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실적악화 ‘보릿고개’ 에도 AI 투자 ‘올인’… “비용 효율화·신사업 발굴 ‘일거양득’”

시간 입력 2024-02-19 07:00:00 시간 수정 2024-02-16 17:03:24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게임사, 생성형 AI에 공격적 투자… 10년 전부터 사내 AI 조직 꾸려 운영
엔씨, 지난해 업계 최초 대규모 LLM ‘바르코’ 공개… 게임 내 기술 다수 적용
넷마블, 콜럼비아실&마젤란실 운영… 크래프톤, 연내 ‘버추얼 프렌드’ 도입

국내 게임업계 AI 연구개발의 선두주자인 엔씨소프트는 자체 게임 개발 과정에서 다양한 기술을 활용한다. <출처=엔씨 유튜브>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실적 하락으로 혹한기를 보내고 있는가운데에서도 AI(인공지능)에 대한 투자를 공격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생성형 AI는 초기 인프라 투자비용과 개발 기간 등이 크게 소요되지만, 일단 개발을 완료하면 게임 제작·업데이트 과정에서 비용과 시간 등을 크게 아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게임개발 과정에서 생성형 AI를 도입하면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이미 주요 업체들이 게임 내 유저간 소통을 위한 번역 기능, 게임 제작 과정에서 캐릭터 음성 녹음 등 다양한 목적으로 AI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국내 게임사 중 AI 부문에서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는 곳이 엔씨소프트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011년 TF 형태로 AI 조직을 꾸렸다. 이 시기는 국내 게임업계에서 AI 연구 개발이 본격화 하기 전이다. 해당 조직은 AI랩, AI 센터 등의 확대 과정을 거쳐 현재 전문 연구개발 인력만 300명에 이를 정도로 확대돼 다양한 분야에 AI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자체 LLM ‘바르코’를 게임 세계관, 캐릭터 대사 생성, 시나리오 창작 등 제작 과정에 활용한다. <출처=엔씨소프트>

특히 엔씨는 지난해 게임업계 최초로 자체 개발한 대규모언어모델(LLM)인 ‘바르코’를 공개한 바 있다. 엔씨 측은 “현재 엔씨의 AI 연구조직은 게임과 연관된 AI 기술을 개발하고 적용할 뿐만 아니라, ‘차세대 성장 동력 창출’이라는 더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엔씨는 대표작인 ‘리니지W’에서 ‘실시간 AI 번역’을 제공하거나, PC 버전의 ‘리니지 리마스터’에서 심층강화학습 기술을 활용한 AI 콘텐츠를 선보인 바 있다. 사내 음성 녹음 작업 도구 ‘브리지 보이스(BRIDGE Voice)’ 또한 게임 개발 과정의 효율성을 높이는 AI 기술이다.

국내 최대 게임업체인 넥슨도 AI 연구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넥슨은 자체 ‘인텔리전스랩스’ 연구소에서 AI 게임 중계와 AI NPC 서비스를 개발중에 있다. 특히 ‘넥슨 보이스 크리에이터’ 기술은 AI로 생성한 음성을 게임 내 NPC에 입힐 수 있는 기술로 활용되고 있다. 해당 기술을 사용하면 성우나 게임 개발자의 녹음 없이도 실제 목소리, 억양과 유사한 음성을 NPC에 입힐 수 있다. 넥슨은 지난해 출시한 FPS 게임 ‘더 파이널스’에 AI로 생성한 음성을 도입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넷마블도 AI 연구‧개발에 을 진행 중이다. 지난 2018년 설립된 AI 전담 연구 조직은 ‘콜럼버스 프로젝트’로 시작해 현재는 ‘콜럼비아실’과 ‘마젤란실’로 운영되고 있다. 콜럼버스실은 글로벌 이용자 데이터에 기반한 기술을 연구한다. 마젤란실은 ‘지능형 게임’ 제작을 맡고 있으며, AI 기반 음성 명령 기술, 기계번역 등 다양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넷마블은 AI 조직을 통해 개발한 기술을 게임에 적극 적용하며, 오는 4월 출시 예정인 신작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에서도 AI를 토대로 이상 행동을 보이는 이용자를 탐지하고, 게임에 접속하지 않아도 랭킹이나 거래소 시세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할 예정이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사내 AI 연구조직인 딥러닝본부를 확대 개편했다. <출처=크래프톤 유튜브>

이외에 크래프톤은 전체 임직원 가운데 90% 이상이 업무에 AI를 활용하고 있다. 사내 AI 연구조직인 딥러닝본부에서 자체 제작한 AI툴과 메뉴얼을 배포해 AI에 대한 임직원 이해도와 활용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2021년 생겨난 딥러닝본부는 지난해 확대 개편된 이후 다양한 AI 기술을 게임에 적극 도입하고 있다.

일례로 딥러닝 기술 기반 ‘버추얼 프렌드’는 게임 플레이는 물론 유저게임 화면을 시각적으로 이해하고 자연어로 대화하며 함께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AI다. 자연어 처리(NLP), 특정 스타일 변환 및 3D 아바타 생성 기술 등 비전&애니메이션, 감정 표현이 자유로운 음성인식기술(STT·TTS), 강화학습(RL) 등 딥러닝 기술에 대한 R&D가 진행 중이며, 빠르면 연내 ‘버추얼 프렌드’의 도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AI를 게임에 적용한 사례 등이 늘면서 게임업계에 AI 열풍이 당분간 길게 이어질 전망”이라며 “게임사 입장에서는 일단 AI 기술을 확보하면, 해당 기술을 게임 제작‧업데이트 등의 과정에 무궁무진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게임 내에 AI 캐릭터를 배치 및 활용함으로써 이용자들에게 향상된 플레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예림 기자 / leeyerim@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