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 티빙, ‘프로야구’ 첫날부터 ‘F’학점…“야구의 야자도 모르고 돈벌 궁리만” 비난

시간 입력 2024-03-12 09:15:01 시간 수정 2024-03-12 09: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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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 경기 생중계, 버퍼링·영상 지연 심해
선수 이름·구단명 등 표기 오류…용어 잘못 쓰기도
국민스포츠 프로야구 유료화 시험대

티빙이 9일 게재한 한화 이글스 대 삼성 라이온즈 경기 하이라이트 영상. 3루 주자 세이프(SAFE)를 세이브(SAVE)로 오표기했다. <출처=티빙 영상 갈무리>

CJ ENM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이 한국 프로야구(KBO) 중계 서비스를 시작하자마자 이용자들의 질타를 받고 있다. 실시간 중계 품질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자체 제작한 하이라이트 영상 등에서 기본적인 야구 지식도 갖추고 있지 않은 듯한 자막 오류가 속출하면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티빙은 지난 9일 프로야구 중계 서비스를 시작했다. 앞서 CJ ENM은 1350억원을 들여 프로야구 온라인(모바일·PC) 중계권을 확보했으며, 이는 국내 프로스포츠 중 최대 규모 계약이다. 티빙은 2026년까지 KBO 주요 행사의 국내 유무선 생중계, 하이라이트, VOD 스트리밍 권리 및 재판매 사업권을 보유하게 됐다.

올 4월 30일까지는 티빙에 가입하면 무료로 프로야구 중계를 시청할 수 있으며, 그 이후에는 티빙 유료 요금제를 구독해 최소 월 5500원을 지불해야 시청이 가능하다.

하지만 티빙이 첫 방송을 시작한 9일 시범 경기 중계 이후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유료 콘텐츠로 전환하면서 콘텐츠 퀄리티가 올라가기는커녕 기본도 못 지키고 있다며, 중계권만 확보하고 중계나 콘텐츠 준비에는 너무 소홀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9일 실시간 중계에서는 잦은 버퍼링과 낮은 화질, 영상 송출 지연 등 여러 준비가 부족한 모습이 드러났다. 또한 하이라이트 영상이 경기 종료 5시간만에 늦게 올라오면서도 영상 싱크가 맞지 않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

타격 순서 대신 등번호를 타자 앞에 쓰며 야구에 대한 몰이해를 보였다. <출처=티빙 영상 갈무리>

특히 티빙이 자체 제작한 하이라이트 영상에서는 선수 이름을 잘못 표기하거나 야구 용어나 게임 상황 등에 대한 몰이해가 드러나는 자막을 다수 넣으면서 야구팬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티빙은 하이라이트 영상에서 주자가 다음 누상에 안착한 것을 의미하는 ‘세이프(safe)’를 ‘세이브(save)’로 표기하고, 1~9번까지의 타자 순서 대신 등번호를 붙여 ‘32번 타자 이재원’, ‘22번 타자 채은성’ 등으로 부르는가 하면, 안타 후 홈에 들어오는 장면에서는 ‘3루를 찍고 홈런’이라는 자막을 달기도 했다.

한 프로야구팬은 “영상 자막 담당에 야구를 전혀 모르는 직원을 앉히면 어떡하냐”며 “유료화하겠다며 온라인 중계권은 사놓고 준비가 전혀 돼있지 않은 모습이라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안타 후 홈에 들어오는 장면에서 ‘3루를 찍고 홈런’이라는 자막이 달려있다. <출처=티빙 영상 갈무리>

또한 두산 베어스의 경기 화제 영상 썸네일에 한화 소속 선수의 사진을 사용하거나, 삼성 라이온즈와 SSG 랜더스의 팀 명을 잘못 표기하는 오류를 저질렀다. 게다가 KBO 메인 스폰서인 신한은행 로고를 가린 영상을 업로드했다가 다시 내리고 재업로드 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업계에서는 티빙이 프로야구 중계 서비스 초반부터 미흡한 모습을 보이면서, 이를 통한 유료 고객 확대 전략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티빙은 최근 기본요금제보다 4000원 저렴한 광고요금제(월 5500원) 도입과 함께 프로야구 온라인 중계권을 확보하며 유료 고객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실제 경쟁사인 쿠팡플레이는 UFC와 해외축구 등 스포츠 중계로 월평균이용자(MAU)를 크게 늘렸지만, 지금처럼 중계나 콘텐츠 품질이 떨어질 경우 티빙이 기대한 만큼 고객 확대 효과를 보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는 평가다.

티빙 관계자는 “본 시즌 개막에 앞서 야구 팬들 만족도를 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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