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발주자인데다 생산 규모 작아 수주에 어려움
제임스 박 대표와신유열 부사장 풀어야할 숙제
“올해 내로 수주 목표…품질에서 차별화 둘 것”

16일(현지시각) 열린 JP모건 컨퍼런스에서 제임스 박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바이오로직스>
의약품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에 뛰어든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아직까지 수주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후발주자인데다 경쟁업체에 비해 생산 규모가 작기 때문에 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고 있다.
20일 롯데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착공한 인천 송도에 바이오캠퍼스 1공장은 오는 2027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1공장은 연면적 20만2285㎡ 부지에 각 12만리터의 생산 공장 3개와 함께 부속 건물이 들어설 예정이다. 전체 가동 시 생산 역량은 36만리터다.
송도 1공장이 2027년 계획대로 상업 생산을 시작하려면 그 이전에 수주 계약이 이뤄져야 한다. 공장이 완공된 이후에 수주를 하면 그만큼 공장 가동이 지체돼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지난 2022년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로부터 1억6000만달러(약 2020억원)에 인수한 미국 시러큐스 공장도 추가 수주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 공장의 생산 역량은 4만리터다.
롯데바이로직스는 인수 당시 2800억 규모의 BMS 계약을 3년간 승계 받는 조건을 체결했었다. 그러나 이 계약은 올해 만료 예정으로, 향후 공장 가동을 위해서는 재계약 또는 추가 수주가 필요한 상황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BMS의 계약이 끝나는 시점에 맞춰 추가계약 또는 재계약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수주가 쉽지 않은 것은 우선 생산 규모가 경쟁사에 비해 작기 때문이다. CDMO 기업에게 생산 규모는 경쟁력으로 꼽힌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현재 가동 중인 4공장까지 60만4000리터이다. 오는 2월 완공을 앞둔 5공장을 포함하면 총 78만4000리터로 늘어난다. 그러나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송도 바이오캠퍼스 1공장(36만리터)과 시큐러스 공장(4만리터)를 합치면 총 40만리터에 불과하다.
후발주자인 점도 걸림돌이다. CDMO 시장은 트랙레코드(제조 실적과 경험)가 중요한 만큼 기존의 사업을 추진하지 않은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계약 체결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특히 이미 론자, 우시바이오,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CDMO 시장을 꽉 잡고 있는 글로벌 바이오 기업들이 있어 틈새시장을 파고들어야 한다.
최근 제임스 박 대표와 롯데 3세 신유열 부사장이 함께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를 찾은 것도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취임한 제임스 박 대표는 CDMO 수주를 통해 성과를 보여야만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2022년 롯데바이오로직스 설립 이후 회사를 이끌어 온 이원직 전 대표이사 교체 배경이 성과 부진이었기 때문이다. 박 대표 또한 이전 지씨셀에 있을 때 실적 부진으로 질책을 받았던 만큼 신규 CDMO 수주는 경영 능력 입증에 꼭 필요한 수순이다.
제임스 박 대표는 16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고 있는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올해 내로 수주 성과를 보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 겸 부사장을 맡고 있는 롯데 3세 신유열 부사장도 그룹 승계 입지 다지기를 위해서 성과가 필요한 상황이다. 신유열 부사장은 지난해 말 롯데에 입성한 지 2년 만에 별다른 성과 없이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한 바 있다.
한편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생산 규모가 작은 만큼 품질 측면에서 차별화를 두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미국 시러큐스 바이오 캠퍼스 생산 역량 및 노하우를 적극 활용하는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지원 기자 / kjw@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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