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 올해도 가시밭길…LF·신세계인터·세정, 각양각색 활로 모색

시간 입력 2025-01-08 17:45:00 시간 수정 2025-01-08 17:07:46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삼성패션연구소, 올해 패션 시장 규모 1~2%대
LF, 해외 시장 확대 중점…세정, 인공지능 활용
신세계인터내셔날, 뷰티로 글로벌 확장 적극 추진

신세계인터내셔날 청담사옥 전경. <자료=신세계인터내셔날 제공>

패션업계가 경기 불황과 기후 영향 등으로 이중고를 겪어왔다. 이에 업계는 부진한 사업 정리에 나섰지만, 올해 채용 규모까지 대폭 줄일 전망이다. 여기에 패션 시장이 전년도와 마찬가지로 저성장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계는 자사의 경쟁력 확보와 수익 다각화 등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부심 중이다.

◇고물가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실적 부진…·일부 사업 정리하기도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 부문의 지난해 1~3분기 누적 기준 매출은 1조4632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5058억원보다 2.82%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1273억원으로, 전년 동기 1478억원보다 13.87% 감소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패션·라이프스타일 부문의 지난해 1~3분기 누적 기준 매출도 6216억원으로 전년 동기 6788억원보다 8.42% 감소했으며, 영업이익도 123억원으로 전년 동기 177억원보다 30.5% 감소했다.

성수기로 꼽히는 지난해 4분기 역시 늦게 찾아온 한파로 인해 부진한 실적이 예상된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국내 의복 판매액은 4조82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6% 감소했다.

패션 업계 불황의 배경으로 계속되는 내수 부진으로 인한 소비 위축이 꼽힌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과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의류와 신발 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한 11만4000원을 기록했다. 소비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9%로, 역대 최소 수준이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상품과 서비스 소비 중 상품소비가 금리에 더 민감하다”라며 “고금리 영향으로 자동차, 가구, 의류 등 상품소비가 부진하게 나타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업황 부진으로 일부 기업은 일부 사업을 정리하기도 했다. 코오롱FnC는 지난해 상반기 ‘럭키슈에뜨’의 자매 브랜드 ‘럭키마르쉐’ 영업을 종료한데 이어 하반기에는 남성복 브랜드 ‘프리커’와 여성복 브랜드 ‘리멘터리’도 운영을 종료했다. 삼성물산 패션 부문 역시 지난해 상반기 메종키츠네 골프 라인을 철수했다.

◇해외 진출부터 수익 다각화 집중…포트폴리오 대혁신까지 예고

올해도 이같은 분위기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패션 업계는 인력 감축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가 249개 의류·패션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국내 의류패션 기업들은 전년도 2516명 대비 81% 감소한 488명을 신입으로 채용할 계획이다. 경력 채용 규모 역시 2533명에서 995명으로 대폭 감소했다.

박순호 세정그룹 회장. <자료=세정그룹 제공>

여기에 삼성패션연구소 자체 조사 결과, 올해 경제적 불확실성에 의해 패션 시장의 성장 규모가 1~2%대에 그치는 것으로 점쳐지면서 업계는 각기 다른 대응 전략을 수립 중이다.

LF는 해외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오 회장은 시무식 당시 “‘주력 사업과 브랜드 중심의 투자’에 집중하고, ‘해외 시장 확대’를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특히 LF가 전개하는 헤지스는 올해 브랜드 론칭 25주년을 맞아 ‘글로벌’과 ‘영’을 키워드로 정했다. 헤지스는 매장을 오픈한 중국과 베트남 등 아시아를 넘어서 중동과 인도 시장까지 진출하겠다는 포부다.

세정그룹은 올해 사업 포트폴리오의 대혁신을 예고했다. 박순호 세정그룹 회장은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올해는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과 디지털 전환 가속화 등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해 그룹의 잠재력을 발휘할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접목한 창의적 사고 강화와 고부가가치 활동 중심의 일하는 방식 혁신을 주문했다.

신기술 접목의 경우 ‘DT'(Digital Transformation) 경영을 통해 사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3D 패션디자인 그래픽 툴로 제품의 패턴과 봉제, 핏 등 의류 제품을 구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세정은 현재 3D 패션디자인 그래픽 툴 ’클로‘를 도입해 업무 효율성 강화를 꾀하고 있다.

뷰티 카테고리를 확장하려는 기업도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12월 27일 기업 공시를 통해 기업가치제고 계획을 발표하면서 “코스메틱 브랜드를 중심으로 미국, 일본, 중국 등 글로벌 확장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25년 정기 인사를 통해 화장품 사업 부문 강화 차원에서 브랜드 별로 총괄 담당 임원을 배치하는 ‘레이블제’를 도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최수빈 기자 / choi32015@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