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증권사, 부실채권 비율 줄줄이 악화… 키움·삼성 6% 이상 상승

시간 입력 2024-04-11 12:00:00 시간 수정 2024-04-09 16:26:42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지난해 평균 3.2%…평균 1.8%p 상승
해외 부동산 리스크까지 겹쳐 건전성 우려

대형 증권사의 부실채권 비율이 1년 전보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파생상품 미수금 등으로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진 것으로 분석된다.

10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자기자본 기준 상위 10개 증권사의 고정이하자산(부실채권)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평균 3.2%로 집계됐다.

고정이하자산은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을 말하며 비율이 높을수록 건전성이 나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증권사는 채무자의 상환능력에 따라 자산을 △정상 △요주의 △고정이하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5개로 분류하는데 고정이하,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을 고정이하자산에 해당된다.

대형 증권사의 부실채권 비율은 2022년 말 1.4%에 불과했지만 1년 새 1.8%포인트 상승했다. 고정이하자산 규모도 1조7187억원에서 4조3636억원으로 153.9%나 불었다.

중소형사에 비해 대형사는 평균 1%대의 부실채권 비율을 유지해왔기 때문에 건전성 관리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5년간 10개 증권사의 부실채권 비율 평균은 △2018년 말 0.7% △2019년 말 0.7% △2020년 말 1.2% △2021년 말 1.3% △2022년 말 1.4% 등이다.

특히 지난해는 10개 대형사 모두 부실채권 비율이 악화됐다. 키움증권과 삼성증권이 각각 6.4%로 가장 높았고 두 곳 모두 2022년 말 0.4%, 0.5%에서 1년 새 6%포인트나 급상승했다.

2022년 말 기준 부실채권 비율이 가장 높았던 신한투자증권도 4.9%에서 5.3%로 0.4%포인트 추가 상승했다. 한국투자증권도 3.6%로 전년 말(1.2%) 대비 2.4%포인트 올랐고 메리츠증권은 2.9%로 0.5%포인트 상승했다.

KB증권과 대신증권도 비율이 1년 전보다 상승했지만 0%대를 유지했다. KB증권과 대신증권 둘 다 0.7%로 각각 전년 말 대비 0.1%포인트, 0.4%포인트씩 올랐다.

증권사 부실채권 비율은 2022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부동산 PF 부실 리스크로 상승하기 시작했다. 이어 지난해 차액결제거래(CFD) 미수금 증가로 건전성은 더욱 악화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형사는 상대적으로 리스크 관리가 양호한 편이지만 부동산 리스크가 커지면서 대규모 충당금을 쌓는 등 더욱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며 “올해도 증권사에 따라 국내외 부동산과 관련해 추가적인 손실 반영과 충당금 적립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사들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도 높기 때문에 건전성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자본 3조원 이상의 증권사 9개의 주요 부동산 익스포저 만기 도래액은 올해만 6조9000억원에 달한다.

위지원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보고서를 통해 “증권사는 부동산 PF와 해외부동산이 자산건전성 부담 요인”이라며 “올해 대형사는 2024년 해외부동산 만기도래로 인한 대출 리파이낸싱(재융자) 리스크에 노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유진 기자 / yujin@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