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유튜브 차단하나”…韓도 ‘10대 SNS 금지’ 법안 봇물

시간 입력 2025-12-17 17:09:29 시간 수정 2025-12-17 17: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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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16세 미만 SNS 전면 차단 시행
국회서 ‘사용 제한·부모 동의’ 법안 검토
청소년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 42.6%
메타·구글·카카오도 청소년 보호 강화

호주는 앞서 이달 10일부터 16세 미만 청소년의 SNS 이용을 금지하는 법을 시행했다. <출처=AP-연합뉴스>

호주에서 세계 최초로 16세 미만 청소년의 소셜미디어(SNS) 접속을 전면 금지하는 법을 시행한 가운데, 국내에서도 청소년 SNS 이용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정부의 종합대책 발표와 국회의 입법 검토,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의 자율 규제가 맞물리며 청소년 SNS 규제 논의가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평가다.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는 지난 1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호주의 미성년자 SNS 금지법은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며 청소년의 SNS 이용 문제에 대한 다각적 대응의 필요성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다만 김 후보자는 “플랫폼 사업자의 책임성을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강화해야한다”며 한국 사회의 특성과 제도 환경을 고려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호주는 앞서 이달 10일부터 16세 미만 청소년의 SNS 이용을 금지하는 법을 시행했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유튜브, 틱톡, X(옛 트위터) 등 10개 주요 SNS 서비스의 접속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를 위반할 경우 플랫폼 기업에는 최대 4950만 호주달러(약 483억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가 1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선서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호주 사례와 마찬가지로 국회에서도 청소년의 SNS 노출을 제한하기 위한 법안들이 이미 계류 중이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9월 ‘우리 아이 SNS 안전지대 3법’을 대표 발의했다. 해당 법안에는 △16세 미만 청소년의 SNS 사용 시간 제한 △부모 동의 없는 중독성 알고리즘 제공 금지 등의 내용이 담겼다. 조 의원은 SNS를 술·도박·마약과 함께 ‘4대 중독’으로 규정하며, “자라나는 학생들을 유해환경에서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같은 해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14세 미만 아동의 SNS 가입을 원천적으로 제한하는 내용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SNS가 아동·청소년의 정신건강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유해 매체물과 사이버 불링에 무방비로 노출시키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다.

정부 역시 대응에 나섰다. 지난 5월 29일 여성가족부를 중심으로 18개 관계 부처가 참여한 가운데 ‘제5차 청소년보호 종합대책(2025~2027)’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에는 △AI 서비스 이용자 보호제도 정비 △SNS·숏폼 등 미디어 과의존 예방 방안 마련 △온라인을 통한 청소년 대상 유해물건 유통 차단 강화 등이 포함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2024년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소년의 42.6%가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으로 분류됐다. 이는 유·아동(25.9%)이나 성인(22.4%)에 비해 훨씬 높은 수치다. <출처=‘2024년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 실태조사’ 캡처>

호주의 법 시행과 국내 규제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글로벌 SNS 플랫폼들도 청소년 보호 정책을 잇달아 강화하고 있다.

메타는 지난 9월 국내 페이스북과 메신저에 ‘청소년 계정’을 확대 도입한다고 밝혔다. 해당 계정은 만 14세 이상 18세 이하 이용자를 대상으로 적용되며, 강화된 보호 기능이 기본값으로 설정된다.  이어 10월에는 인스타그램 청소년 계정을 영화 심의 기준인 ‘PG-13’ 등급에 준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욕설이 과도한 게시물이나 대마초 관련 용품 등 잠재적으로 유해한 행동을 조장할 수 있는 콘텐츠는 숨기거나 추천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식이다.

구글도 청소년 보호 조치를 강화했다. 지난 7월 유튜브에서 AI 기반으로 청소년으로 판단될 경우 보호 기능을 확대 적용한다고 밝혔다. 청소년이 동영상을 게시하거나 공개 댓글을 달 때는 개인정보 보호 알림이 표시된다. 카카오 역시 지난 6월부터 카카오톡 청소년 보호 정책을 시행하며 아동·청소년 대상 성착취 목적의 대화에 대한 세부 금지 행위와 제재 대상을 확대하고, 성매매 및 성착취 목적의 대화 금지 항목을 새롭게 추가했다.

이 같은 청소년 SNS 규제 논의의 배경에는 청소년의 미디어 과의존 문제가 이미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인식이 자리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2024년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소년의 42.6%가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으로 분류됐다. 이는 유·아동(25.9%)이나 성인(22.4%)에 비해 훨씬 높은 수치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아직 규제 접근 방식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일정 수준의 이용 제한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반면, 법률·심리학 전문가들은 표현의 자유와 자기결정권 침해 가능성을 우려해 자율 규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상황이다. 한국은 2011년 도입한 게임 셧다운제를 약 10년 만에 폐지한 경험이 있어, 강제적 규제의 한계를 이미 한 차례 겪었다는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이 호주처럼 전면 금지 방식을 택할지, 부모 동의나 사용 시간 제한 등 단계적인 규제에 나설지가 향후 논의의 핵심이 될 것”이라며 “기본권 침해와 청소년 보호라는 공익을 함께 고려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진채연 기자 / cyeon101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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