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매출 14조원’ 벤츠·BMW, 국내 기부금은 ‘쥐꼬리’

시간 입력 2024-04-15 07:00:00 시간 수정 2024-04-12 17:5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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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BMW, 고금리 여파에도 지난해 판매 15만대 돌파
‘사회적 책임 척도’ 기부금, 매출 대비 0.1% 미만 불과
업계 “지속 가능한 미래 성장 위해 적극적인 투자 필요”

‘45억원’.

수입차 업계 투톱인 벤츠와 BMW가 지난 한 해 동안 국내에 내놓은 기부금이다.

벤츠와 BMW는 지난해 경기 침체와 고금리 장기화 여파에도 연간 15만대가 넘는 판매고를 올리며 수입차 시장에서 승승장구했다. 두 회사가 국내에서 거둔 매출만 14조원, 영업이익은 4500억원에 달할 정도다.

반면 지난해 매출 대비 기부금 비중은 0.1%에도 미치지 못했다. 벤츠와 BMW가 국내에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꾸준히 펼치고 있지만, 막대한 수익에 비해 기부금 확대 등 투자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비엠더블유코리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벤츠의 지난해 기부금은 31억원으로, 매출 대비 기부금 비중은 0.04%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BMW의 기부금은 14억원으로, 매출 대비 기부금 비중은 0.02%에 그쳤다.

벤츠와 BMW가 지난해 국내에서 호실적을 거둔 것과 대조된다. 벤츠는 지난해 매출 7조9375억원, 영업이익 2393억원, 순이익 1898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과 비교해 매출은 5.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5.1% 감소했다. 다만 순이익은 6.7% 늘어나 수익성이 개선됐다.

BMW의 경우 지난해 매출 6조1066억원, 영업이익 2139억원, 순이익 1700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전년 대비 매출은 5.5% 늘어났고, 영업이익은 47.7% 증가했다. 특히 이 기간 순이익은 78.9% 급증했다. 불과 1년 만에 순이익을 2배 가까이 늘리며 재무구조 안정화에 성공했다.

BMW 뉴 5시리즈.<사진제공=BMW코리아>

벤츠와 BMW의 실적 개선은 공격적인 신차 출시와 빠른 물량 공급을 통해 국내 판매 방어에 집중한 결과로 분석된다.

BMW는 지난해 5시리즈와 X4 등 간판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고른 인기에 힘입어 8년 만에 수입차 시장 1위를 탈환했다. 벤츠는 지난해 E클래스와 EQE 등 주력 세단과 전기차의 판매를 앞세워 수입차 시장 2위로 밀려났다. BMW와 벤츠의 지난해 국내 판매량은 7만7395대, 7만6697대로 전년 대비 1.5%, 5.3% 감소했으나 수입차 시장 위축 등 변수에도 준수한 실적을 냈다는 평가다.

벤츠와 BMW가 지난해 국내에서 거둔 성과를 고려할 때 거액의 본사 배당금 대비 국내 기부금이 현저히 낮은 점은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목된다. 비록 수입차 업체의 국내 기부가 의무는 아니지만, 사회공헌 활동 등을 통한 기부는 기업 시민으로서의 사회적 책임 실천을 보여주는 중요한 척도이기 때문이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보장받기 위해서라도 미래를 위한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업계는 벤츠와 BMW가 글로벌 전동화 전환에 발맞춰 국내에서도 친환경 중심의 사회공헌 활동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나, 기부에는 다소 소극적이라고 진단했다. BMW와 벤츠가 지난해 르노코리아, KG모빌리티, 한국GM 등 중견 완성차 3사를 제치고 현대자동차·기아에 이어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 3위와 4위에 오른 만큼 향후 기부금 확대 여부가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업체의 배당금은 신차와 서비스 개발 등에 사용된다”면서 “국내 기부에 인색하다는 소비자 인식이 여전한 만큼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 강화 등을 위한 끊임없는 투자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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