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비용에 발목잡힌 인터넷은행, ‘다각화’ 이끈 카카오뱅크는 선방

시간 입력 2024-07-16 09:00:00 시간 수정 2024-07-15 17: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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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수수료비용 1207억원…1년 전보다 22.5%↑
수수료면제 정책에 가입자 늘며 부담 커져
신 시장 ‘외환 서비스’도 수수료 무료 선언

플랫폼 비즈니스에 힘을 준 카카오뱅크를 제외하고 인터넷전문은행의 수수료 사업이 맥을 못추고 있다. 각종 수수료면제 정책으로 가입자를 늘려오면서 비용 부담이 커진 탓이다. 새 격전지로 여겨지는 외환 서비스에서도 수수료 무료를 선언한 만큼, 인터넷은행의 수수료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16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의 수수료비용은 올해 1분기 기준 120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2.5%(222억원) 증가했다.

인터넷은행별 수수료비용은 토스뱅크가 51.6%(138억원) 증가한 405억원으로 증가폭이 가장 컸다.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는 각각 41.8%(33억원), 8.0%(51억원) 늘어난 113억원, 690억원으로 집계됐다.

인터넷은행 3사의 수수료비용은 토스뱅크 출범 이듬해인 2022년 1분기 721억원에서 지난해 1분기 985억원, 올해 1분기 1207억원으로 매년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들 인터넷은행의 수수료비용이 늘어난 배경에는 출범 이후부터 이어진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수수료면제 정책이 자리한다. 영업시간 이후 500원에서 1000원까지 수수료를 받는 시중은행과 정반대 행보다.

오프라인 점포가 없다는 인터넷은행 특성상 사용자는 다른 은행의 ATM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이에 인터넷은행들은 고객 유치를 위해 수수료면제 정책을 시행했으나, 가입 고객 수가 늘면서 비용 부담도 커진 셈이다.

ATM 외에도 제휴카드 사업, 펀드 서비스, 주식계좌 개설 등 사업 다각화로 몸집을 불리고, 관련 서비스 이용자가 늘어난 점도 인터넷은행 수수료비용 증가의 요인으로 꼽힌다.

인터넷은행들은 늘어난 비용만큼 수익을 내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토스뱅크의 수수료순수익은 올해 1분기 기준 158억원 순손실로 지난해 같은 기간 142억원 순손실 대비 적자폭이 커졌다. 케이뱅크의 경우 11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카카오뱅크의 경우 지난해 1분기 7억원 순손실에서 올해 1분기 24억원으로 수수료순수익이 개선됐다. 이는 플랫폼 내 광고사업을 시행하는 등 선제적으로 수익원을 다각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분기 기준 카카오뱅크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800만명으로 은행권 최대 수준이다.

이들 인터넷은행의 수수료비용은 지속해서 증가할 전망이다. 새 수익원으로 여겨지는 외환 서비스 시장에서도 수수료면제 정책을 내세운 탓이다.

토스뱅크는 지난 1월 국내 금융사 최초로 환전과 해외결제, 해외 ATM 출금 수수료를 면제한 외화통장을 출시했다. 카카오뱅크도 최근 달러를 입금하거나 원화로 출금할 때 수수료를 면제하는 신규 외환 서비스 ‘달러박스’를 선보였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고객 확보를 위한 인터넷은행의 ‘제로 수수료’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라며 “유치한 고객을 예·적금이나 대출, 증권 등 다른 상품으로 연계해 수익을 내겠다는 계획이지만, 수익구조를 구축하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걸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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