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29표 차 가결…3사 임단협 종료
3분기 영업익 증가에도 찬성률은 50%대
남은 쟁점은 성과급…한화오션 TF 연말 시한

국내 조선 3사의 올해 노사 교섭이 모두 마무리됐다. 3사 모두 3분기 영업이익을 큰 폭으로 늘렸지만 찬반투표 찬성률은 50%대에 머물렀다. 호황기 성과를 어떤 기준으로 나눌지를 두고 노사 간 이견이 남아 있다는 의미다.
2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한화오션지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투표에서 투표자 4422명 중 2212명(50.02%)이 찬성해 합의안이 가결됐다. 반대는 2183명(49.37%)으로, 찬반 표차는 29표였다. 앞서 HD현대중공업 노조는 27일 2차 잠정합의안을 찬성률 55.06%로 가결했고,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는 9월 23일 찬성률 58.78%로 임금협상을 마무리했다. 지난달 27~29일 발표된 3사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2.1~67.6% 늘었다.
타결 조건은 회사별로 차이가 있다. 한화오션 노사는 기본급 14만원 인상과 일시금 850만원, 연 100만원 상당의 복지포인트 지급에 합의했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기본급을 12만원(호봉승급분 5만5000원 포함) 올리고 일시금 1150만원에 약정임금의 200%를 더해 지급하기로 했다. 삼성중공업 노사는 정기승급분을 포함해 기본급을 5.2%(13만1786원) 올리고 격려금 7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다만 기본급 인상액에 포함된 승급분 규모가 회사마다 달라 금액만으로 우열을 가리기는 어렵다.
3사 모두 기본급 인상 폭은 노조 요구안에 미치지 못했다. 한화오션지회와 HD현대중공업 노조는 모두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을 요구했다. 한화오션은 지난달 초 기본급 13만8689원 인상과 일시금 750만원을 제시했고, 최종 합의에서 기본급 14만원, 일시금 850만원으로 높였다. HD현대중공업 노조가 기본급과 함께 요구한 상여금 100% 인상은 합의안에 반영되지 않았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는 기본급 9.3% 인상과 임금피크제 폐지, 조건 없는 정년 연장 등을 요구했고, 최종 인상률은 회사 첫 제시안(4.7%)보다 0.5%포인트 높은 5.2%로 정해졌다.
교섭 과정에서 진통이 컸던 곳은 HD현대중공업이다. 노사가 9월 30일 마련한 첫 잠정합의안은 지난달 2일 투표에서 반대 52.14%로 부결됐다. 찬반 표차는 344표였다. 이후 재교섭에서도 접점을 찾지 못하자 김동하 노조 지부장은 18일 울산 본사 크레인에 올라 고공농성에 들어갔고, 노조는 19일부터 전 조합원 부분파업을 벌였다. 노사는 23일 기본급 인상 총액은 유지하되 호봉승급분을 5000원, 일시금을 50만원 늘린 2차 잠정합의안을 도출했고, 김 지부장은 같은 날 농성을 풀었다. 27일 투표에서 2차 합의안이 가결되면서 교섭은 6월 2일 상견례 이후 147일 만에 마무리됐다.

지난달 28일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에서 금석호 사장과 김동하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장, 김규진 금속노조 부위원장을 비롯한 노사 교섭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2026년 임금 및 단체협약 조인식’이 개최됐다.<사진=연합뉴스>
한화오션 교섭도 6월 4일 상견례 이후 약 5개월간 이어졌다. 김유철 한화오션지회장은 지난달 8일 거제사업장 크레인에 올라 고공농성에 들어갔고, 정인섭 한화오션 경영지원실장(사장)은 이튿날 담화문을 내고 농성 중단과 교섭 복귀를 촉구했다. 노사는 30차례 교섭 끝에 27일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김 지회장은 29일 합의안 가결에 따라 농성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3사 교섭의 공통 쟁점은 성과급을 비롯한 성과 배분 방식이었다. 삼성중공업은 초과이익성과급(OPI) 재원을 경제적부가가치(EVA)의 20%에서 영업이익의 10%로 바꿨다. 새 기준은 올해 실적분부터 적용돼 내년 초 지급되는 성과급에 반영된다. 반면 HD현대중공업에서는 영업이익의 최소 30%를 성과 공유 재원으로 써야 한다는 노조 요구가 합의안에 반영되지 않았다.
HD현대중공업 합의안에는 성과 배분 외에 HD현대미포와의 합병에 따른 제도 정비 내용도 담겼다.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은 HD현대중공업 기준으로 일원화하기로 했다. 두 회사가 각각 3개월(HD현대중공업)과 6개월(옛 HD현대미포)로 달리 적용하던 퇴직금 산정 기준은 퇴직 직전 4개월 중 본인이 고른 연속 3개월로 통일됐다. 자동화·디지털화로 고용에 영향이 생기면 회사가 사전에 설명하고 노사공동협의체에서 고용안정 방안을 논의하는 산업전환 특별협약도 체결하기로 했다.
한화오션 노사는 지회가 요구해 온 성과급 산정 기준 공개 문제의 결론을 연말로 미뤘다. 타결 시점부터 12월 31일까지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 객관적이고 예측 가능한 지표를 토대로 재무·전략 성과급 지급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성과급과 함께 쟁점이던 정년퇴직자 재고용 기간 연장은 생산 촉탁직으로 1년간 재고용한 뒤 별도 심의를 거쳐 1년 추가 연장 여부를 검토하는 선에서 정리됐다.
실적 측면에서 HD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3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8992억원, 33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3%, 42.1% 늘었다. 한화오션도 4857억원으로 67.6% 늘었지만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5415억원)를 10.3% 밑돌았다. 회사는 지난달 27일 실적 발표에서 4분기에 일시 타결금과 연간 성과급 등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면 수익성이 다소 낮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한화오션에는 원청 정규직 노조와 별개로 하청 노조의 원청 교섭이 과제로 남아 있다.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와 급식·통근버스 협력업체 노조인 웰리브지회는 3월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이후 한화오션에 단체교섭을 요구해 왔다. 하청지회 조합원들은 9월 30일 거제사업장 크레인과 공장 지붕에 올라 고공농성에 들어갔다. 서울행정법원은 이튿날 한화오션이 중앙노동위원회 판정에 불복해 낸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다.
한화오션과 두 지회는 지난달 29일 4차 교섭에서도 접점을 찾지 못했다. 한화오션은 노조 요구안 36개 조항 중 안전 관련 6개 조항만 교섭할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나머지 30개 조항은 이달 3일 실무교섭에서 논의하기로 했으며, 5차 본교섭은 5일 열린다. 하청지회의 고공농성도 이어지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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