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출 5982억원 …올해 두 배 이상 올려야 목표 달성
제약 부문 매출 몇 년간 두 자릿수 이상 증가했지만 역부족
신사업으로 추진했던 건기식·화장품사업 매출기여도 낮아

백인환 사장(좌측), 대원제약 본사(우측). <사진제공=대원제약>
2025년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내걸었던 대원제약 오너 3세 백인환 사장의 포부가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근 몇 년 간 제약부문 매출이 10% 이상 고속성장을 하고 있지만, 외형 확대를 위해 인수했던 극동에치팜과 에스디생명공학은 매출 성장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원제약의 연결기준 지난해 매출은 5982억원으로 전년(5270억원) 대비 13.5% 증가했다.
대원제약은 2021년부터 매년 두 자릿수 이상 매출이 늘고 있다. 대원제약의 2021년 매출액은 3542억원으로 전년(3085억원) 대비 14.81% 증가했다. 2022년에는 35.2%(3542억원→4789억), 2023년에는 10.0%(4789억원→ 5270억원)가 늘었다.
고속성장이 이어지자 백인환 사장은 2023년 경영 총괄사장으로 취임할 당시 “2025년까지 연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백 사장의 선언대로 올해 1조원을 달성하려면 매출이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늘어나야 한다. 하지만 이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최근 10년간 대원제약의 연평균 성장률 12.7%를 적용하면 올해 매출은 대략 6740억원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매출 증대를 위해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 등으로 사업다각화를 펼치고 있지만 이들의 성적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2021년 141억원을 주고 인수한 건강기능식품 기업 극동에치팜(현 대원헬스케어)은 대원제약에 인수되기 전인 2020년을 기점으로 실적 성장세가 꺾였다. 2014년 125억원이던 매출액은 2019년 272억원으로 2배 넘게 늘었으나 2020년 235억원으로 줄었다. 이후 2021년 254억원, 2022년 259억원, 2023년 265억원으로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200억원대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1~3분기 누적 매출은 219억원이다.
화장품 제조 전문기업 에스디생명공학도 상황이 비슷하다. 에스디생명공학은 대원제약이 2023년 400억원을 투자해 인수했다. 에스디생명공학은 중국에서 마스크팩 사업이 호조를 보이며 2019년과 2020년 연매출 1500억원대를 기록했지만 코로나19 이후 현지 영업 부진으로 인해 지난해 344억원까지 줄었다.
지난해 1~3분기 누적 기준 화장품부문과 건강기능식품부문의 매출 비중은 대원제약 전체 매출의 6.2%, 4.8%에 불과하다.
대원제약도 올해 매출 1조원 목표 달성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대원제약 관계자는 “올해 매출 1조원 넘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 같다”며 “에스디생명공학 인수, R&D 투자 등을 통해 매출 1조원 목표 달성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대원제약이 외형을 키우려면 M&A 외에 다양한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했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대원제약은 자체 실적 성장과 M&A를 통해서 연결 외형 5000억원대의 중형제약사로 도약하는데 성공했었다”며 “하지만 매출 1조원의 대형 제약사에 진입하려면 기술도입(L/I), 레거시 품목 인수, 신약개발 등의 성장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지원 기자 / kjw@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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