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주총서 보수 한도 90억원→200억원 상향
서진석 “임원이 받는 보수 증가 아니다” 강조했으나
서정진·서진석 부자, 전년 대비 보수 34.7억원 더 받아
셀트리온 “매출 증대에 기여해 성과 보수 높게 책정”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좌), 서진석 셀트리온 대표(우). <사진제공=셀트리온>
지난해 셀트리온 서정진·서진석 부자가 총 64억원의 보수를 받았다. 전년 29억7400만원에서 34억7300만원이 더 늘어난 것이다.
서진석 셀트리온 대표가 지난해 정기주주총회에서 “보수 한도 증액 안건은 한도만 늘리는 것이기 때문에 현재 임원이 받는 보수의 증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보수가 증가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창업주 서정진 셀트리온 그룹 회장은 지난해 보수로 43억7700만원을 받았다. 이는 전년(12억2500만원) 대비 257.3% 증가한 금액이다.
서 회장의 장남인 서진석 대표도 지난해 20억70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이는 전년(17억4900만원) 대비 18.4% 증가한 것이다.
이는 셀트리온 이사 보수 한도가 지난해 9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상향한 영향이 크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3월 주총에서 셀트리온헬스케어와의 합병으로 인해 등기임원 수가 9명에서 12명으로 늘어난 것을 이유로 이사 보수 한도를 9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상향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당시 국민연금과 일부 주주들은 이 안건에 반발했으나 120억원 내에서 이사 보수를 지급하라는 주주연대 측의 요구를 서 대표가 수용하면서 순조롭게 통과됐다.
서 대표는 주주연대 측과의 약속을 지켰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지급된 이사 보수총액은 112억8200만원으로 약속한 120억원 내에서 집행됐다. 그러나 보수 한도 증액이 임원 보수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서 대표의 말은 지켜지지 않았다.
지난해 서정진 회장과 서진석 대표는 성과보수가 크게 늘었다. 지난해 서정진 회장의 보수 세부내역을 살펴보면 급여 15억1900만원, 상여금 4억원, 성과보수 24억5630만원, 기타근로소득 200만원을 수령했다. 이 중 성과보수는 전년(9억6200만원) 대비 155% 늘었다.
서진석 대표는 지난해 급여 8억5700만원, 상여금 400만원, 성과보수 12억540만원, 기타근로소득 390만원을 받았다. 성과보수는 전년(9억2660만원) 보다 30% 올랐다.
이외에도 등기이사인 기우성 부회장도 보수가 올랐다. 기 부회장이 받은 지난해 보수 총액은 20억8900만원으로 전년(17억7500만원) 대비 17% 증가했다. 보수 내역을 구체적으로 살펴봤을 때 기 부회장은 급여 8억5700만원, 상여금 400만원, 성과보수 12억2260만원, 기타근로소득 520만원을 받았다.
셀트리온은 서 회장의 경우 2023년 상대적으로 낮은 보수를 수령했었고, 서 회장과 서 대표 모두 지난해 셀트리온 매출 성장에 큰 기여를 한 인물이기에 성과 보수를 높게 책정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2023년에 서정진 회장님이 경영일선으로 복귀하며 주주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상대적으로 낮은 보수를 수령하며 업무를 수행했었다”며 “지난해 매출 63% 성장하는 등 실적 목표 달성에 대한 기여도를 감안해 성과 보수를 비롯한 올해 급여를 책정했다”고 말했다.
한편, 서진석 대표는 2024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매출 3조5000억원을 달성한 다음에 주주들의 동의를 얻은 뒤 이사 보수 추가 집행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매출 3조5573억원으로 목표를 달성했다. 이에 오는 25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서 대표가 이사 보수 증액에 관한 이야기를 꺼낼지 주목된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지원 기자 / kjw@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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