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노조, 6일 MBK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 개최
“구조조정으로 가치 올린 순간 엑시트하려는 의도”
롯데칠성·LG전자 출하 정지…근로자들 불안 가중

6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디타워 앞에서 마트산업노동조합과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앞줄, 오른쪽 여섯번째)가 MBK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최수빈 기자>
홈플러스 노동조합이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한 홈플러스 대주주 MBK파트너스(이하 MBK)의 책임론을 제기하며 김병주 MBK 회장의 사재 출연을 촉구했다.
6일 마트산업노동조합(이하 마트노조)은 MBK 사무실이 위치한 서울 종로구 디타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기자회견에 강우철 마트노조 위원장과 김광창 서비스연맹 위원장, 안수용 홈플러스지부 위원장,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노란색 조끼에 ‘단결 투쟁’이라는 문구가 적힌 뱃지를 단 복장으로 참석한 노조원들은 ‘약탈적인 투기자본 규제! 홈플러스 죽이는 자산매각 구조조정 반대’라는 현수막을 들고 기자회견에 임했다.
앞서 MBK는 지난 4일 0시 3분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하면서 “신용 등급 하락으로 인한 향후 잠재적 단기 자금 부담을 선제적으로 경감해 홈플러스의 사업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도록 하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가장 먼저 발언에 나선 강우철 위원장은 “홈플러스 상품권은 휴지조각이 되고 있고, 업체의 홈플러스 납품이 중단되고 있다”라며 “기업 사냥꾼 사모펀드에 의해 홈플러스가 산산조각 날 위기에 처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문가들은 회생 신청 이유부터 이상하다고 말하고 있다”라며 “홈플러스는 이미 작년에 흑자전환했고, 기업회생 신청을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마트노조)는 MBK가 결국 구조조정을 칼날을 들이밀 것으로 본다”라며 “김병주 MBK 회장은 홈플러스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 홈플러스를 살릴 방향을 모색하고 자산을 출원해서라도 책임을 다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 측에 따르면 MBK는 홈플러스 인수 이후 10년 동안 매출 상위권에 속한 경기 안산점과 부산 가야점 등 25개의 점포의 영업을 종료했거나 종료할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비효율 점포(실적이 좋지 않은 매장)를 매각하는 것과 반대되는 행보다. 노조 측은 차입금 상환과 이자 비용 충당을 위해 점포를 매각해 홈플러스의 경쟁력이 저하됐다는 입장이다.
김광창 위원장은 “MBK는 기업회생을 통해 부채부담을 줄이고, 구조조정을 완료해 기업 가치를 올릴 것”이라며 “그 순간 홈플러스를 팔고 엑시트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안용수 위원장은 인력감축으로 직원들의 업무 강도가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MBK는 홈플러스 인수 이후 투자금 회수에만 혈안이 돼 고용 비용 감축 과정에서 인력을 감축해 통합 부서로 전환시켰다”라며 “평생 계산만 하던 직원이 점심 때 유통기한을 확인하고, 저녁에 계산대에서 다시 고객을 맞이한다”고 말했다.
이어 안 위원장은 “현재 홈플러스의 전 직원은 정상적으로 출근하고 있지만 납품 중단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면서 “매장이 빌 경우, 당연히 현장에서 근로자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현재 롯데칠성과 LG전자 등 일부 업체는 홈플러스 제품 출하를 일시 정지하기로 결정했다.
MBK의 홈플러스 기업회쟁 절차 개시는 홈플러스 경영진도 사전에 알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위원장은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회사(홈플러스)에서 경영진도 회생 절차를 지난 2일에 알았다고 한다”라며 “관련 자료를 급하게 마련하느라 바빴고, 회사의 입장이 사실이라면 모든 회생 절차는 MBK 혼자 주도해서 하지 않았나”라고 전했다.
한편 마트노조 측은 이날 MBK 관계자와 면담을 요구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
[CEO스코어데일리 / 최수빈 기자 / choi3201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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