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약품 오너 4세 윤인호 부사장, 승계 작업 속도…수익개선·하이로닉 소송 과제

시간 입력 2025-03-05 07:00:00 시간 수정 2025-03-04 18: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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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호, 115만3770주 증여…지분율 2.3%→6.43%
메디쎄이·중선파마 인수 …매출 늘었지만 영업이익↓
120억원 하이로닉 계약금 반환 소송도 해결 과제

윤인호 동화약품 부사장이 윤도준 회장으로부터 지분 승계를 받아 동화약품의 개인 최대주주가 됐다. 윤 부사장은 몇 년 전부터 인수합병으로 사업 다각화에 나서는 등 경영 활동의 보폭을 넓히고 있다. 하지만 최근 감소하고 있는 회사의 영업이익을 끌어올리는 것과 하이로닉 계약금 반환 소송은 그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다.

5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윤도준 회장은 이달 19일 장남인 윤인호 부사장에게 동화약품 주식 115만3770주(4.13%)를 증여할 예정이다. 이번 증여로 윤 부사장의 동화약품 지분율은 2.3%에서 6.43%로 높아지며, 윤도준 회장의 지분율은 5.13%에서 1%로 낮아지게 된다.

뿐만 아니라 윤 부사장은 지주사인 디더블유피홀딩스(15.22%) 다음으로 가장 많은 동화약품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디더블유피홀딩스는 윤 부사장 등 특수관계자가 100% 지분을 보유한 기업임으로 실질적으로 윤 부사장이 동화약품의 지분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윤 부사장은 1984년생으로 미국 위스콘신 매디슨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2013년 동화약품 재경·IT실 과장으로 입사했다. 이후 중추신경계(CNS)팀 차장, 전략기획실 부장, 전략기획실 생활건강사업부 이사 등을 거쳐 2018년 생활건강사업부와 일반의약품(OTC) 사업 담당 상무로 승진했다. 2019년에는 등기임원 자리에 오르며 이사회에 합류했고 2022년부터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으며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윤 부사장이 부사장으로 오른 2022년부터 동화약품은 외형 성장을 지속해왔다. 동화약품의 연결기준 매출은 2022년 3404억원, 2023년 3611억원, 2024년 4648억원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다만, 내실을 다지진 못했다. 동화약품의 영업이익은 2022년 299억원, 2023년 187억원, 2024년 134억원으로 점차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윤 부사장의 인수합병을 통한 사업다각화 방안이 동화약품의 외형 성장에는 큰 도움이 됐지만 아직 수익성으로는 연결되지 못했다고 평가한다.

동화약품은 2020년 척추 인플란트 전문업체 ‘메디쎄이’를 시작으로 2023년 베트남 약국 체인 ‘중선파마’를 인수했다. 윤 부사장은 이들의 인수합병에 앞장선 것으로 알려졌다.

메디쎄이는 동화약품에 인수 이후 2021년 208억원, 2022년 244억원, 2023년 263억원으로 점차 매출이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021년 35억원, 2022년 34억원, 2023년 23억원으로 줄었다.

중선파마 지분 확보 이후 동화약품의 의약품 유통체인 부문은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이 542억원이었다. 그러나 초기 사업 확장 비용 등으로 34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중선파마의 인수는 지난해 동화약품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실적 악화에 대해 “베트남 의약품 유통체인 연결 손익 계상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라고 밝혔다.

윤 부사장은 2024년 미용기기업체 ‘하이로닉’의 인수도 추진했다. 그러나 앞서 말한 두 인수합병 사례에 비해 하이로닉 인수는 득보단 실이 컸다. 동화약품은 현재 하이로닉의 인수를 철회한 상태다. 동화약품은 인수 과정에서 하이로닉에 계약금 120억원을 지불했는데, 실사과정에서 이견이 발생하면서 동화약품은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후 하이로닉이 계약해지의 책임이 동화약품 측에 있다는 이유로 계약금 반환을 거부했고 동화약품은 하이로닉을 상대로 계약금 반환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동화약품의 현금흐름이 악화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동화약품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22억원으로 전년(947억원) 대비 76.58%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단기차입금도 231억원으로 전년(4억원) 보다 5675% 증가했다.

일각에서는 윤 부사장이 지분율 확대와 경영 참여 등으로 오너 4세 경영이 곧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윤 부사장이 대표에 오르기 위해서는 인수한 사업들을 바탕으로 수익성을 개선하고 하이로닉 계약금 반환 소송을 잘 마무리해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윤 부사장의 대표 선임에 대해 “아직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지원 기자 / kjw@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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