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전환·상속세 마련 목적으로 자사주 처분
정지선 524억원·서경배 631억원 가족들에 증여
국내 유통·식음료 기업 오너들 증 현대백화점, 롯데, 농심 오너들의 주식 처분액이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대표 김경준)가 올해 지정 대기업집단 88곳 중 동일인(총수)이 있는 대기업집단 71곳을 대상으로 오너 일가의 계열사 주현식 취득·처분 현황을 조사한 결과, 2023년 1월부터 올 6월까지 18개월 동안 현대백화점그룹 오너일가는 총 3222억원 규모의 지분을 매각한 것으로 조사된다.
오너 개인별 처분액은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1809억원)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1017억원) △신영자 롯데재단 의장(676억원) △정몽근 현대백화점그룹 명예회장(395억원) △김낙양 고 신춘호 농심 창업주 부인(354억원) 순으로 많았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작년 11월 현대지에프홀딩스를 출범하고 지주회사 체제로 공식 전환했다. 이 과정에서 오너일가 3인은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 주식을 처분하고 현대지에프홀딩스 주식을 취득했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이 함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이어 신영자 롯데재단 의장은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롯데지주·롯데웰푸드 등의 지분 676억원 가량을 매각한 것으로 알려진다. 또 농심그룹 창업주인 고 신춘호 창업주 부인 김낙양씨가 농심 계열사 지분 208억원 규모를 처분했다.
대기업집단 오너일가 주식 취득은 지주사 전환에 드라이브를 건 현대백화점그룹 오너일가 3인이 가장 많았다. 이들 3인은 주식취득 규모는 총 3222억원이다.
그 다음으로는 BGF그룹 오너 일가 홍정환·홍석준이 계열사 에이치아너스에서 각 264억원씩 취득했다. 홍석준 보광인베스트 회장이 지배하고 있는 경영 컨설팅 업체 에이치아너스는 실질적 매출 발생 없이 M&A등을 목적으로 세운 회사다.
유통·식음료 기업 오너 일가중 상속·증여가 있던 곳은 아모레퍼시픽과 현대그린푸드 두 곳이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차녀 서호정 씨에게 아모레퍼시픽그룹 주식 631억원어치를 증여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현대그린푸드 지분 524억원을 부인과 자녀, 조카들에게 나눠 증여했다. 부인 황서림씨와 자녀 정창덕씨, 정다나씨는 각각 121억원의 주식을 받았고, 조카이자 정교선 부회장의 자녀인 정창욱, 정창준, 정창윤도 각각 54억원씩을 받았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정지선 회장 보유 개인 재산에 대한 단순 증여로 알고 있다”며 “이미 단일지주회사 체제를 구축한 상황에서 이뤄진 증여인 데다, 지주회사가 아닌 계열사 지분 증여란 점에서 경영권 승계와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연지 기자 / kongz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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