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제2의 반도체’로 낙점한 바이오 현장 경영…“미래 향해 나가자”

시간 입력 2024-02-16 17:08:38 시간 수정 2024-02-16 17: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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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삼바 인천사업장 방문…5공장 건설 현장·4공장 생산라인 점검
생산 능력 확대·ADC 개발 등 미래 준비…바이오 생태계 활성화 속도
바이오 육성 지속…“현재 성과 만족하지 말고, 더 과감하게 도전하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6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사업장을 방문해 ADC 제조 시설 건설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의 차세대 먹거리로 낙점한 바이오 사업 점검에 나섰다. 이 회장은 미래 준비에 박차를 가해 글로벌 바이오 시장에서 더 높이 도약하자고 주문했다. 또 기술 초격차 전략을 통해 바이오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의지도 재차 확인했다.

이 회장은 16일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 인천사업장을 방문해 내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하고 있는 5공장 현장과 현재 본격 가동 중인 4공장 생산라인을 점검했다. 이어 삼바 경영진으로부터 기술 개발 로드맵, 중장기 사업 전략 등도 보고 받았다.

삼성의 바이오 사업 현장을 직접 둘러본 이 회장은 더 높은 목표를 향해 한계를 돌파하자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현재 성과에 만족하지 말고, 더 과감하게 도전하자”며 “미래를 향해 나아가자”고 말했다.

삼바는 고 이건희 회장의 선제적 투자 결단과 이재용 회장의 과감하고 지속적인 육성 노력이 맞물려 만들어진 산물이다.

2010년 바이오를 신성장동력으로 선정한 삼성은 이듬해인 2011년 삼바를 설립하고, 바이오 의약품 위탁 개발 생산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2012년엔 삼성바이오에피스(삼바에피스)도 세웠다.

2012년 당시 부회장직에 오른 이 회장은 바이오 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제2의 반도체’ 신화를 구현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이에 삼성 바이오를 성공으로 이끌기 위한 토대 마련에 부단히 힘썼다.

이같은 육성 노력 덕분에 삼바는 2022년 전 세계 바이오 생산 능력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앞서 2022년 10월 삼바는 글로벌 최대 바이오 의약품 생산 시설인 4공장을 준공하고, 본격적인 가동에 돌입했다. 2조원가량 대규모 자금이 투입된 4공장의 생산 능력은 무려 24만리터에 달한다. 4공장 가동으로 바이오 의약품 생산 능력 총 42만리터를 확보하게 된 삼성은 바이오 의약품 위탁 개발 생산(CDMO) 분야 세계 1위로 도약하게 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사업장 4공장.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실적 또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2016년 상장 당시 3000억원 수준에 불과했던 삼바의 연간 매출은 7년 만에 4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대폭 확대됐다.

실제로 삼바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매출액 약 3조7000억원, 영업이익 약 1조1000억원 등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수주 규모도 3조5000억원에 달했다.

자회사 삼바에피스도 창립 12년 만에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삼바에피스는 △자가면역 질환 △항암제 △혈액 질환 △안과 질환 치료제 등의 판매 허가를 획득하며 삼바의 최대 실적 달성에 크게 기여했다.

삼성 바이오를 반도체에 버금가는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겠다는 뜻을 천명한 이 회장은 공격적인 투자를 벌이며 미래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글로벌 톱20 제약 업체 중 14개사를 고객사로 둔 삼바는 급증하는 고객 수요에 차질 없이 대응하고, 생산 능력 초격차를 확보하기 위해 5공장을 건설 중이다. 5공장의 생산 능력은 18만리터로, 내년 4월부터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또 삼성 바이오 육성을 위해 2032년까지 7조5000억원을 추가 투자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ADC(항체-약물 접합체) 개발에도 본격 착수했다. ADC는 항체에 암세포를 죽이는 약물을 붙여 다른 세포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암세포만 제거하는 차세대 항암 기술이다.

현재 바이오 업계는 2022년 8조원 규모였던 전 세계 ADC 시장이 2026년 17조원 규모로 대폭 성장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같은 장밋빛 전망에 힘입어 삼바는 ADC를 조속히 개발해 글로벌 시장을 빠르게 선점한다는 구상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6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사업장을 방문해 5공장 건설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 회장은 바이오 사업을 통해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는 등 ‘사업보국’도 적극 실천하고 있다.

삼바는 ‘라이프사이언스펀드’를 통해 미래 기술에 선제 투자하고, 국내 바이오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라이프사이언스펀드는 △삼성물산 △삼바 △삼바에피스가 조성한 2400억원 규모의 펀드로, 유망한 바이오 기술 기업 지분 투자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난치성 뇌 질환 분야 신약을 개발하는 국내 기업 ‘에임드바이오’에 지분을 투자하기도 했다. 삼성은 향후 다양한 분야에서 공동 연구를 진행하는 등 협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청년 고용 확대에도 앞장서고 있다. 2011년 설립 당시 100여 명에 불과했던 삼바의 현재 직원 수는 약 4500명으로, 45배나 증가했다, 특히 20대 직원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삼바는 앞으로도 양질의 청년 일자리 창출에 앞장선다는 방침이다.

삼성 바이오를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이 회장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전 세계 바이오 리더들과 상호 협력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이 회장은 세계 최대 바이오 클러스터인 미국 동부를 찾아 글로벌 빅파마, 바이오 벤처 인큐베이션 회사 등 글로벌 바이오 시장을 선도하는 제약사 CEO들과 연쇄 회동했다.

이 회장은 호아킨 두아토 J&J CEO, 지오반니 카포리오 BMS CEO, 누바 아페얀 플래그십파이어니어링 CEO, 크리스토퍼 비에바허 바이오젠 CEO, 케빈 알리 오가논 CEO 등을 연이어 만나 바이오 사업 경쟁력 강화 및 신사업 발굴을 위한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6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사업장을 방문해 5공장 건설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 회장이 만난 제약사는 바이오 업계에서 내로라하는 업체들이다. 삼성의 주요 고객인 J&J는 창립 140여 년의 글로벌 톱티어 제약사다. BMS는 2013년 삼성에 처음으로 의약품 생산 발주를 해 바이오 사업의 토대를 마련해준 뜻 깊은 업체다.

또 플래그십파이어니어링의 아페얀 CEO는 모더나의 공동 설립자다. 삼성과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 생산 계약을 통해 국내 코로나 팬데믹 위기 극복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양사는 유망 바이오 벤처 발굴 및 육성에도 함께 노력하고 있다.

바이오젠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합작해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한 제약사다. 바이오젠은 지난해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을 삼성에 모두 매각했으나, 삼성 제품의 유럽 유통과 판매를 담당하는 등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는 이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주요 바이오 업체와의 협력 기회와 수익을 창출하는 ‘지렛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시 이 회장은 “과감하고 끈기 있는 도전이 승패를 가른다”며 “반도체 성공 DNA를 바이오 신화로 이어가자”고 당부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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