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률형 아이템’ 고지 위반 업체 ‘속출’…“위반 1호업체 낙인 찍히나” 전전긍긍

시간 입력 2024-04-05 07:00:00 시간 수정 2024-04-04 17:5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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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2일 게임산업법 개정안 시행… ‘확률형 아이템’ 명확 정보 공개해야
개정안 시행 전·후로 공개 내용 정정 이어져… 확률 조작 의혹 불거지기도
‘라그나로크 온라인’ 등 공정위 조사… ‘개정안 위반 1호 게임사’ 불명예 우려

‘라그나로크 온라인’, ‘뮤 아크엔젤’, ‘나이트크로우’ 등이 확률 정보 공개 과정에서 논란의 대상이 됐다. <출처=각 사>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정보 공개 의무화 내용을 담은 게임산업법 개정안이 지난달 22일 본격 시행되고 있지만, 일부 게임들이 ‘확률 정보 오기재 및 누락’ 등으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게임사가 확률 정보를 표시하지 않거나 허위로 기재한 것이 적발되면 시정권고와 시정명령을 받게  된다.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화가 본격 시행된지 채 보름도 돼지 않아 다수의 게임들이 확률 조작 의혹에 휩싸이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위반 내용들은 대부분 개정안 시행 이전에 제공되던 정보들에 대한 확인 과정에서 알려진 정정 사실들로 ▲그라비티 ‘라그나로크 온라인’ ▲웹젠 ‘뮤 아크엔젤’ ▲위메이드 ‘나이트크로우’ 등이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라비티 ‘라그나로크 온라인’은 100개 이상 아이템 등장 확률을 오기재해 확률 조작 의혹에 휩싸였다. <출처=홈페이지 캡쳐>

먼저,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온라인’은 아이템이 등장하는 확률을 잘못 표기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확률 조작 의혹에 휘둘리고 있다. 라그나로크 개발사인 그라비티는 개정안 시행 이전인 지난달 20일 홈페이지에 확률형 아이템 정보를 업데이트했는데, 이 과정에서 “일부 아이템이 게임 내 정보와 일치하지 않는 부분을 발견했다”며 변경 사항을 공개했다.

결국 위반 사항을 확인한 게임 이용자들은 최근 공정위에 그라비티의 전자상거래법 위반 의혹을 조사해 달라며 민원을 제기했다. 이전의 확률 정보 표시 내용을 실수로만 볼 수 없다는 이유인데, 공시 확률이 다른 아이템이 100개 이상이었으며, 일부 아이템의 등장 확률은 8배 가까이 부풀려졌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그라비티측은 “아이템 확률 고지가 필요한 경우 시뮬레이션으로 검증 절차를 진행하는데, 일부 미흡한 점이 있었다”며 해명했지만, 이용자들의 의심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공정위는 민원을 접수한 서울지방공정거래사무소에서 본부로 사건을 이관한 뒤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개정안 시행 이후 첫 사례인 만큼 공정위에서도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웹젠은 지난달 21일 일부 콘텐츠 확률 오류 사실을 공지했으며, 지난 2일 환불 계획을 밝혔다. <출처=뮤 아크엔젤공식 커뮤니티>

또한, 웹젠의 ‘뮤 아크엔젤’은 일정 횟수 이상 뽑기를 진행하지 않으면 획득조차 할 수 없는 확률 0%의 ‘바닥 시스템’이 확인돼 문제가 되고 있다. 웹젠 또한 개정안 시행 이전인 지난달 21일 공식 커뮤니티를 통해 일부 콘텐츠 확률 오류 사실을 공지했다.

김우석 뮤 아크엔젤 실장은 “자체적으로 확률형 아이템 전수조사를 진행하던 중 특정 아이템에 대한 획득 가능 회차 및 확정 획득 회차에 대한 확률표기가 실제 게임 내 확률과 상이한 오류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표기된 오류 사항에 따르면 일정 횟수 이상 뽑기를 진행해야만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획득 가능 회차'가 누락됐거나 잘못 표기된 사항이 다수 드러났다.

이에 운영진은 표기 오류로 불편을 겪은 유저들을 대상으로 환불 신청을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 2일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이미 획득한 아이템에 대해서는 회수 작업 없이 별도로 마련한 환불 기준에 따라 다이아 및 현금(계좌이체 환불) 지급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환불 신청과 관련한 사전 안내와 구체적 기준 등을 안내한 바 있다.

지난달 29일 ‘나이트크로우’ 운영진은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표기 정정 안내 공지와 보완 계획을 전했다. <출처=홈페이지 캡쳐>

이외에도 위메이드의 ‘나이트크로우’ 또한 지난달 29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게임 내 공지된 확률 정보들의 정확성을 재확인하는 과정에서 특정 확률형 아이템 1종에 대한 확률 정보가 실제 확률과 차이가 있음을 확인했다”며 정정 사실을 알렸다.

이 게임 또한 기존 확률 정보를 정정하면서 논란이 된 경우로, 위메이드는 지난달 29일 ‘나이트 크로우’ 공지사항을 통해 “특정 확률형 아이템 1종에 대한 확률 정보가 실제 확률과 차이가 있음이 확인됐다”면서 “실제 게임 내 적용된 확률 정보로 정정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편, 게임물관리위원회는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여부를 감시하기 위한 24명 규모의 모니터링단과 신고 전담 창구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 게임사들은 법 시행 이전부터 대응을 완료했으나, 혹시나 ‘개정안 위반 1호 게임사’라는 불명예를 안게 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의 사례들과 같은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정보 공개 미흡 사실이 당분간은 지속 발견될 것”이라며 “게임산업법 개정안 시행으로 게임사 측의 자진적 표기 오류 고지 및 수정이 이뤄진다는 것은 규제의 효과”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 게임 내 아이템 확률 정보에 대한 관심도가 비교적 적었지만, 최근 들어 게임사 측이 직접 나서 확률 정보의 정확성을 검증하는 등의 변화가 일고 있다”며 “게임위 모니터링단이 모든 확률 정보를 일일이 검증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지적되기도 했지만, 게임사와 유저들이 함께 깨끗한 확률 정보 공개를 위해 힘쓸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예림 기자 / leeyerim@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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