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8~9일 본교섭…노조, 조정 중지로 파업권 확보
기본급 인상·주 4.5일제 요구에…사측 제시안 ‘첫 관문’
현대차·기아도 진통…업계 “이번 주 협상이 분수령”
한국GM 노사가 파업 전 마지막 분수령이 될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본교섭을 위해 이틀간 머리를 맞댄다. 노조가 이미 합법적 파업권을 손에 쥔 반면 사측은 아직 임금안을 내놓지 않은 상황이라 남은 두 번의 교섭이 갈등을 봉합할지, 파업으로 갈지를 가르는 결정타가 될 전망이다.
8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실시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전체 조합원 6517명 중 5635명(86.5%)이 찬성표를 던졌다. 노조는 같은 달 26일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고, 중노위는 이달 6일 조정 중지를 결정했다. 조정 중지는 노사 입장 차가 조정으로 좁혀지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이번 조정 중지 결정으로 노조는 언제든 합법적으로 파업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
노조 요구안은 임금과 근로조건, 물량 등 크게 세 가지다. 임금은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1인당 3000만원 수준의 성과급을 내걸었다. 노조가 이처럼 높은 수준의 성과급을 요구하는 배경에는 한국GM의 최근 호실적이 있다. 한국GM은 지난해 매출 13조7340억원, 영업이익 1조3506억원을 기록하며 2022년 흑자 전환 이후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노조는 이러한 결실을 조합원들과 나눠야 한다는 입장이다.
근로조건에선 월급제 도입, 정년 연장, 신규 채용에 더해 점심시간 20분 연장과 2027년까지 주 4.5일제 도입을 요구했다. 특히 정년 연장과 주 4.5일제 도입은 올해 국내 자동차 업계 임단협의 최대 화두로 꼽힌다. 고령화에 따른 정년 연장 요구와 노동시간 단축이라는 노동계의 패러다임 변화가 반영된 결과다. 물량은 후속 차종과 미래차·차세대 엔진 생산 물량의 국내 배정을 명시했다. 국내에서 어떤 차를 얼마나 만들지가 부평·창원·보령공장의 존속을 좌우하는 만큼 물량 부분에 무게가 실린다.
사측은 아직 임금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노조가 지난 4월 30일 요구안을 전달한 뒤 열린 교섭에서 사측은 요구 항목을 검토하며 “임금과 한국지엠의 미래 계획에 대해 최선을 다해 준비해 조만간 내놓겠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8일부터 9일까지 진행되는 교섭에서 사측이 임금안과 물량 계획을 담은 제시안을 꺼낼지가 첫 관문이다. 만약 제시안이 나오지 않으면 노조는 교섭 결렬을 근거로 파업 시기와 규모를 조율하는 수순에 들어간다.
사측이 섣불리 움직이지 않는 데는 대외 변수가 있다. 한국GM은 생산 물량 대부분을 북미로 실어 나른다. 미국의 관세 정책이 강화되면 수익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구조다. 자동차 업계 전반이 관세와 글로벌 수요 둔화로 몸을 사리는 가운데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GM은 그 압력을 더 크게 받는다. 사측이 임금과 미래 계획을 묶어 제시하겠다고 한 것도 생산 계획이 먼저 정리돼야 인상 재원이 계산되는 사정과 무관하지 않다.
생존과 직결된 물량 확보가 급선무인 한국GM과 달리 역대급 실적을 바탕으로 협상을 진행 중인 현대차와 기아는 이미 노사 간 정면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사측이 이미 2차 임금성 제시안을 냈다. 기본급 7만9000원 인상, 성과금 350%+900만원, 주식 10주 지급 등이 핵심이다. 다만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지난해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상여금 800% 인상으로 맞서고 있다. 노사 간 입장 차이가 커 임단협 잠정 합의가 불발됐고, 노조는 특근 거부를 이어가며 부분파업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기아 노조는 오는 9일 광명 소하리공장에서 총력투쟁 선포식을 연다. 노조는 현대차 노조와 마찬가지로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또 영업이익 30% 성과급에 정년 연장, 주 4.5일제 도입, 신차 개발 시 노조 동의 조항 신설까지 요구안에 담았다. 현대차가 순이익을 기준으로 삼은 반면 기아는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성과급을 요구하며 구체적인 산정 방식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파업은 수출에 치명적인 타격을 준다”며 “이번 주 협상 테이블이 올해 노사 관계를 가르는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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