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조선, 수주 호황에도 미래 성장동력 발굴 ‘속도’…사업목적 추가 잇따라

시간 입력 2024-03-20 07:00:00 시간 수정 2024-03-19 16:3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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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 주총서 선박연료공급업 사업목적 추가
한화오션은 발전기와 터빈·발전소 소유 및 운영 등  
HD현대, 신재생에너지 개발·중개·매매 등 신사업  

한화오션의 해상풍력발전기설치선(WTIV) 조감도. <사진제공-한화오션>

약 10년 만에 전성기를 맞은 국내 조선업계가 수주 호황에도 신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력 사업인 선박 건조를 넘어 선박용 가스와 신재생에너지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성장세를 이어나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조선사들은 3월 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 추가를 위한 정관변경 안건을 대거 상정한다.

우선, 삼성중공업은 오는 21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에 선박연료공급업과 선박용 천연가스사업 등을 추가하고, 선박 건조·수리·개조와 판매업에 ‘임대’ 문구를 넣을 예정이다.

회사는 이를 통해 국내 조선사 가운데 처음으로 액화천연가스(LNG) 벙커링(연료공급) 사업 진출을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말 LNG 벙커링을 위한 다목적 바지선을 건조했고, 최근에는 LNG 벙커링을 위한 사업 권한도 획득한 상태다. 자체적으로 선박에 LNG를 공급하면 수익성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오션도 같은 날 열리는 정기 주총에서 일부 사업목적을 추가한다. 기존 사업목적에 △발전기, 터빈‧발전소 소유‧운영 △전기설계‧공사, 전기통신공사업 △에너지 관련 발전‧전력의 판매 등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할 계획이다.

이는 해상풍력 등 에너지 발전 관련 사업 확장을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유상증자를 통해 해상풍력 토탈 솔루션 관련 투자를 20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증액했다. 이에 따라 회사는 경쟁우위를 보이고 있는 해상풍력발전기 설치선과 부유식 설비 제품군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기술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HD현대의 경우, 오는 29일 주총에서 신재생에너지 개발, 중개, 매매, 공급업, 발전업, 설비 임대, 기타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신재생에너지 전력구매계약(PPA) 사업 등 추진”을 사업목적 추가 이유로 밝혔다.

PPA는 재생에너지 발전사로부터 사용자가 전기를 구매하는 제도다. 자가발전과 달리 초기 투자비용이 발생하지 않고 계약 기간 동안 고정 단가로 재생에너지를 조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에 ‘RE100’ 등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한 가장 효율적인 수단으로 주목 받고 있다.

HD현대의 건설기계부문 중간지주회사인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지난해 건설기계 분야 세계 최초로 RE100에 가입했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자회사인 HD현대건설기계, HD현대인프라코어와 함께 국내외 사업장의 에너지 효율화와 태양광 자가 발전 구축, 재생에너지 PPA 활용 등을 실행해 오는 2040년까지 재생에너지 전환 비율을 100%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처럼 조선사들이 신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는 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단순히 선박 건조를 넘어 미래 성장을 위한 신재생 에너지 등 신사업으로 영토를 확장해 중장기 전략을 구축하겠다는 포석이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신조선가(새로 건조하는 선박 가격)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데다 발주 물량도 늘고 있어 올해 수주 호황과 더불어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면서 “조선사들에게 유리한 업황이 조성됐지만 업계 전반으로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신사업 부문을 강화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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