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투팩·초급속 충전, K-배터리가 주도”…LG·삼성·SK, 첨단 배터리 ‘각축’

시간 입력 2024-03-06 16:52:39 시간 수정 2024-03-06 16:5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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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서울 코엑스서 국내 최대 규모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개막
LG, 열 전이 방지 기술 통해 셀투팩 안정성 강화…“유의미한 결과”
삼성, 전고체 배터리 양산 자신감 드러내…초급속 충전 기술도 공개
SK, 급속 충전 시간 18분→15분 단축…“LFP 개발 완료, 2026년 양산”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4’에 마련된 LG에너지솔루션 전시 부스. <사진=오창영 기자>

미래 먹거리로 부상한 배터리의 내일을 살펴볼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4’가 막을 올렸다. 올해로 12회째를 맞은 인터배터리에는 각종 신제품과 첨단 기술을 선보이기 위해 전 세계 18개국, 579개 업체가 운집했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를 가득 채운 1896개의 전시 부스 중에서 가장 큰 인기를 끈 곳은 단연 K-배터리 3사였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LG·삼성·SK는 저마다 혁신 제품과 최신 기술을 앞세워 세계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LG엔솔, 혁신 기술 집약된 파우치형 셀투팩 최고 공개…“셀투팩 공급 논의 중”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은 6일 개막한 인터배터리에서 참가 업체 중 가장 큰 540㎡(약 163평) 규모의 전시 부스를 꾸렸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LG엔솔이 최초 공개하는 파우치형 셀투팩(CTP)이었다. LG엔솔은 실제와 유사한 크기로 제작된 차량 목업(Mock-up)에 셀투팩 적용 배터리를 장착해 새로운 배터리 기술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했다. 다만 차량 목업 대부분이 배터리 덮개로 덮여 있어 실물을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는 없었다.

셀투팩 기술은 최근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첨단 팩 디자인이다. 기존 배터리 구성에서 모듈 단계를 제거하고 팩에 직접 셀을 조립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에너지 밀도를 높이면서도 배터리 무게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는다.

특히 LG엔솔이 개발한 파우치형 셀투팩은 파우치 셀의 가벼운 무게 특성을 가져가면서도 팩 강성을 높이고 검증된 열 전이 방지 기술을 적용해 안정성을 강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팩을 구성하는 부품을 줄이고 공정을 단순화해 제조원가를 크게 낮췄다.

LG엔솔은 파우치형 셀투팩의 전기차 탑재가 머지않았다고 전망했다. 이날 인터배터리 개막식에 참석한 김동명 LG엔솔 사장은 취재진들과 만난 자리에서 ‘완성차 업체와 셀투팩 공급 계약을 진행 중이냐’는 질문에 “많이 논의하고 있고, 결과가 나오면 공유해 드리겠다”고 긍정적으로 답했다.

LG에너지솔루션 파우치형 셀투팩이 장착된 차량 목업(Mock-up). <사진=오창영 기자>

고전압 에서 구동할 수 있는 미드니켈(Mid-Ni) 조성을 적용한 노트북용 배터리 ‘미드니켈 퓨어 NCM(니켈·코발트·망간)’도 처음 공개됐다. 기존 LCO(리튬코발트산화물) 기반 노트북용 배터리 보다 효율성과 가격 경쟁력 모두 우수하다.

아울러 무선 헤드폰 등에 탑재되는 곡선형 파우치 배터리, 블루투스 이어폰 등에 쓰이는 초소형 배터리 등 다양한 IT 기기용 배터리도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모빌리티존에에서는 일본 이스즈(ISUZU) 엘프(ELF) mio EV 트럭이 전시됐다. 엘프 EV는 상용차 시장의 전통적 강자로 꼽히는 이스즈의 첫 상용 전기차다. 셀, 모듈, 팩은 물론 BMS(배터리 관리 시스템)까지 LG엔솔 제품만 장착한 해당 EV 트럭은 LG엔솔의 원통형 팩 및 BMS 기술이 모두 적용된 최초의 모델로 일컬어진다.

이 외에도 LFP(리튬·철·인산) 표준화 전력망 ESS(에너지저장장치) 라인업의 첫 번째 제품인 JF1 DC-Link 및 주택용 ESS 신제품 enblock S 등이 공개됐다. 또한 전고체 배터리와 리튬황 배터리, 리튬메탈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도 소개됐다.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4’에 마련된 삼성SDI 전시 부스. <사진=오창영 기자>

◇삼성SDI, ‘꿈의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로드맵 제시…“2027년 양산 본격화”

삼성SDI는 올해 인터배터리에서 ‘초격차 기술’로 중무장한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선뵀다. 이 중 관람객들이 가장 큰 관심을 보인 것은 ‘꿈의 배터리’로 꼽히는 전고체 배터리다.

이날 삼성SDI는 업계 최고 에너지 밀도인 900Wh/L 전고체 배터리의 구체적인 양산 준비 로드맵을 전격 공개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고체 전해질을 사용해 화재의 위험성이 적으면서도 주행거리가 긴 차세대 배터리다.

900Wh/L 전고체 배터리는 현재 양산 중인 각형 배터리와 비교해 에너지 밀도가 약 40%가량 향상된 제품이다. 삼성은 자체적으로 조성한 고체 전해질 소재 개선과 혁신적인 무음극 기술을 통해 음극의 부피를 줄이고 양극재를 추가함으로써 업계 최고의 에너지 밀도를 달성하겠다는 포부다.

로드맵에 따르면 삼성SDI는 내년부터 2026년까지 고객사와 협의해 A·B·C샘플을 제작·제공하고, 2027년부터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본격 시작할 계획이다.

1단계로 셀 대형화와 생산 공정 결정, 배터리 검증, 자재 생산 규모 확장 등을 추진하고, 2단계에선 성능 개선과 생산라인 셋업, 팩·전기차 검증, 전고체 자재 대량 양산 등에 속도를 올린다.

이같은 전 과정은 지난해 말 신설된 ASB사업화추진팀이 맡는다. 삼성SDI는 ASB사업화추진팀을 중심으로 SDI연구소 S라인에서 샘플을 생산하는 등 전고체 배터리 사업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이번 로드맵은 2027년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시작하겠다는 추상적 목표만을 담고 있는 것이 아니다”며 “구체적으로 어떤 과정을 거쳐 목표에 도달하겠다는 세부 계획까지 갖고 있음을 보여주려는 취지다”고 말했다.

업계 최고 에너지 밀도인 900Wh/L를 자랑하는 삼성SDI 전고체 배터리. <사진=오창영 기자>

단 9분 만에 8%에서 80%까지 셀 충전이 가능한 초급속 충전 기술도 선뵀다. 현재 삼성SDI는 2026년 양산을 목표로 리튬이온의 이동 경로를 최적화하고 저항을 낮추는 방식의 초급속 충전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해당 기술은 기존 각형 배터리 대비 충전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20년 간 사용 가능한 초 장수명 배터리를 2029년 양산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LG엔솔과 마찬가지로 삼성SDI도 셀투팩 기술을 공개했다. 삼성은 LG와 달리 배터리 단자를 위에서 옆으로 옮겨 에너지 효율과 쿨링 시스템을 강화한 새로운 폼팩터의 각형 셀투팩을 전시했다.

이와 함께, 삼성SDI는 높은 에너지 밀도에 빠른 충전 속도를 갖춘 46파이(지름 46mm) 원통형 배터리의 양산 준비를 올 12월까지 완료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실제 양산은 고객사와 협의가 필요하지만 언제든 양산을 시작할 수 있는 상태를 연말까지 갖추겠다는 것이다.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4’에 마련된 SK온 전시 부스. <사진=오창영 기자>

◇SK온, 에너지 밀도·급속 충전 성능 개선한 어드밴스드 SF 배터리 공개…LFP 배터리는 2026년 양산

SK온은 이번 인터배터리에서 한층 향상된 에너지 밀도에 우수한 급속 충전 성능을 자랑하는 어드밴스드 SF(Super Fast) 배터리를 앞세웠다.

어드밴스드 SF 배터리는 SK온이 2021년 선보인 기존 SF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는 9% 높이면서도 급속 충전 시간은 유지한 신제품이다. 18분 만에 10%에서 80%까지 셀 충전이 가능하고,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최장 501km 수준으로 늘어난 것이 특징이다.

특히 SK온의 어드밴스드 SF 배터리가 탑재된 기아의 대형 전기 SUV EV9가 부스에 전시돼 관람객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급속 충전 시간을 18분에서 15분으로 단축한 SF+ 배터리에도 이목이 집중됐다.

SK온은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앞서 나가고 있는 LFP 배터리 분야에서 경쟁력을 키워 나가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이석희 SK온 사장은 이날 취재진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부적으로 LFP 배터리 개발이 완료됐다”며 “고객사와 구체적인 협의가 완료되면 2026년쯤 양산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SK온 어드밴스드 SF 배터리. <사진=오창영 기자>

특히 겨울철 저온에서 주행거리가 줄어드는 기존 LFP 배터리를 개선한 윈터 프로 LFP 배터리도 소개했다. 일반적으로 LFP 배터리는 저온(-20℃)에서 주행거리가 50~70%가량 급감한다. 반면 윈터 프로 LFP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를 19% 높이면서도 저온에서 충전 용량과 방전 용량을 기존 LFP 배터리 대비 각각 약 16%, 10% 향상시켰다.

SK온의 주력 분야가 아니었던 ESS도 처음 선보였다. ESS 모듈을 연결한 차세대 DC블록 모형을 비롯해 국내 처음으로 북미 ESS 화재 안전 인증을 받은 열 확산 방지 솔루션, 셀 간 온도차를 최소화하고 충·방전 효율을 높인 수냉 방식 등 ESS 화재 안전 기술도 함께 전시됐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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