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두박질 치는 해상운임…수익성 고민 깊어지는 HMM

시간 입력 2025-09-25 07:00:00 시간 수정 2025-09-25 17:2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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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대비 SCFI 하락률 14.3%…10년 만에 가장 높아
컨테이너 물동량 감소·컨테이너선 공급 과잉 등 여파
HMM “탄력적 선대 운용·비용 절감 등 추진할 방침”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HMM 알헤시라스호’.<사진제공=HMM>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HMM 알헤시라스호’.<사진제공=HMM>

올해 하반기 들어 해상운임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극심한 해운 불황기를 겪었던 2023년보다는 아직 높지만, 내려가는 속도를 고려하면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HMM을 포함해 해상운임 등락에 울고 웃는 해운업계는 업황 변동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5일 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9일 기준 1198.21포인트로 전주(1398.11포인트)보다 14.3%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SCFI가 1200포인트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23년 12월 15일(1093.52포인트) 이후 1년 9개월 만이다. 특히 전주 대비 SCFI 하락률은 2015년 11월 12일(-15.1%) 이후 9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SCFI는 상하이해운거래소(SSE)가 집계하는 상하이 수출 컨테이너 운송 시장의 15개 항로 스팟 운임을 반영한 운임 지수로, 대표적인 글로벌 해상운송 운임 지표다. SCFI와 달리 중장기 계약까지 포함하는 중국컨테이너운임지수(CCFI)도 지난 19일 전주보다 0.5% 하락한 1120.23포인트로 나타났다.

문제는 전 세계적인 해상운임 하락세가 꾸준하게 나타나고 있는 점이다. 올해 2분기 평균 SCFI는 전년 동기 대비 37.4% 하락한 1645.4포인트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와 비교해도 6.6% 하락한 수준이다. CCFI는 올해 2분기 1162.4포인트로 전년 동기 대비 19.2% 내려갔고, 지난 1분기보다는 13.9% 하락했다.

올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촉발된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컨테이너 물동량 감소와 컨테이너선 공급 과잉 등이 운임 하락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홍해 사태를 비롯한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과 중국 간 물동량 증가로 해상운임이 고공 행진했던 것과 대조된다.

NH투자증권은 “SCFI 지수는 2016년 이후 주간 단위로 역대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며 “미주 서안이 31%, 동안이 23% 하락하는 등 미주 노선 운임이 급락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도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세계 경기 둔화와 미국 관세 영향에 의한 인플레이션으로 컨테이너 물동량이 대폭 둔화하는 상황”이라며 “올해 중으로 연초 선복량 대비 6% 이상의 신조선 인도까지 이뤄지면 시황 악화는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당장 오는 10월 중순부터 중국산 선박에 입항 수수료를 부과할 예정인 만큼 글로벌 물동량 감소에 따른 해상운임 하락세 심화가 예상된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미국으로 직접 들어가는 물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면서 “물량이 제3국으로 우회해 미국으로 들어갈 수도 있겠지만, 그 흐름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원혁 HMM 대표이사 사장.<사진제공=HMM>
최원혁 HMM 대표이사 사장.<사진제공=HMM>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HMM을 중심으로 한 해운업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HMM은 올해 2분기 매출 2조6227억원, 영업이익 2332억원, 순이익 471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보다 매출은 1.5% 줄었고, 영업이익은 63.8% 급감했다. 이 기간 순이익도 28.7% 쪼그라들며 2000억원에 육박하는 손실을 봤다. 지난 상반기 평균 SCFI는 1701포인트로 전년 동기 대비 27% 하락했다.

HMM이 글로벌 해운 시장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있으나, 지역별 수요 변화에 따른 공급망 혼잡 지속 등으로 상황은 여의치 않을 전망이다. HMM 관계자는 “지역별 수급 변화에 대응한 탄력적 선대 운용, 벌크화물 장기 운송계약 등 안정적 수익 기반 확보, 선박 효율 개선을 통한 비용 절감으로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 대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HMM은 지난해 9월 발표한 ‘2030 중장기 전략’에 따라 선대 확장을 계속 추진한다. 컨테이너선은 9000TEU급 메탄올 연료 친환경선 9척 중 잔여 7척의 인도를 내년 상반기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벌크선은 2023년 발주한 총 7척의 자동차운반선(PCTC)이 이달부터 인도되며 다목적선(MPV) 4척, 화학제품선(MR탱커) 2척 등 총 13척의 벌크선을 확보한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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