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국, 한양정밀 지분까지 포함하면 23% 확보
주식처분 오너일가 지분율 25%…1.69%p 차이
4자연합 “3월 주총 이후 전문경영인 계획 발표”

(왼쪽부터)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임주현 한미약품 그룹 부회장, 송영숙 회장. <사진제공=한미약품>
경영권 분쟁을 겪으며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지분율은 상승한 반면, 오너일가의 지분율은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한 주식 매도로 하락했다.
다만 오너일가의 지배력 약화가 우려되나 신 회장과 모녀 측이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과 관련해 같은 주장을 하는 만큼 당분간의 갈등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은 지난 18일 킬링턴 유한회사로부터 한미사이언스 주식 100만주를 장외매수했다. 1주당 매입가는 3만5000원으로 총 취득금액은 350억원이다. 거래 예정일은 내달 20일이다.
이번 주식 거래가 마무리되면 신동국 회장의 지분율은 14.97%에서 16.43%로 상승한다. 신 회장의 지분율은 경영권 분쟁 시작점인 지난해 1월 12.15%였으나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임종윤 코리그룹 회장, 킬링턴 유한회사 등으로부터 지분을 매수하며 4.28%p 올랐다.
반면, 오너일가는 상속세 재원 마련 등을 이유로 주식을 매도하면서 지분율이 하락했다. 작년 1월 기준 송영숙 회장은 11.66%였으나 현재 4.99%로 6.67%p 떨어졌다. 같은 기간 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은 10.20%에서 9.15%로 1.05%p 줄었다.
경영권 분쟁에서 패배한 형제의 지분도 크게 줄었다. 장남인 임종윤 회장은 9.91%에서 4.47%로 5.44%p 감소했으며 차남인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사장은 10.56%에서 6.46%로 4.1%p 하락했다.

19일 기준 한미사이언스 지분율. <사진제공=김지원>
종윤·종훈 형제의 매도는 1년간 이어진 경영권 분쟁의 끝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임종윤 회장은 지난해 12월 한미사이언스 주식 45만6559주(0.67%)를 장내 처분했다. 또한 같은 달 한미사이언스 주식 341만9578주(5%)를 신 회장과 킬링턴에 1265억원에 장외 매도했다.
임종훈 사장은 지난 18일 킬링턴 유한회사에 주식 192만주(2.81%)를 매도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이날은 신 회장이 킬링턴 유한회사로부터 100만주를 매수한 날과 같은 날로 오는 28일 거래가 마무리되면 임종훈 사장의 주식 절반 가량이 신동국 회장에게 넘어가는 것과 같다.
신동국 회장의 지분 매수가 계속될수록 오너일가의 지배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 내달 지분 거래가 성사되면 신 회장의 지분율은 한양정밀 지분(6.95%)를 포함해 23.38%이다. 오너일가의 지분율은 25.07%로 신 회장과 오너일가의 차이는 1.69%p이다. 만약 킬링턴의 지분이 신동국 회장에게 전부 매수된다면 신 회장의 지분율은 31.76%로 오너일가의 지분 합계를 넘어서게 된다.
신 회장의 지분이 오너일가보다 많으면 향후 신 회장과 오너일가 사이에 의견 충돌이 생겼을 때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 그러나 신 회장이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한 모녀 측과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에 대해 같은 의견을 내고 있는 만큼 당분간은 갈등 없이 평화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그룹은 지배구조 최상단에 가족위원회 등을 두고 여기서 선임한 전문경영인을 통해 회사를 운영하는 ‘머크식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한미약품그룹 관계자는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 이후에 전문경영인 체제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나올 것”이라며 “4자연합(송영숙, 신동국, 임주현, 킬링턴 유한회사)은 한미의 영속과 발전이라는 ‘일치된 방향성’의 가치를 위해 흔들림 없이 상호 간 협력과 소통, 협치를 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지원 기자 / kjw@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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