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니바이오 지분 21% 인수…400억원 투자
인수 기업, 영업적자 151억·당기순손실 299억원
GMP시설 보유·투명한 균주 출처 등이 인수 요인

이니바이오 부천 공장 사진. <사진제공=이니바이오 홈페이지>
녹십자웰빙이 400억원을 투자해 보툴리눔 톡신 기업 ‘이니바이오’를 인수했다. 이는 이니바이오가 연간 900만 바이알이 생산 가능한 GMP시설과 확보가 까다로운 보툴리눔 톡신 균주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녹십자웰빙은 이니바이오의 경영권이 포함된 지분 127만250주를 취득할 예정이다. 지분비율은 21.35%이며 취득 예정일은 오는 4월 4일이다.
녹십자웰빙은 이번 지분 확보를 위해 400억원을 투자했다. 이중 200억원은 전환사채를 발행해 인수 자금을 마련했다.
인수 대상인 이니바이오는 2017년 설립된 바이오 의약품 기업으로 설립 이후 보툴리눔톡신 제제 개발에 주력해왔다. 주요제품은 보툴리눔톡신 제제 ‘이니보’로 2023년 7월 국내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이니바이오는 ‘이니보’ 이전까지 상용화된 제품이 없었다. 따라서 회사는 적자를 계속 지속해왔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니바이오의 영업손실은 2019년 85억원, 2020년 104억원, 2021년 124억원, 2022년 95억원, 2023년 151억원으로 꾸준히 적자를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2019년 84억원에서 2023년 299억원까지 늘었다.
누적된 적자에도 녹십자웰빙이 이니바이오 인수를 택한 것은 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 생산시설(GMP)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녹십자웰빙은 충북 음성에 영양주사제 의약품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으나 보툴리눔톡신 제재를 생산하려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다시 받아야 한다.
경기도 부천시에 위치한 이니바이오의 GMP시설의 생산량은 연간 최대 900만 바이알(유리병)이다. 종전 연간 최대 200만 바이알이었으나 신규라인 허가(2024년 7월)에 따라 설비투자(CAPEX) 규모가 확대됐다. 이는 국내 단일공장으로는 최대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춘 것이다.
또한 ‘이니보’의 균주 출처가 확실하다는 점도 한몫했다. 이니보 균주는 스웨덴의 미생물 분양 기관이자 균주 은행인 CCUG(Culture Collection University of Gothenbur)에서 확보했다.
보툴리눔 톡신은 보툴리눔 균에서 뽑아낸 독소을 정제해 원액으로 쓰는 미용 치료제다. 정제 기술 자체는 그렇게 어렵지 않지만 보툴리눔 독소는 청산가리의 20만 배 이상으로 독성이 강해 균주 확보 및 상업화가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자체적으로 균주를 확보했다고 밝힌 기업은 20여개사를 넘는다. 심지어 일부 기업은 불분명한 균주 출처로 인해 소송까지 벌어졌다. 이렇다보니 녹십자웰빙은 ‘이니보’가 국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균주 출처 논란에서 자유롭다고 보고 이니바이오를 인수하게 됐다.
녹십자웰빙은 자사의 영업망, 브랜드, 마케팅 역량과 이니바이오 R&D 및 생산능력의 시너지를 통해 에스테틱(톡신, 필러, 스킨부스터) 포트폴리오를 구축해나갈 예정이다.
녹십자웰빙 관계자는 “두 기업의 협업으로 에스테틱 품목의 브랜드 인지도를 향상시킬 계획”이라며 “해외 사업까지 확장해 국내외 매출 견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지원 기자 / kjw@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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