물을 올린 중개사 퇴출 수가 전년보다 3배 이상 많아져 매출 감소분도 따라서 커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직방은 삼진아웃제를 도입해 3번 이상 경고를 받은 중개사무소를 퇴출시키고 있으며, 퇴출된 중개사무소는 12개월 뒤에나 검토를 통해 재가입이 가능하다.

또 현재 직방은 아파트 중개 건에 대해서는 중개사무소에게 광고비를 받지 않는다. 직방 관계자는 “지난해 추가된 신규 중개사무소 1만5000곳 중 다수가 아파트를 중개해 매출 상승은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참고로 광고비를 받고 있는 상품은 원룸, 오피스텔, 빌라텔 등 3가지다.

아파트에 대해 광고비를 무료로 하고 있는 이유는 네이버 부동산의 영향력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부동산 정보 서비스 시장 내에서 네이버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보니 수수료를 받지 않는 등의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편 플랫폼 개발 인력을 늘리는 등 서비스 개발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다는 점은 향후 직방의 기업가치 평가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플랫폼 개발자 인력을 2배 가까이 늘리며 영업비용 항목에서 ‘급여’ 부분이 80억 원으로 전년 55억 원 대비 46% 늘었다.

[CEO스코어데일리 / 조문영 기자 / mych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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