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워치] LG이노텍, ‘애플 의존도’ 딜레마…‘문혁수 호’ 체질 개선 나선다

시간 입력 2024-03-07 07:00:00 시간 수정 2024-03-06 18: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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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애플 매출 비중 79.6%로 전년 대비 늘어
최대 매출에도 영업익은 감소…아이폰 판매 부진 타격
문혁수 대표 신사업 육성 ‘과제’…“기판·전장 가시적 성과 낸다”

LG이노텍이 지난해 사상 최초로 연 매출 20조원을 달성했지만, 최대 고객사인 애플에 대한 의존도는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에 편중된 매출 구조는 LG이노텍의 취약점으로 꾸준히 지적돼 왔다. ‘큰 손’ 고객사인 애플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애플의 아이폰 흥행 여부에 따라 실적이 흔들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LG이노텍의 새 수장으로 기용된 문혁수 대표는 반도체 기판, 전장 부품 등 포트폴리오 확장을 통해 매출 구조 다변화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은 지난해 애플로 추정되는 단일 고객사로부터 16조4028억원의 매출을 거둬 들였다. 이는 지난해 전체 매출 20조6053억원 중 79.6%를 차지한다. 지난 2022년과 15조1291억원에서 애플향 매출이 8.4% 늘어났다. 이에 따라, 전체 매출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 또한 77.2%에서 2.4%p 상승했다.

LG이노텍은 애플 아이폰의 최대 카메라 모듈 공급업체다. 2016년까지 LG이노텍의 애플향 매출 비중은 36.9% 수준이었지만, 2017년 53.6%로 절반을 상회한 이후 꾸준히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애플에 대한 LG이노텍 거래매출액 비중은 △2018년 58% △2019년 61.8% △2021년 74.9% △2022년 77.2%로 매년 확대되고 있다.

애플에 편중된 매출 구조는 LG이노텍이 개선해야 할 숙제로 꾸준히 지적돼 왔다. 대형 고객사인 애플의 아이폰 판매 실적에 따라 수익이 요동치며 리스크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 LG이노텍은 애플의 아이폰14 시리즈 판매 부진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5.1% 하락하기도 했다.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4.7% 감소한 8308억원에 머물렀다.

LG이노텍은 지난해 차량용 카메라, 통신 모듈 등 전장 부품과 FC-BGA(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 등 기판소재 사업을 확장하며 매출처 다변화에 나섰다. 다만, 여전히 애플과 연관된 카메라모듈을 담당하는 광학솔루션사업부의 비중이 절대적이다. 지난해 LG이노텍 광학솔루션사업부의 매출은 17조2898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83.9%에 달한다. 이어 전장부품사업부가 7.6%, 기판소재사업부가 6.4%를 차지했다.

지난해 연말 새 수장으로 기용된 ‘문혁수 호’가 애플 의존도에서 벗어나 체질 개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LG그룹은 지난해 11월 LG이노텍 신임 대표에 문혁수 LG이노텍 부사장을 선임했다.

문 대표는 LG이노텍에서 광학솔루션 개발실장, 연구소장 등을 역임하며 광학솔루션 사업 성장에 이바지한 ‘카메라 전문가’로 통한다. 2020년부터는 광학솔루션사업부장을 맡아 세계 스마트폰용 카메라 모듈 시장을 선도하며 글로벌 1위 입지를 공고히 했다. 인공지능(AI), 딥러닝 등 DX기술을 생산 공정에 적극 도입해 제조 경쟁력을 제고 하기도 했다. 특히 전문성과 사업성과를 인정받아 CSO라는 직책을 맡아 지속성장을 위한 신사업 발굴 및 사업포트폴리오 재편을 주도한 바 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문 대표는 개발과 사업, 전략을 두루 거치며 사업가로 육성돼왔다”라며 “LG이노텍의 지속 성장을 위한 혁신과 미래 준비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준비된 CEO”라고 설명했다.

문 대표는 미래 먹거리인 FC-BGA와 전장 부품을 중심으로 한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그는 지난해 11월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의 간담회 이후 “최근에는 수년간 카메라 모듈 위주였지만, 다른 사업도 균형을 맞추기 위해 투자도 늘릴 계획”이라며 “하이엔드 반도체 기판인 FC-BGA와 자동차 부품 쪽 준비를 많이 해왔고, 내년부터 가시적인 성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LG이노텍은 지난해 약 23만㎡ 규모의 구미 4공장에 FC-BGA 신규 라인을 구축하며 양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장 부품 분야에서는 광학솔루션 기술을 활용한 차량용 카메라 모듈 개발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LG이노텍은 최근 차량용 카메라 모듈에 히터 기능을 탑재한 자율주행용 ‘고성능 히팅 카메라 모듈’을 개발했다. 오는 2027년 양산을 목표로 자율주행용 카메라 모듈 시장 선점에 드라이브를 건다는 전략이다.

문 대표는 “LG이노텍은 앞으로도 독보적인 카메라 모듈 기술력을 기반으로 차량 카메라 모듈 등 차별적 고객가치를 제공하는 ‘자율주행용 센싱 솔루션 사업’을 강화해 미래 모빌리티 부품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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