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실적’ 삼표시멘트, 올해 상승세 이어갈까…시멘트 수요 감소·정도원 회장 사법리스크 ‘변수’

시간 입력 2024-04-01 17:45:00 시간 수정 2024-04-01 17: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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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영업이익 847억원…전년 대비 19.1% 증가
올해 건설경기 침체‧부원자재 가격 인상 등 ‘먹구름’
정도원 회장, 9일 중처법 위반 혐의로 첫 공판 예정

<사진제공=삼표시멘트>

지난해 시멘트 가격 상승으로 창립 이래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삼표시멘트가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올해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시멘트 수요 감소와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의 사법리스크가 성장의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일 건자재업계에 따르면 삼표시멘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847억원으로 전년(711억원) 보다 136억원(19.1%) 증가했으며 매출액은 8237억원으로 전년(7211억원) 대비 14.2% 올랐다.

이는 삼표시멘트 창사 이래 역대 최대 실적이다. 삼표시멘트의 실적은 2021년부터 3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2021년 삼표시멘트의 영업이익은 526억원으로 3년 만에 약 61% 오른 것이다.

지난해 건설업계 실적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것에 반해 삼표시멘트의 실적이 상승한 것은 시멘트 단가 인상과 시멘트 제조 원가 하락 등이 겹치면서다.

2021년 톤(t)당 7만8800원이었던 시멘트 평균 가격은 지난해 t당 11만2000원으로 약 42% 상승했다.

시멘트 가격 인상은 러-우 전쟁으로 유연탄 가격이 크게 상승한 데 따른 것이다. 유연탄은 시멘트 제조 원가의 약 30%를 차지한다. 2020년 t당 60달러 안팎이었던 유연탄 가격은 2022년 t당 400달러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지난해 유연탄의 가격이 t당 100달러대로 하락하면서 실적 개선을 이룰 수 있었다.

삼표시멘트 관계자는 “판매단가 현실화와 판매목표 달성에 따른 실적개선이 이뤄졌다”며 “원자재 가격 및 전력비 등 원가상승 요인이 있었음에도 대체연료 사용 증대 등 원가절감 노력으로 이 같은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올해 삼표시멘트가 실적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난관도 많다. 우선 건설경기 침체 등에 따른 시멘트 수요 감소다.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건설업계의 시멘트 수요가 전체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시멘트 출하량은 약 5000만t에 달했으나 올해는 지난 2020~2021년 수준인 4710만t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건설경기실사 종합실적지수(CBSI)는 72.0을 기록했다. 지수가 기준선인 100을 밑돌고 있는 만큼 건설업황은 ‘부정적’이다. CBSI는 건설업황의 분위기를 지표로 나타낸 것으로, 100 이하일 경우 건설경기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

여기에 유연탄 가격이 안정세를 찾는 대신 전기요금과 요소수 등 부원자재 가격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도 크다. 삼표시멘트 관계자는 “업계가 전체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원가 절감 등 수익 향상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사내이사로 재선임된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이 직면한 사법리스크도 변수다. 지난달 25일 삼표시멘트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을 삼표시멘트 사내이사직에 재선임하는 안건을 승인했다.

정 회장은 고(故) 정인욱 창업주의 차남으로 오너 2세다. 당초 재계에서는 정 회장이 사내이사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점쳐졌다. 정 회장이 올해 77세로 고령의 나이를 맞았고,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에 따른 공판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었다. 재판이 장기화될 경우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정 회장의 첫 공판은 오는 9일로 예정돼 있다. 검찰은 지난 2022년 1월 29일 삼표산업 채석장에서 인부 3명이 숨진 사고와 관련,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정 회장을 기소한 바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이틀 만에 발생한 사고로, 삼표산업은 ‘중대재해법 적용 1호 기업’이라는 오명을 써야 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수연 기자 / ddun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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