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컨소시엄 ‘제4인터넷전문은행’ 출사표…케이·카카오·토스와 차별화

시간 입력 2024-04-11 07:00:00 시간 수정 2024-04-11 07: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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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인터넷은행 출범 위한 합종연횡 본격화
중소기업·소상공인·금융소외계층 대상 영업
차별화·자본력 인·허가 관건

제4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위한 각축전이 본격화했다. 기업의 전사적자원관리(ERP) 전문 기업인 더존비즈온이 신한은행과 맞손을 잡고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소소뱅크·KCD뱅크·유뱅크에 이어 네 번째 컨소시엄 등장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위한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기존 인터넷전문은행과의 차별화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더존비즈온이 제4인터넷전문은행 ‘더존뱅크’ 설립을 위한 컨소시엄 구성 막바지 작업에 들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일 인터넷전문은행 신청을 위한 준비를 상당 부분 마무리한 상황이며 신한은행이 더존뱅크 공동 추진을 검토 중이다.

소소뱅크·KCD뱅크·유뱅크 소상공인 전문 은행 가닥…빅데이터·맞춤형 상품 등 차별화 주목

더존비즈온에 앞서 제4인터넷전문은행 준비작업에 뛰어든 곳은 세 곳이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소소뱅크’라는 명칭으로 출범 신호탄을 쐈다. 이어 한국신용데이터의 ‘KDC뱅크’, 현대해상·자비즈앤빌런즈(삼쩜삼)·랜딧이 공동 컨소시엄으로 참여한 ‘유뱅크’가 출사표를 던졌다.

제4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위한 경쟁이 다소 치열해진 만큼 기존 인터넷전문은행과 차별화가 시장진입의 관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가장 먼저 출범에 나선 소상공인연합회는 소소뱅크 컨소시엄(설립준비위원회)을 구성하고 소상공인 특화 은행을 목표로 삼았다.

소소뱅크 설립준비위원회는 기존 소상공인 단체에만 초점이 맞춰있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협력 범위를 넓히고 있다. 금융뿐만 아니라 보안·컬쳐플랫폼·ERP솔루션 등 11개 ICT기업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소상공인 맞춤형 금융상품 개별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소소뱅크 측은 “한국 정책자금이 연간 70조원 가까이 집행되는데 효율적으로 잘 집행해서 소상공인과 소기업에게 효율적으로 잘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게 소소뱅크의 역할과 사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국신용데이터가 주축이 된 KCD뱅크 역시 소상공인 특화전문은행을 지향한다. KCD뱅크의 차별화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보유한 데이터이다. 이들이 제공하는 경영관리서비스 ‘캐시노트’의 경우 지난해 12월 기준 이용 사업장이 130만명을 넘어설 만큼 풍부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한국신용데이터는 연간 450조원 규모에 달하는 분석 거래 정보를 기반으로 소상공인 적시 지원과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춘다는 계획이다.

현대해상과 핀테크 기업 랜딧·자비즈앤빌런즈·트레블월렛 등이 공동으로 참여한 ‘유뱅크’는 금융 소외계층 대상 포용금융 서비스를 개발하겠다는 포부를 보였다. 소상공인뿐만 아니라 시니어와 외국인 등 전통적 금융권 접근이 어려웠던 취약계층으로 대상을 확대한 점이 특징이다. 대형손해보험사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만큼 의료, 보험과 관련된 비금융 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신한은행, 더존뱅크 컨소시엄 긍정적 검토…시중은행 자본으로 판 흔들까

더존비즈온의 도전장으로 제4인터넷전문은행 출범 경쟁이 본격적으로 달아올랐다. 더존비즈온의 경쟁력은 기업 내 생산부터 물류, 재무, 회계, 영업과 구매 등 경영 활동 프로세스를 통합적으로 연계·관리한 ERP가 꼽힌다. 이를 기반으로 재무정보가 부족한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스타트업 대상 포용 금융 은행을 내놓을 계획이다.

더존비즈온 관계자는 기존 컨소시엄과 구별되는 차별화에 대해 “ERP를 클라우드 방식으로 고객사에게 제공하면서 빅데이터를 확보했고 이를 분석할 수 있는 역량도 갖췄다”며 “가명정보 결합전문기관 라이센스 등 기술적 데이터를 통해 재무적 정보가 없어 신용평가가 어려웠던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대상으로 실시간 신용평가가 가능하고 기업데이터로 분석 가능한 혁신금융서비스가 가능한 모델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더존뱅크 컨소시엄 구성에 신한은행이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지면서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KB국민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이 각각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케이뱅크에 지분형식으로 투자한 것과 달리 그간 신한은행은 인터넷전문은행 투자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사업다각화 측면에서 더존뱅크 컨소시엄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더존비즈온과 오랫 동안 디지털과 관련해 협력해왔다보니 검토하고 있긴 하지만 아직 명확하게 확정된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더존비즈온과 오랜 협력 관계를 맺은 신한은행의 참여가 결정될 경우 더존뱅크는 자본 확충 부담을 덜게 된다. 현행법상 인터넷전문은행의 인가를 받기 위해서는 250억원 규모 자본금 요건만 채우면 된다. 다만 이미 시장 장악력을 키우고 있는 기존 인터넷전문은행과 경쟁하기 위해선 해당 자본금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더존뱅크가 안정적인 투자처를 확보한 만큼 인터넷전문은행 인·허가에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이 기존 인터넷전문은행의 대주주로 참여하고 있다는 건 그만큼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자본력이 필수적이라는 걸 말해주고 있다”며 “차별화는 기본이고 시장 진입을 위한 체급을 키우는 일도 따라줘야 출범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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