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회수불능 채권 4조 돌파…1년새 1.5조원 늘었다

시간 입력 2024-04-11 07:00:00 시간 수정 2024-04-09 16:3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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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연간 대손상각비 4.4조…1년새 54%↑
건전성 중심 금융상품 운영한 현대카드, 유일 감소
대손상각비 늘어났는데…연체율·NPL비율 제자리

지난 몇 년간 2조원대를 유지하던 카드사들의 대손상각 규모가 지난해 4조원대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상에 따라 상환 능력이 약화된 차주들이 늘어난 가운데,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카드사들이 부실채권에 대한 상·매각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연체율과 3개월 이상 연체된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7개 전업 카드사(신한·현대·삼성·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의 지난해 연간 대손상각비는 4조357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2조8385억원) 대비 53.59% 증가한 금액이다.

대손상각비를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연간 대손상각비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삼성카드였다. 삼성카드의 지난해 대손상각비는 9853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5928억원)보다도 66.21% 증가한 금액이다.

뒤이어 △신한카드 8167억원(전년 대비 61.59% 증가) △KB국민카드 7004억원(71.95% 증가) △롯데카드 6454억원(58.58% 증가) △우리카드 4422억원(56.75% 증가) △현대카드 4241억원(1.59% 감소) △하나카드 3455억원(62.34% 증가) 등의 순이었다.

대부분 카드사의 대손상각비가 늘어난 가운데, 현대카드의 경우 유일하게 대손상각비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 금융위기를 전제로 한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와 건전성 중심의 금융상품 운영을 통해 대손상각비가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손상각비란 차주에게 대출을 진행했으나 돌려받지 못하고 손실 처리한 비용을 뜻한다. 연체 기간이 오래돼 회수할 수 없게 된 부실채권을 자산에서 제외하는 절차를 거친 금액이다.

카드사의 경우 추후 발생할 수 있는 부실에 대응하기 위해 대손충당금을 쌓는데, 대출·대출성 상품을 판매한 뒤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되는 부실채권이 발생할 경우 대손상각비로 손실 처리하게 된다. 이는 연체율을 낮추지만, 수익성은 줄어들게 된다.

최근 몇 년 동안 2조원대를 유지하던 카드사들의 연간 대손상각비는 1년 만에 1조5000억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 2019년 2조4972억원을 기록한 연간 대손상각비는 △2020년 2조3931억원 △2021년 2조3734억원 등으로 지속 2조원대를 기록했다.

지난 2022년 2조8385억원으로 2조 후반대까지 늘어나긴 했으나 여전히 2조원대를 지키던 카드사들의 대손상각비는 2023년 들어 큰 폭 늘어나며 4조 규모까지 커지게 됐다.

이는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차주들의 상환 능력이 약화되며 연체율과 NPL비율이 늘어난 영향이다. NPL비율은 3개월 이상 원리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연체돼 사실상 회수 가능성이 낮은 부실채권의 비중을 의미한다.

지난해 말 기준 대환대출을 포함한 연체율 평균치는 1.66%로, 전년(1.24%) 대비 0.42%p(포인트)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NPL비율 평균은 1.10%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0.84%) 대비 0.26%p(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이처럼 카드사들 차원에서도 연체율과 NPL비율이 잡히지 않자 건전성 관리를 위해 부실채권을 대거 정리하며 대손상각비 역시 큰 폭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부실채권 상·매각 규모를 크게 늘렸음에도 건전성 지표는 악화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이다. 카드사의 연체율은 △2022년 3분기 1.06% △4분기 1.24% △2023년 1분기 1.54% △2분기 1.58% △3분기 1.67% 등으로 지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4분기 들어서는 1.66%로 0.01%p(포인트) 낮아지긴 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NPL비율 역시 2022년 1분기 0.77%에서 2분기 0.76%로 소폭 떨어졌으나, △2022년 3분기 0.74% △4분기 0.84% △2023년 1분기 1.04% △2분기 1.05% △3분기 1.09% △4분기 1.10% 등으로 지속 상승했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차주들의 채무상환능력이 약화되면서 부실 채권에 대해 카드사들이 매각/상각을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부실한 채권을 상·매각할 경우 채권 정리를 통해 건전성 관리가 가능하며, 또 채권관리나 추심 등의 비용절감의 효과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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