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이앤씨, 새 대표에 또 건설 경험 없는 ‘LG맨’ …업계 “흔치 않은 일”

시간 입력 2024-04-04 16:54:22 시간 수정 2024-04-04 17:4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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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창민 전 대표 후임에 LG전자 BS사업본부 출신 서영재 전무 내정
DL이앤씨 “새 돌파구 찾아야 해서 사업기획 경험 있는 인물 영입”
업계 “인적쇄신 운운하면서 기업에서 또 영입하는 건 흔치 않은 일”

서영재 DL이앤씨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 <사진제공=DL이앤씨>
서영재 DL이앤씨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 <사진제공=DL이앤씨>

DL이앤씨가 마창민 전 대표이사 사임 후 서영재 LG전자 BS사업본부 IT 사업부장(전무)을 내정했다고 공시했다. 마 전 대표에 이어 또 다시 ‘LG맨’이 새 대표이사에 내정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전임자가 인적쇄신을 위해 사임했는데 전임자와 같은 기업 출신이 또 대표이사로 오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마 전 대표는 DL이앤씨 주주총회를 통해 재선임 됐지만 곧 바로 사의를 표하고 CEO자리에서 내려오게 됐다.

DL이앤씨 측은 마 전 대표의 사임에 대해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건설업종 변화나 경영환경 변화를 위해 용퇴를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 전 대표는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 부문에서 13년간 국내와 미국 법인을 오간 ‘LG맨‘ 출신이자 마케팅 전문가로 꼽혔다. 2021년 DL이앤씨가 분할 이후 첫 대표를 맡은 인물이기도 하다.

마 전 대표의 사임에 따라 DL이앤씨는 새 대표이사에 서영재 사업부장을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한다고 밝혔다. 서 후보자는 내달 10일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새 대표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서 후보자는 1967년생으로 1991년 LG전자에 입사해 비즈니스 인큐베이션센터장으로 신사업 개발을 주도했다. 이후 TV‧AV‧IT사업부장을 거쳐 기획, 재무 등 경영전반을 담당한 ‘전략기획통’으로 꼽힌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서 후보자 내정과 관련 “서 후보자는 LG전자에서 신사업 등 사업 기획에 능통했던 인물”이라며 “건설업이 위기상황에 있는 만큼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사업 기획에 경험이 있는 분을 영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마 전 대표에 이어 또 다시 건설 경험이 전무한 ‘LG맨‘을 선임하는 것에 대한 의문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마 전 대표 선임 당시에도 업계서는 건설업 경험이 전무하다는 점을 들어 우려한 바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번 후보자는 업계에 능통한 ‘건설통’이나 내부 인사로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됐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또 다시 LG전자 출신을 영입하는 것을 두고 DL이앤씨가 LG전자와 새로운 사업을 모색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통 외부서 영입할 때는 어느정도 원거리에 있는 기업이 정보 등 도움을 얻는데 유리한 건 맞지만, 전임자의 실적이 좋지 않았을뿐더러 인적쇄신을 위해 사임했는데도 같은 기업에서 계속 영입하려는 건 흔치않은 경우”라며 “DL이앤씨가 LG전자를 통해 추진하려는 사업이 있거나 준비하는 신사업과 연관성이 있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그룹 차원에서도 DL그룹과 LG그룹은 인연이 깊다. 이해욱 DL그룹 회장의 아내가 LG그룹 고(故) 구자경 명예회장의 외손녀 김선혜 씨이기 때문이다. 김 씨는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사촌지간이다.

마 전 대표와 서 후보자뿐만 아니라 DL이앤씨 내부에는 주택, 토목사업본부, 외주구매 등 다양한 분야에서 LG전자 출신들이 자리를 꿰차고 있다.

올해 주총서 신규 선임된 윤현식 사내이사는 LG전자 MC마케팅커뮤니케이션 실장 출신이며 남용 DL이앤씨 전 이사회 의장은 LG전자 부회장 출신이었다.

이 외에도 황규선 주택사업본부 실장은 LG에너지솔루션 출신이며 사외이사 중에선 이번에 신규 선임된 노환용 LG상록재단 비상임이사가 LG전자 출신이다.

다만 DL이앤씨 측은 이사회와 임원에 LG전자 출신이 많은 것을 두고 출신과 관계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출신과 관계없이 회사의 사업 방향이나 상황에 맞춰 영입한 것”이라며 “내부적으로는 삼성, 두산 등 다양한 기업 출신의 임원들이 있지만 LG전자가 포함돼 있어 거기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수연 기자 / ddun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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