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中 저가 공세에 美 관세까지…내우외환에 ‘시름’

시간 입력 2024-04-04 17:45:00 시간 수정 2024-04-04 16:51:09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中‧日 열연강판 수입, 1년 새 24% 증가…저가 공세 심각  
美 상무부, 오는 5월 상계관세 최종 판정 결과 발표 예정  
철강 시황 부진에 악재 겹쳐…1분기 실적 개선 어려울 듯

국내 철강업계가 내우외환으로 시름하고 있다. 국내에서 중국과 일본 등 수입산 저가 공세가 심화되고 있고, 수출 시장에선 미국의 관세 부담이 늘면서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4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현재 중국과 일본 등 저가 수입 열연강판에 대한 반덤핑 제소 카드를 놓고 고심 중이다.

양사는 지난해 철강 시황 부진과 더불어 중국과 일본산 열연 강판이 국내로 대거 유입되며 수익성이 악화됐다. 중국은 자국의 건설경기 침체로 소화되지 못한 철강재를 저렴한 가격에 한국으로 밀어내고, 일본은 엔저(엔화 약세) 덕을 보고 있는 셈이다.

실제 한국철강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로 수입된 열연강판은 전년보다 24.4% 증가한 422만2000톤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일본산은 221만톤, 중국산은 179만톤으로 각각 전년보다 수입량이 29.9%, 26.0% 늘었다. 두 나라 제품이 전체 수입 물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4.9%에 달한다.

올해도 중국과 일본의 저가 공세는 이어지고 있다. 가격은 한국산에 비해 10% 이상 저렴하다. 수입산 열연 강판 가격은 한국에서 지난 1년 동안 70만원대 후반에서 90만원대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산은 80만원대 후반~100만원대 초반이다.

수입산 저가 공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질 경우, 결국 국내 철강산업의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반덤핑 제소 검토는 하나의 가능한 수단으로, 일단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2후판 공장. <시진제공=포스코>

국내 시장이 수입산 저가 공세로 당하는 사이 수출까지 빨간불이 켜졌다. 미국의 관세 부담이 가중될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미국 상무부는 오는 5월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2021년산 열연강판에 대한 상계관세 최종 판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6차 예비판정에서 포스코는 0.88%, 현대제철은 0.78%의 상계관세를 맞았는데 이에 대한 관세를 확정 짓는 것이다.

미국 정부는 2021년산 냉연·후판·도금강판 등에 대해서도 포스코 0.86∼1.60%, 현대제철에 0.76%∼1.08% 수준의 상계관세를 이미 부과했다. 2022년산 철강 제품 역시 상계관세 부과에 나선 상태다.

여기에 탄소세 부과도 추진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올해부터 철강 제품 등 12개 수입품에 대해 온실가스 배출 1톤당 55달러의 세금을 부과한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아직 세부안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국내 철강사들 입장에선 부담 요인이다.

악재가 겹친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올해 1분기에도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현대제철이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59.24% 줄어든 136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포스코홀딩스 역시 1분기 실적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4분기 일회성 비용을 감안하면 기저 효과에 기반한 이익 증가가 예상되지만, 여전히 부진한 시황과 투입 원가 상승 지속으로 인해 스프레드 개선은 1분기까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