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4사, 지난해 1~3분기 일제히 적자
‘재무전문가·외부인사’ 신임 대표로 선임
롯데는 ‘다이궁’ 손절·신세계 부산점 철수

국내 면세점 4사가 올해 ‘적자 탈출’ 승부를 벌이게 됐다. 지난해 롯데, 신라, 신세계, 현대 등 국내 주요 면세점 4사 모두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은 올해 수익성 제고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1~3분기 922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전년 동기(영업이익 318억원) 대비 적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조 4478억원으로 전년 동기 (2조 2446억원)에서 9.1% 증가했다.
또한 같은 기간(지난해 1~3분기) 신라면세점은 373억원, 신세계면세점은 4억원, 현대면세점은 17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4분기에도 업황이 안좋아 뚜렷한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 면세업계는 엔데믹 이후 보복 소비 현상으로 수익성이 잠시 회복 조짐을 보였으나 지난해 물가인상과 고환율 등으로 소비자 지갑이 닫히면서 고전하고 있다.
이에 면세점들은 올해 매출 증대보다 수익 제고를 위한 내실 다지기에 돌입했다. 이들은 앞서 지난해부터 희망퇴직, 대표교체, 주력 점포에 집중하는 전략을 전개해왔다.
롯데면세점은 최근 면세점 최대 고객인 중국 보따리상 다이궁(代工)과의 손절을 선언했다. 대신 자유여행객과 여행사를 겨냥한 마케팅을 강화한다. 매출 감소를 감수하더라도 영업 손실을 줄이겠다는 판단이다.
앞서 롯데면세점은 지난해부터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고 희망퇴직과 일부 지점 폐업을 감행했다. 또한 체질 개선을 위해 인사·재무 전문가인 김동하 신임 대표를 선임했다.
김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과거 면세점이 볼륨 중심의 성장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수익성 중심의 경영 활동을 추진할 시점”이라며 “거시적 관점에서 사업성을 재검토하고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해 중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신라면세점은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3년 만에 면세점 수장을 교체했다. 면세점 수장 교체는 지난 2021년 김태호 부문장 선임 이후 3년 만이다. 재무 전문가인 김준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면세(TR) 부문장으로 위촉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이번 인사를 통해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사업의 안정화를 도모하는 한편 핵심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세계면세점 오는 24일부터 2012년부터 운영해온 신세계면세점 부산점 영업을 중단한다. 대신 호텔 체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캐세이퍼시픽, 남방항공 등 굵직한 여행·항공사와 제휴를 강화하고 있다.
곽종우 신세계디에프 마케팅 담당은 “개별관광객을 선점하고,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해 나갈 것”이라며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지속적인 성장 동력 발굴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면세점은 본업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기존의 순혈주의를 깨고 외부 인물인 박장서 신임 대표를 임명했다.
면세 사업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사명에서 ‘백화점’도 뗐다. 업계 후발주자로 규모의 경제 효과를 보기 위해 몸집도 키우고 있다. 시내면세점 동대문점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마뗑킴·마리떼프랑소와저버 등의 K브랜드를 유치하고, 인천공항점에는 루이비통, 샤넬, 발렌시아가 등의 주요 명품 브랜드를 유치했다.
현대면세점 관계자는 “사명 변경과 함께 경쟁력 있는 브랜드 유치와 국내외 마케팅을 강화할 방침”이라며 “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해외 진출 등 사업 확장도 적극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연지 기자 / kongz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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