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 손보사 평균은 11.5%, 롯데는 15% 수준…7.9% AXA 업계 최저
GA 주력 상품인 운전자보험…롯데손보, GA 상대 공격적 마케팅 전개

롯데손해보험의 상해(운전자)보험(이하 운전자보험) 판매수수료율이 손해보험업계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롯데손보의 운전자보험 판매수수료율은 실손의료보험의 3.5배, 연금저축보험의 10배에 달한다.
보험 판매수수료는 보험사가 신규 계약을 유치한 보험설계사나 법인보험대리점(GA) 등 영업 조직에 지급하는 금액이다. 판매수수료율은 고객이 납입하는 보험료 대비 판매수수료의 비중을 뜻한다. 수수료율이 15%라면 총보험료 10만원을 기준으로 1만5000원에 해당하는 금액이 판매수수료로 책정된다는 의미다.
28일 손해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롯데손보의 운전자보험 판매수수료율은 이달 기준 15.0%다. 2위인 메리츠화재(14.1%)보다 0.9%포인트 높고, 운전자보험을 취급하는 13개 손보사의 평균(11.5%)보다 약 1.3배 높다. 삼성화재(11.4%)와 비교하면 약 1.3배, 수수료율이 가장 낮은 AXA손보(7.9%)와 비교하면 약 1.9배 수준이다.
롯데손보에 이어 메리츠화재(14.1%), 신한EZ손보(13.0%), 흥국화재(12.5%), AIG손보(12.3%), KB손보(11.9%), 삼성화재(11.4%), 현대해상(11.3%), DB손보(11.3%), 한화손보(10.7%), 하나손보(10.3%), NH농협손보(8.2%), AXA손보(7.9%) 순으로 운전자보험 판매수수료율이 높았다.
운전자보험은 자동차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교차판매하기 쉬워 GA 채널의 주력 상품으로 꼽힌다. 업계 평균 판매수수료율도 11.5%로, 치아보험(13.0%)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금융감독원이 도입한 판매수수료 등급 기준에 따르면 유사상품군 평균 대비 수수료율이 130% 이상인 상품은 ‘매우 높음’으로 분류된다. 롯데손보의 운전자보험은 이 기준에서 130.1%를 기록해 ‘매우 높음’ 구간에 해당했다.
롯데손보의 운전자보험 수수료율이 업계 최고라는 사실은 롯데손보가 해당 상품의 판매를 적극적으로 유도할 유인이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수수료율만으로 실제 판매량이 많다거나 상품 경쟁력이 높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같은 기준을 적용하면 이달 기준 ‘매우 높음’ 등급 상품이 가장 많은 곳은 라이나손보(5개)다. 이어 AXA손보와 메리츠화재가 각각 4개, 롯데손보와 현대해상이 각각 2개였다.
단일 상품 기준으로는 라이나손보의 질병보험 수수료율이 24.8%로 가장 높았다. 유사상품군 평균(10.9%)의 227.2% 수준이다. 한화손보의 치아보험도 23.6%로 평균(13.0%)의 181.8%에 달했다. 반면 삼성화재와 KB손보, 흥국화재, 하나손보는 ‘매우 높음’ 등급에 해당하는 상품이 없었다.
◇7월부터 GA 설계사도 1200%룰…내년엔 분급 시행
이 같은 현상의 배경에는 상품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운전자보험은 형사합의금과 변호사 선임 비용 등을 보장하는 임의가입 보장성 상품이자 제3보험이다. 새 보험회계제도인 IFRS17 체계에서 수익성 지표로 활용되는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을 확보하는 데 유리한 상품으로 꼽힌다. 당장 판매수수료를 많이 지급하더라도 신계약을 대거 유치하는 것이 장부상 이익을 키우는 데 유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판매수수료 경쟁을 겨냥한 제도 정비도 시작됐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7월 1일부터 보험사에만 적용되던 1200%룰을 GA 소속 설계사에게도 확대 적용했다. 1200%룰은 초년도 모집수수료 지급 한도를 월납 보험료의 12배로 제한하는 규제다. 그동안 보험사가 GA에 수수료를 지급하는 단계에는 적용됐지만, GA가 소속 설계사에게 수수료를 배분하는 단계는 규제 사각지대로 남아 있었다.
같은 날부터 소속 설계사 500명 이상인 대형 GA는 상품을 판매할 때 유사상품의 판매수수료 등급과 순위, 추천 사유 등을 추가로 설명해야 한다. 수수료 등급은 유사상품군 평균 대비 수수료 수준에 따라 ‘매우 높음’(130% 이상), ‘높음’(110~130%), ‘보통’(90~110%), ‘낮음’(70~90%), ‘매우 낮음’(70% 미만) 등 5단계로 나뉜다. 소비자가 보험에 가입할 때 권유받은 상품의 수수료 수준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내년 1월부터는 설계사 판매수수료 분급제도가 시행된다. 2027~2028년에는 4년 분급을 적용하고, 2029년 1월부터는 7년 분급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 같은 제도 개선 방향은 연구기관이 앞서 지적한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보험연구원이 2023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보험업감독규정이 규제 대상을 보험사로만 명시하면서 GA가 소속 설계사에게 수수료를 배분할 때 1200%룰이 적용되는지가 불분명했다.
보고서는 “1200%룰이 계약 체결 후 1차년도에만 적용되며 지급 방식에는 규제가 없어, 분급규제를 보완하지 않을 경우 단순히 수수료 지급 시기만 이연되거나 수수료 총액이 증가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GA에 대한 1200%룰 확대 적용과 내년 분급제도 도입은 이러한 문제를 차례로 보완하는 조치다.
업계 관계자는 “상품별 수수료율 격차는 그 회사가 지금 무엇을 팔고 싶어 하는지를 보여주는 성적표”라며 “운전자보험처럼 모든 회사가 뛰어든 시장에서는 수수료를 얹는 것 말고는 설계사를 움직일 수단이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7월부터 소비자가 수수료 등급을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된 만큼, 왜 이 상품의 수수료가 평균보다 높은지 설명하지 못하면 판매 자체가 어려워지는 국면이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CEO스코어데일리 / 백종훈 기자 / jhbae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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