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배달’ 쿠팡, 배민도 추월하나…배달앱, 지각변동 시작됐다

시간 입력 2025-11-12 16:31:51 시간 수정 2025-11-12 16:3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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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 배민 제친 쿠팡이츠, ‘무료 배달’로 전국 1위 눈앞…요기요·배민 대응책 고심
쿠팡, 1500만 와우 회원 락인 효과… OTT·이커머스·배송 연계해 배달 주도권 확대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8개 카드사의 결제금액을 분석한 결과, 올해 8월 서울 지역에서 쿠팡이츠 결제액은 2113억원으로, 배민의 1605억원을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출처=우아한쳥년들>

배달앱 시장의 판도가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 그동안 배달업계에서 압도적 1위를 지켜온 배달의민족(배민)이 최근 서울 지역에서 후발주자인 쿠팡이츠에 사실상 추월당했고, 한때 2위를 기록했던 요기요 역시 점유율이 크게 하락하며 시장 구도가 흔들리고 있다. 쿠팡이츠는 ‘배달비 무료’라는 파격적인 정책과 자사 플랫폼 생태계를 앞세워 배달 플랫폼 시장구도를 근본적으로 뒤흔들고 있다는 평가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8개 카드사의 결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8월 서울 지역에서 쿠팡이츠의 결제액은 2113억원으로 배민(1605억원)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쿠팡이츠는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서울 지역에서 배민의 결제액을 넘어선 이후 꾸준히 격차를 벌리고 있다.

쿠팡이츠는 2019년 배달 시장 진출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전국 기준 결제액에서 배민이 쿠팡이츠보다 2853억원 앞섰지만, 지난 8월에는 그 차이가 847억원까지 좁혀졌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추세가 계속된다면 쿠팡이츠가 조만간 전국 시장에서도 배민을 추월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쿠팡이츠가 배달시장에서 급격히 성장한 배경으로 ‘무료 배달’ 전략이 꼽히고 있다. 지난해 3월 배달비가 7000원대까지 치솟자, 쿠팡은 유료 멤버십인 ‘쿠팡 와우’ 회원을 대상으로 배달비 전액 면제 혜택을 제공하며 시장 판도를 흔들었다. 이어 8월에는 ‘하나만 담아도 무료 배달’ 서비스를 도입해 1인 가구와 소액 주문 고객층까지 빠르게 흡수했다.

지난해 3월, 쿠팡은 유료 멤버십 ‘쿠팡 와우’ 회원에게 배달비를 전액 면제해 주는 혜택을 제공했다. <출처=쿠팡>

여기에 쿠팡이 보유한 거대한 플랫폼 생태계도 강력한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쿠팡은 이커머스와 당일 배송, OTT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의 서비스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어 이용자들은 자연스럽게 쿠팡 생태계 안에 머무는 ‘락인 효과’를 경험한다. 현재 쿠팡 와우 회원 수는 약 1500만명에 달하며, 이들이 배달 서비스로 유입되면서 강력한 시너지를 만들어내고 있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쿠팡이츠의 지난해 1분기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전년 동기 대비 63% 급증했으며, 와이즈앱·리테일·굿즈 집계 결과, 올해 9월 기준 쿠팡이츠의 월간 활성 이용자는 약 880만명으로 전년보다 88.8%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쿠팡이츠는 단순한 배달앱을 넘어 자사 생태계 내에서 시너지를 극대화하며 플랫폼 주도권을 빠르게 확보하고 있다. 반면 배민과 요기요는 이 같은 흐름에 맞서 대응 전략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배민은 이에 맞서 할인 혜택과 무료 배달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월 1990원의 구독료로 무료 배달 혜택을 제공하는 ‘배민 클럽’을 도입해 이용자 확보에 나섰다. 다만 배민 클럽은 배달의민족 앱 내에서만 적용되는 단일 구독 서비스로, 이커머스·콘텐츠·배송까지 아우르는 쿠팡 와우에 비해 생태계 확장성과 파급력은 다소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배민 한그릇 메뉴 화면 캡처 <사진=배민외식업광장 캡처>

이에 따라, 배민은 단순한 배달 경쟁에서 벗어나 신사업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그릇’과 ‘픽업 서비스’ 등 1인분 배달 및 포장 주문 서비스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한그릇’은 올해 4월 출시 후 약 70일 만에 누적 이용자 수 100만명을 돌파하며 빠르게 안착했다. 배민에 입점한 한식, 중식 등 8개 주요 업종 상위 20% 매장의 주문 건수도 해당 서비스 도입 이후 지난 8월 31일까지 최대 140% 증가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한때 배민에 이어 시장 2위를 지켜왔던 요기요는 최근 이용자 감소세가 뚜렷해지며 고전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2023년 12월 31만8030건이었던 요기요의 월간 신규 설치 수는 올해 6월 14만1161건으로 절반 이하로 줄었고, 10월 기준으로도 18만6408건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배민이 54만3227건, 쿠팡이츠가 58만8249건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욱 뚜렷하다.

더욱이 후발 주자인 공공배달앱 ‘땡겨요’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 ‘땡겨요’의 설치 수는 약 106만건에 달하며 요기요와의 차이를 크게 줄였다. 특히 올해 8월 기준 시장 점유율은 7.5%로, 요기요의 10.9%에 바짝 다가선 모습이다. 요기요가 네이버 멤버십과 카카오 생태계에 연동돼 있음에도 반등이 미미해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요기요는 결국 지난해 8월,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누적된 적자와, 시장점유율 하락이 지속되자 인력 구조조정이라는 고강도 경영 효율화에 나선 것이다.  전준희 전 요기요 대표는 당시 임직원에게 “무료 배달 경쟁, 구독 서비스 강화, 과열된 출혈 경쟁, 강화되는 규제 등으로 전례 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쿠팡이츠를 필두로 한 ‘무료 배달’ 경쟁 및 배달 경쟁은 소비자에게는 혜택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서는 라이더와 자영업자들이 직접적인 부담을 떠안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라이더 커뮤니티에 따르면 배달 기사들의 건당 수입은 3년 전 평균 4000원대에서 일부 지역에선 2000원 수준으로 떨어졌고, 여기에 오르는 연료비와 감가상각 비용 등을 고려하면 실제 수입은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다.

자영업자도 예외가 아니다. 가격 경쟁이 심화되면서 가게 측이 부담하는 배달 수수료는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마케팅 비용까지 떠안으면서 순수익이 줄고 있다. 이처럼 플랫폼의 마케팅 구조와 수수료 체계가 고착화되면, 결과적으로 시장 참여자들의 체력만 소진되는 구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제 시장 경쟁의 기준을 단순히 플랫폼 간 점유율 싸움이 아니라, ‘누구에게 피해가 전가되고 있는가’라는 관점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현재의 과열 경쟁은 소비자에게는 할인 혜택으로 보이지만, 자영업자와 라이더에게는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배달앱 시장이 진정한 상생 구조로 나아갈 수 있을지는 정부의 규제 방향과 업계 내부의 자성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진채연 기자 / cyeon101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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