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석유공사 '울산 지하비축기지' 건설현장을 가다

시간 입력 2019-11-28 07:00:02 시간 수정 2019-11-29 07: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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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울산 울주군 온산읍에 위치한 한국석유공사(사장 양수영) 울산지사를 찾았다. 대규모 원유를 지하에 저장하는 시설인 울산 지하석유비축기지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서다.

울산비축기지 지화하 건설공사 사업은 정부 투자활성화 정책에 따라 운영기간이 30년 이상으로 노후화된 지상탱크 총 18기(1280만배럴)를 철거하는 대신 지하공동 저장시설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바다 밑 100m 지점에 폭 18m, 높이 30m, 길이 약 3km의 공간을 만들고 여기에 총 1030만 배럴의 원유를 저장하게 된다.

지하기지 탐방에 앞서 시설에 대한 설명을 마친 목진승 석유공사 비축시설처 소장은 “직접 눈으로 보고 느껴보면 설명을 듣는 것과는 또 다른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며 지하 건설 현장으로 안내했다.


한국석유공사 울산 지하석유비축기지 모습. 상상을 초월하는 압도적 규모가 눈을 사로잡는다.<사진=유영준 기자>
한국석유공사 울산 지하석유비축기지 모습. 상상을 초월하는 압도적 규모가 눈을 사로잡는다.<사진=유영준 기자>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인 비축기지 내부로 이동하기 위해 준비된 차량을 타고 지하로 이어진 기다란 길을 따라 내려가자 꽁꽁 숨겨졌던 세계가 눈앞에 펼쳐졌다. 폭 몇 미터, 높이 몇 미터라는 숫자들은 그저 종이에 써진 숫자에 불과했다. 타고 온 차량을 압도하는 높이에 길게 쭉 이어진 통로는 마치 거대한 지하도시를 연상케 했다.

시설을 유심히 살펴보니 벽면 이곳저곳에 지하수가 스며들고 있는 자국이 보였다. 이는 벽면에 인공 구조물 설치하지 않고 자연 상태 그대로를 원유 저장 용기로 이용하는 구조를 채택했기 때문이다.

원유를 이 공간에 넣고 공간 외부에서 물을 주입하는 방식으로 지하수압을 조정해 틈새 사이로 원유가 유출되는 것을 막는다. 이를 위해 전체 저장공동 상부에 직경 10cm, 길이 120m 홀을 5~10m 간격으로 설치하게 된다. 노후화에 따른 문제가 지속 발생하는 인공 저장탱크에 비해 건설과 유지관리 비용이 저렴한 반영구적 시설이다.

울산비축기지 지화하 건설공사 사업은 2014년 2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계획 승인을 받았고 그 해 5월부터 8월까지 3개월 간 지상탱크 철거공사를 우선 시행했다. 이후 2016년 1월부터 지하화 기지 착공에 들어갔고 2021년 6월 준공될 예정이다. 공사비는 총 2872억 원으로 지난 18일 기준 공정률은 55%다. 시공은 SK건설이 맡았다.


울산 지하석유비축기지 구조도.<사진=한국석유공사>
울산 지하석유비축기지 구조도.<사진=한국석유공사>


외국어가 함께 표기된 안내판.<사진=유영준 기자>
외국어가 함께 표기된 안내판.<사진=유영준 기자>
지하화 기지 공사 현장에는 300여 명의 직원이 투입된다. 이 중에는 30여 명 가량의 외국인 직원도 포함된다. 시설 곳곳에 비치된 안내판에는 한글과 함께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외국어가 함께 표시돼 있다. 굴착 이후 생기는 버력(암석)은 15대 가량의 로더(주로 골재류의 상차를 위해 사용되는 건설기계의 일종)를 동원해 수시로 밖으로 퍼 나른다.

한편, 울산 지하석유비축기지는 수요 문제로 인해 국내에 지어지는 마지막 지하비축기지가 될 전망이다. 다만 아시아 국가를 상대로 기술지원이나 운영 협약을 추진하는 등 지하화 기지 건설·운영에 대한 기술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석유공사 비축시설에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의 석유를 저장하는 내용의 '국제공동비축 협력'을 맺기도 했다.


울산 지하석유비축기지 굴착 작업 모습.<사진=한국석유공사>
울산 지하석유비축기지 굴착 작업 모습.<사진=한국석유공사>


[CEO스코어데일리 / 유영준 기자 / yjyo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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